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

그날 저녁에 텐트로 돌아와서 피곤함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잠이 깼다.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춥다. 결국 새벽 4시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 모두 일어날 때까지 끙끙 앓았다. 해열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다. 민호의 옷을 다 빼앗아 입고 배를 탔다. 하지만 배가 달리면서 바람을 맞으면서... 점점 더 열은 높아지고... 머리는 도끼로 내리찍는거 같이 아팠다. 보까마누에 도착하여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일행들이 내 이마를 짚어보더니 걱정하고... 해열제는 안듣고... 스페인 아줌마가 자기 잠바로 나를 감싸면서 몹시 걱정해준다. 그런 상황에서... 뭐라고? 비행기가 안뜬다고? 벌써 어제부터 비 때문에 비행기가 안떠서 여행객들이 발이 묶여있단다. 어쩐지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만에 하나 비행기가 뜨더라도 어제부터 기다린 여행객들이 먼저 가야 한다고 하고... 그런 상황에서 비가 거세지고, 만약 이 상황이면 내일도 못가는 수가 생길 수 있단다. 뭐야? 나는 리마에 가서 아웃할 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으악... 열은 계속 오르고, 이번엔 머리가 망치로 때리는 거 같이 아프고, 뼈마디마디가 쑤시고... 으앙.... 결국 그냥 우리는 비행기를 못타고 보까마누의 로지에서 하루 더 묵어야 했다. 나? 열은 오르고, 머리는 아프고, 게다가 배탈까지 겹쳤는데, 속은 뒤집히고... 이제와 솔직히 말하지만 중간에 화장실에서 울었다. 너무 아프고, 화가 나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여행와서 처음으로 했다. 다행히 로지에서 푹자고 열이 좀 내려서 살았다. 다음날도 9시 30분에 비행기를  탈 수 있다더니, 어제부터 기다린 여행객에게 순서를 빼앗기고 12시 비행기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말 아마존 탈출이었다. 8인승 경비행기가 나를 경악하게 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