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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후]화장터에 가다(4)-마지막편

김성희 | 2006.08.31 16:39 | 조회 1407 | 공감 0 | 비공감 0

 

화장터는 세 개의 계단식 터에 자리하고 있다. 한 터에 3구의 시체를 태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화장터 옆에는 화장을 기다리는 장례의 행렬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멀찌감치 서 바라보던 나는 차츰 가까운 곳에 가서 바라보다가 결국은 바로 화장하는 터 앞 난간에 기대어 섰다.

참 희한하게도 첫날 왔을 때와는 달리 아무도 나에게 저리 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너무나 익숙하게 그 속에 섞여있는 나 자신이 마치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듯이 아무도 나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난간에 기대어 한참동안 서있던 덕분에 장례식 절차를 자세히 지켜볼 수가 있었다.

줄지어 기다리는 시신은 대부분 흰색이나 노란색 천으로 쌓여져서 들것에 실려 있다. 예쁜 꽃들로 화려하게 장식된 것도 있고, 수수하게 천으로만 쌓인 것도 있다.

순서가 되면 화장꾼들이 나무를 쌓고 시신을 그 위에 놓는다.

그러면 가족들이 그 주변을 몇바퀴 돌면서 향료나 향, 종이 같은 것들을 시신위에 뿌린다.

마지막에는 시신의 머리 쪽에 서서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면 의식이 끝난다.

의식이 끝나면 화장꾼이 불을 지핀다. 시신이 화장되는 동안 가족들은 근처에 앉거나 서서 지켜본다.

장례식 장면을 사진으로 찍는 가족도 있고, 한쪽에서 흐느껴우는 가족도 있다. 가족들의 슬픔은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다.

한참을 지켜보던 나도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처음엔 그냥 막연히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차츰 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을 걷잡기가 힘들었다.

한동안 난간에 기대서 울고 있는데, 유족 중 한명이 내 옆에 서서 불타는 시신을 바라보면서 흐느껴 울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니까 그 사람도 쳐다본다. 두 눈은 남들이 보았다면 두 눈은 닮았을 것이다. 그리움으로 가득차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 사람도 고개 숙여 인사를 받았다.

나란히 서서 훌쩍거리면서 한참동안 타오는 시신을 바라보았다.

장작이 거의 다 타고 시신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만큼 되자 그 유족은 다른 가족들에게로 내려갔다.

타고 남은 재 중 일부를 수습하여 강가로 내려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나도 화장터를 떠났다.

그 후로는 화장터에 가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대학원 면접일이 당겨지는 바람에 서둘러 바라나시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장작타는 소리, 매케한 냄새, 유족들의 흐느낌, 어수선한 주변 소음들...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앞에는 천천히 흘러가는 갠지즈 강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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