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지구읽기
[페루]1편 마추피추 14탄(후일담)
<후일담>
여행의 마지막 기착지인 리마에 도착한 것은 밤 12시 10분이었다. 중간에 무리하게 일정을 바꾸면서 버스표가 엉키고, 버스기사의 늦장운행까지 겹치면서 이렇게 된 것이다. 30시간의 버스여행 끝에, 멀미로 인해 탈진한 상태에서, 게다가 옆에는 마약한거 같은 유럽애가 추근덕거리고(어쩌면 그 애는 좋은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무서웠다.)... 그런 상황에서 잉카트레일에서 만난 신부님의 연락처는 구명의 동아줄이었다. 버스종점에 내리니 택시기사들이 벌떼처럼 달려들고... 너무 무섭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공중전화를 찾아서 버튼을 누를 때 얼마나 손이 떨리던지... 그런데, 다행스러운 신부님의 목소리. "살았다" 아마 전화했을 때 내 첫마디였을꺼다. 신부님이 알려주신 대로 택시기사에게 이야기하여 택시를 타고 무사히 도착한 성당. 마침 교민 한분과 같이 계시던 신부님은 나의 하소연을 듣더니 참 묘한 인연이라고 하신다. 왜냐면 원래 오늘 한국에서 주교님이 오시기로 했었는데, 비행기를 놓치셔서 내일 오신단다. 만약 주교님이 여기 계셨다면 나를 재워주기 힘들었을거란다. 하지만 옆에 계시던 교민 분이 그렇다면 우리 신자들이 있지 않냐고 하신다. 알고 보니 잉카트레일에 참석했던 그 아이들 중 한 명의 아버지란다. 그때 애들이 너무 고생하고 있을 때 한국여자분이 물과 간식을 주셨는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거였다고 했단다. 신부님이 그 일을 신자들에게 설교하면서 말씀하셔서 모두들 알고 있다고 하셨다. 안그래도 신세를 갚고 싶었다고 하신다. 신세라니요... 그때의 인연덕분에 이렇게 내가 리마에 무사히 입성하지 않았는가? 오히려 내가 신세를 진거지... 다음날.. 아니지. 밤 12시가 넘었으니까 그날 나는 늦어도 밤 9시까지 공항에 가서 비행기 보딩을 해야 했었다. 만약 버스에서 내려 리마에서 강도를 만났다면 나는 아마 한국에 돌아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도 신부님의 도움과 그 날 교민분들이 대접해 주신 점심식사며 환대가 너무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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