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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5편 그밖에... 4탄

김성희 | 2003.09.02 15:12 | 조회 1365 | 공감 0 | 비공감 0

<아레키파>

아레키파에 대하여 너무 많은 찬사를 듣고 갔는데, 그게 오히려 아레키파에 대한 감상을 방해한 듯하다. 전체가 새하얀 도시라는 둥, 광장의 아름다움이 최고라는 둥... 하얀 건물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가 새하얀 도시는 아니다. 광장도 분위기가 매우 밝고 명랑하다는 정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레키파가 실망스럽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쿠스코나 푸노와는 다른 느낌이다. 뭔가 더 밝고 열정적이라는 느낌. 건물들에서도, 사람들에서도, 성당내부에서도, 길거리에서도 햇살이 흘러넘치는 분위기이다.

아레키파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경... 푸노에서 아침 6시30분 버스를 탔는데, 로컬버스 즉 일반버스여서 여기저기 아무때나 서고 타고 내리고 해서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렸다. 로컬버스 타는 재미도 솔솔하다. 후후... 인내심만 있으면 된다. 버스가 시내 한 바퀴를 돌고 차장이 아레키파를 외친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탄다. 거의 7시가 넘어서 푸노시내를 벗어났다. 중간에 길가에서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여기 사람들은 웬 짐들이 그리도 크고 많은지... 버스 아래에 짐칸뿐 아니라 버스 안의 통로에도 짐이 한가득이다. 뒷사람들이 내리려면 거의 장애물 넘기를 해야 한다. 그래도 동물을 데리고 탄 사람은 없다. 후후... 중간에 장사꾼들도 탄다. 말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약장수처럼 말한다. 푸하하... 그리고 중간에 비디오를 한편 틀어준다. 아주아주 오래된 걸로... 푸노에서 아레키파로 가는 길에는 커다란 호수들도 있고, 산풍경이 차츰 변해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다.

아레키파의 버스터미널에서 택시(3솔)를 타고 아르마스광장으로 들어왔다. 참고로 아레키파의 버스터미널은 두 개의 건물과 두 개의 주차장이 연이어 붙어 있으므로 조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콜카로 들어가는 버스는 주로 구건물에 많이 있다. 그리고 여기 버스터미널은 아르마스광장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음도 유의...

아르마스광장에서 두어블록 떨어진 레지호텔(싱글룸 18솔)에 짐을 풀고 산프란시스코 사원으로 갔다. 산프란시스코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걸어가려는데, 관광경찰이 뭐라고 한다. 서투른 영어로 하는 이야기인 즉은 지금 나처럼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아하... 날치기를 조심하라는 것이로군. 그러더니 자기가 즉석에서 민예품 시장으로 안내한다. 어? 나는 민예품시장이 아니라 다른 골목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후후.. 과잉친절이로군. 뭐, 좋은 의도로 안내하는 거라서 산프란시스코 광장 옆골목의 민예품 시장으로 갔다.

민예품 시장 옆, 아니 안에는 시립박물관도 있다. 뭐 그다지 끌리는 곳이 아니라서 허접한 시장골목을 지나서 옆길로 샜다.

푸엔테그라우 거리를 따라서 다리 있는데로 향했다. 내친김에 강을 건너가 볼까하고 걷고 있는데, 맞은편 길에서 고등학생인 듯한 남자애들 대여섯명이 지나면서 휘파람을 불고 새뇨리따(아가씨) 뭐라고 뭐라고 한다. 우씨... 저것들이... 기껏해야 우리 학교 학생들 정도 밖에 안되는 것들이... 쿠스코나 푸노에서는 아무리 길거리를 혼자 걸어가도 이런 적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여긴 시내 외곽지역이라서 여행객들이 거의 안보인다. 내가 너무 위험한 곳으로 나왔나? 하지만 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많고, 아직 날도 밝고 해서 그냥 씩씩하게 가던 길을 갔다.

강? 강이라니.. 이건 개천이다. 후후.. 건기라서 그런가? 강은 좀 실망스러웠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설산의 풍경이 근사하다. 그리고 작고 아기자기한 공원도 보이고, 한가롭게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 모습도 평화스러워보인다. 강건너로 가볼까 하다가 내려다보이는 길들이 그다지 땡기지 않아서 산타카타리나 수녀원쪽 골목으로 돌아왔다.

산타카타리나 수녀원은 콜카를 들어갔다 온 다음 오전에 여유를 가지고 볼 작정이기 때문에 뒷담장으로 해서 한번 훑어보고, 아르마스광장으로 향했다. 환전도 좀 하고 오랜만에 이메일이나 보내볼까하고 인터넷방을 찾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려보았다. 어차피 한국어가 깔려 있을리는 없으므로 그냥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영어로 보내볼까 하고 한군데를 찍어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한국어가 읽어진다. 물론 입력은 안되지만 누가 한국어를 읽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우와... 웬 행운? 정말 뜻밖의 수확이다. 벌써 며칠째 한국사람들 구경을 못해서 한국어가 고팠는데, 너무 반가워서 신문도 읽고 그동안 활동하던 사이트들에 들러서 최근 글들도 읽고 하였다. 비록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은 영어이지만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어의 갈증이 해소된다. 위치는 아르마스광장에서 성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성당 옆 오른쪽 골목 음... 인터뱅크있는 쪽이다. 그 골목으로 두 블록 올라가서 우회전 하면 왼쪽에 환전상이 두 개 나란히 있다. 그 중에서 두 번째거다.

다시 아르마스광장으로 와서 야경을 구경하고 있는데 성당안으로 사람들이 들어간다. 아까는 잠겼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구경했다. 우와.. 분위기가 다른 곳들과는 다르다. 장엄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아니라 밝고 화려한 분위기이다. 벽 색깔은 노란색이고, 기둥장식은 하얀색이다. 천장으로부터 내려온 샹들리에도 황금색으로 화려하기 그지없다. 뒤쪽에는 엄청나게 큰 파이프오르간이 있고, 앞쪽에는 정교한 황금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물론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성자들의 인형들이 많이 있다.

콜카를 다녀온 후

=산타카타리나 수녀원=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들어오면 왼쪽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가이드들이다. 하지만 나는 가볍게 가이드를 거절하고 혼자 구경에 나섰다. 전자사전과 입구에서 받은 팜플렛을 들고 슬슬 돌아다니는게 맘 편할 거 같아서였다. 역시 그렇게 하길 잘했다. 수녀원 안에는 화살표들이 잘 되어 있고, 각 장소마다 영어로 된 해설판이 있어서 충분히 구경하고 감상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작은 공간이 있다. 거기는 일종의 접견실. 길다랗고 좁은 복도같은 곳에 이중으로 나무창살이 쳐진 창문이 있다. 여기서 외부인과 만나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한다. 여기서 무슨 대화를 했겠는가? 창살 사이로 얼굴도 거의 보이지 않겠다. 굉장히 어두울 거 같지만 지붕위에 자연채광을 할 수 있도록 창문이 나 있다. 어디선가 찬송가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접견실에서 다시 나와 입구를 등지고 걸어가면 왼쪽에 방이 하나 있다. 수녀들이 무얼 만드는 방 워크룸이란다. 아름다운 수가 놓인 옷이며 수건들이 있고, 최후의 만찬 모형도 있고 예쁜 소파들도 있다.

워크룸을 다시 나와 역시 입구를 등지고 걸어가면 왼쪽에 화장실들이 나란히 있고, 작은 정원이 있다. 가운데에 커다란 나무가 있고 돌들이 깔려있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화살표를 따라가면 지금까지의 붉은 벽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푸른 벽의 회랑이 나타난다. 다섯 개의 오렌지나무가 있는 뜰이다. 이 회랑들의 벽면에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정확한 해석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수녀들의 영혼을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그려진거란다. 그림의 수준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리고 회랑주변에 방들이 있는데, 수녀들이 기거하던 방들인데, 서로 미로처럼 얽혀있다. 거실, 침실 등등을 갖추고 있고, 가구들이 고풍스럽다.

다섯 개의 오렌지나무 뜰에서 왼쪽으로 칼레말라가라는 거리가 있다. 수녀원의 여섯 거리 중에서 첫 번째 거리이다. 말라가라는 것은 스페인 시티의 이름을 따온 거란다. 말라가거리로 들어오면 벽의 색은 붉은색으로 다시 바뀐다. 왼쪽과 오른쪽에 방들이 있다. 왼쪽부터 보는 것이 효율적일 듯하다. 방안에 침대도 있고, 거실도 있고, 볕이 잘드는 부엌에는 화로도 있고, 냄비등도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곳인데도 이런 것들이 있네... 그리고 부엌 옆에는 작고 초라한 하녀의 방(내추측이지만)이 있다. 말라가거리의 왼쪽에 두 번째 방은 병원이다. 아픈 수녀들이 여기와 쉬었다고 한다. 휠체어도 보이고, 약병같은 것들도 보인다. 그리고 지붕위로 창문이 있어서 자연채광이 된다. 물론 여기에도 부엌이 따로 있다.

병원 맞은편에는 자바란이라는 방이 있다. 여기는 명상에 잠기는 곳이라는데 지금은 박물관이란다. 그런데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옆에 작은 상점이 있고, 유리창으로 보호된 전시품이 몇 개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 전시품들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금으로 장식된 찻잔세트들이며, 그릇들이 있다. 그리고 악보도 있네. 그런데 악보가 특이하다. 콩나물대가리(^^)가 네모나고 짝대기는 별로 표시되어 있지 않고 위치만 확인하게 되어 있다. 이 시기의 악보들은 원래 이런가보다. 너무 화려하고 아름다운 인형들도 있다. 성자들의 인형인가? 어쨌든 정말 화려하다.

자바란에서 나와 다시 다섯 개의 오렌지나무뜰로 와서 왼쪽골목으로 화살표를 따라가면(그 중간에도 방들이 있다.) 새로운 거리가 나온다. 하연색의 아주 예쁜 거리이다. 하얀 벽에 빨간 꽃화분들이 놓여져서 너무 이쁘다. 여기는 독거수녀들을 위해서 18세기에 세워졌단다. 이 거리의 왼쪽에 있는 방에 들어가보니 커다란 기계가 있다. 그리고 네모진 틀이 있네. 이게 뭐냐하면 와플 즉 성찬용 과자를 만드는 곳이란다. 커다란 조리대도 있고, 다른 곳보다 부엌이 확실히 크다. 여러 가지 주방용품들도 놓여져 있다.

와플 굽는 곳에서 나와 오른편에 방으로 들어가보니 지금까지 보았던 방들과 마찬가지로 거실, 침대, 부엌 등이 갖추어져 있다. 어? 재봉틀이네. 그런데, 부엌이 이렇게 각각 필요한 걸까? 후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여기 수녀원은 인근의 내놓라는 가문의 규수들이 가문의 영광(?)을 위하여 희생되어 보내진 곳이다. 그래서 하녀도 딸려오고, 갇혀있다는 것을 빼고는 최대한 배려를 받고 생활했다고 한다. 흠... 억지로 보내진 규수들이나 그들과 함께 보내진 하녀들이 불쌍하다. 물론 진실한 마음으로 들어온 수녀도 있었겠지만...

하얀색의 거리를 지나니 다시 붉은 색의 거리다. 여기는 칼레똘레도. 똘레도거리이다. 똘레도는 세 번째 거리인데, 가장 긴 거리란다. 여기에도 수많은 방들이 있다. 그 중 한곳에 들어가보니 다른 방들보다 좀 작다. 부엌도 작고... 좀 세력이 약한 가문의 규수였나보군--;; 다른 방에 들어가본다. 어? 이번엔 좀 크네. 출입구도 두 개나 된다. 흠... 세력가의 규수였나보군--;; 이 안에서도 그런 세속적인 것에 따라 생활의 영향을 받았을 것을 생각하니 좀... --;;; 중간에 침대가 없는 방도 있다. 기도하는 목적의 방인 듯하다. 똘레도 거리 무지 길다. 정말 길다. 후후후... 어떤 방은 문이 잠겨있다. 지금 30여명의 수녀님들이 생활하고 계신다는데, 잠겨있는 곳은 현재 사용중이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그냥 개방을 안하는 걸까?

거리는 붉은 색인데, 혼자 푸른색벽을 가진 방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여느방들처럼 거실과 침대, 부엌을 갖추고 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여기 부엌에도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아마 여기에 올라가서 밖을 내다보면서 그리움을 달랬을려냐? 아니 그런 내 기준이고, 여기에 올라가서 빨래도 말리고 햇볕도 쏘이고 그랬을지도 모르지... 어...그리고 다른 거리로 통하는 문도 있다. 아이고... 미로처럼 얽혀서 잘못하면 길을 잃겠다. 생각해보니까 정말 여기가 아레키파라는 도시속의 또다른 도시라는 말이 맞다. 여기가 아레키파의 한복판인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모니카 소모쿨시오(?)라는 수녀님의 방이다. 사실 방 입구마다 수녀의 이름팻말이 있다. 발음이 너무 어렵다. ^^;;; 여기는 거실도 크고 침실과 독립되어 있다. 모니카 수녀님은 세력있는 가문의 수녀님이셨나보다. 거실도 품격이 높아 보인다. 그다음은 치프리아나 샌데모(?) 수녀님의 방이다. 다른곳에 비하여 천장이 높다. 시원스러운 방이다. 십자가가 아름답게 장식이 되어 있고 내부는 흰색이다. 흠... 벽색깔도 수녀님들이 선택한 것일까? 다 제각각이네...

거리는 중간에 모로토라는 거리로 바뀌고 모로토 거리의 끝에는 공동묘지가 있는데, 못들어가게 잠겨있다. 1827년부터 1969년까지의 무덤들이란다. 흠... 수녀님들의 영혼의 휴식을 방해하면 안되겠지? 그래도 들어가보고 싶은데... 넘어들어갈 여지가 없다. 무덤 앞쪽에는 공동우물가이다. 무덤앞이 하필 우물가라니... 후후... 가운데 길다란 홈을 따라서 물이 흐르고 중간중간에 물을 받을 수 있는 커다란 항아리들이 놓여져 있다. 하녀들이 여기서 물을 길어갔겠지?

공동우물가에서 오른쪽으로 꺽어들면 칼레 부르고스. 부르고스 거리이다. 부르고스 거리의 오른쪽 첫 번째 방은 굉장하다. 마누에라 발론이라는 수녀님의 방이다. 안에 산책할 만한 정원도 갖고 있다. 거실에는 오르간도 있다. 지금까지 본 중에서 제일 크다. 문득 드는 상상. 수녀님들끼리도 이방 저방 놀러다니지 않았을까? 놀러다녔다는 표현이 좀 그런가? 그래도 이번 주는 이 수녀님의 방, 다음 주는 저 수녀님의 방 하면서 돌아가면서 모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럴 때 이 방이 가장 인기였을거 같다. 오르간도 있으니까 함께 노래도 부르고 하지 않았을까?

칼레그라나다.. 그라나다 거리... 여기 어느 수녀님의 방에서 무얼 발견했다. 뭐냐면 이거다.

화장실... 어?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다른 방에는 없던건데... 그렇다고 공동화장실도 안보이고... 그러면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셨을까? --;;; 밀려드는 궁금증...

우와.. 카페다. 카페안에는 음악이 흐르고 있다. 먹음직스런 케잌도 있고, 커피나 주스도 판다. 다리를 쉬어갈 수 있다. 카페 맞은 편으로 커다란 건물이 있다. 이곳은 공동경비, 아니 공동취사구역이다. 17세기경에 지어진 공동부엌이다. 무지 큰 솥들, 주방기구들, 갖가지 모양의 빵틀들.. 무지 큰 화덕들...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이런 곳이 있는데도 개인 부엌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어? 저건 또 뭐야? 우물이쟎아? 건물 안에 우물이 있다. 그리고 우물의 모습이 우리나라 우물과 닮았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하다. 여긴 지금 아무도 없고 나만 있는데... 윽... 온갖 종류의 우물과 관련된 영화들이 떠오른다. 안돼... 흐흑... 다른 여행객이 들어왔다. 다행이다. 그런데 이 여행객들.. 우물에다가 동전을 넣네. 들여다보니 동전들이 많이 있다. 얘네들 분수대나 연못에 동전던지는거 너무 좋아하더니 여기 메마른 우물에서도 동전을 넣는다. 우하하...

부엌에서 나와 그라나다 거리를 지나 계단을 내려오니 거리가 바뀐다. 여기에 분수대가 있는 작은 광장 조코도 베르 플라자라고 하는데, 그 앞에 수녀님들의 목욕탕이 있다.

목욕탕 광장에서 왼쪽으로 난 골목으로 가면 가파른 계단이 있다. 계단입구에 노인이나 어린애는 위험하니까 사고나면 책임질 수 없다는 경고가 있다. 소심하기는... 근데, 올라가니까 힘들긴 하지만 전망이 좋다. 저멀리 설산이 보이고, 커다란 나무도 보인다. 저 위에서 비둘기들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안녕. 비둘기.

계단을 내려와서 왼쪽 첫 번째 방은 베네타 안나 베로스 안젤레스 몬테가구도라는 긴 이름의 수녀님의 방인데, 되게 유명하신 분이다. 장님이 되고 중풍에 걸려 마지막 10년을 여기 아레키파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녀의 학문적 조예가 매우 깊고 신비주의적이고 동정심이 많은 그런 교파(?)의 수녀님이란다.

유명한 수녀님 방을 나와 쭈욱 가면 오른쪽에 커다란 강당이 있다. 책상들과 의자들이 가장자리를 따라 쭈욱 있다. 저녁을 먹으면서 설교를 듣는 곳이란다. 응 그렇군.

이 강당 옆에는 마지막이면서 세 번째이면서 가장 큰 회랑이 나온다. 1715년부터 21년까지 지어졌다는군. 세 번 페인트칠 했다고 하는군. 정확한 해석인지 자신은 없지만서도... 후후... 이 회랑의 감싸고 있는 벽에는 그림들이 그려져있는데 솔직히 별로 감동적이지 않다. 흠... 하지만 가운데 정원에 예쁜 꽃들이 피어있고, 가운데에 되게 큰 나무가 있다. 햇살이 아주 가득한 것이 밝고 화사하다. 한쪽 벽면에 공간은 아무래도 고해성사를 하는 곳인 듯하다.

회랑의 한쪽에 계단이 있다. 올라가면 전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귀여운 종이 있다. 그런데 그보다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담에 철조망이다. 어...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걱정할 위치는 아닌데... 아무래도 내부로부터의 탈출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싶다. 그저 나의 견해다. 후후...

다시 계단을 내려와 좌측으로 복도 끝에난 문으로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면 여기는 좀 분위기가 엄숙하다. 예배드리는 곳인가? 아니다. 법...종교적 책임.. 심판... 아! 재판소이다. 수녀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재판했나보다. 그렇군. 여기도 세속의 치외법권인 곳인가보다.

재판소에서 오른쪽으로 난 문으로 들어가니 굉장히 큰 방이 나온다. 두 개의 커다란 갤러리이다. 이곳이 수녀원의 마지막 방이다. 그림들이 매우매우 많이 걸려있다. 그림도 있고 인형들도 있다. 근데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여기 그림들은 수녀님들이 그리셨을까? 아니라면 화가들을 불러들였을까? 여긴 금남의 집이고, 당시에 여자화가는 없었을테니까, 수녀님들이 그리신거 아닌가? 에궁 모르겠다. 해석을 최선을 다해보면.. 총독의 지시에 따라 그려졌다는데, 종교적으로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위하여... 1872년부터 1969년 사이에 만들어졌다고? 흠... 그렇군. 무식한 내가 해석하기로는 그렇다.. 영어 너무 힘들어... 후후... 그림도, 인형도, 촛대도 무지하게 화려하다. 굉장히 오래된 성경책도 있네.

이제 여기가 마지막방이다. 마지막으로 나오기 직전에 출구의 방명록에 싸인하는 것으로 수녀원 방문을 마치다. 여기까지 1시간 45분 걸렸다. 생각보다 많이 안걸렸네. 중간에 앉아서 쉬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수녀원을 나오니 바로 차소리와 시끄러운 사람들 소리... 정말 대조적이다. 그렇다. 수녀원은 아레키파와는 별개의 독립된 공간이다.

=그밖에 아레키파=

수녀원 앞쪽에 미라를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 그런데, 카메라를 못가지고 들어가게 한다. 치이... 영어가이드가 따라붙는다. 처음에는 DVD를 보여주는데 미라에 대한 정보와 발견과정등이 소상히 소개된다. 사전지식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가이들의 설명. 처음에는 라마들의 종류가 많다는 것과 그 털들과 그로 만든 것들, 잉카인들의 의상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리고나면 미라발견때 함께 나온 부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인형이나 옷장식들 등이다. 굉장히 많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라를 보여준다. 미라가 굉장히 많이 발견되었는데, 여기에는 그 중에 두 구의 미라가 전시되어 있다. 안에는 차갑게 냉동하다시피하여 보관하고 있다. 윽, 미라를 본 소감은 너무 생생하다는 것이다. 머리카락부터 이빨까지 모두 그대로 드러난다. 무섭다.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니 눈을 뜨고 나를 쳐다볼거 같다. 무서워... 그런데 불쌍하다. 아직 어린애인데, 고개를 갸오뚱한 상태로 쭈그리고 누워있는 모습이 불쌍하다. 설명을 너무 빨리 후딱 해치운다. 우씨... 게다가 책에는 팁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아니다. 팁을 주어야 한다. 약 2-3솔 정도 준다.

아레키파에는 아름다운 교회들이 많이 있다. 슬슬 산책하면서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시장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지. 게다가 여긴 과일이 많다. 하긴 어느 곳이나 페루는 과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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