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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2편 콜카계곡 3탄

김성희 | 2003.09.02 12:45 | 조회 1180 | 공감 0 | 비공감 0

6시가 다 되어서야 카바나콘데에 도착했다. 우와. 정말 작은 동네다. 해가 다 져서 어둑어둑한데, 척 보기에도 시골이다. 흙벽돌 집들이 나즈막히 자리잡고 있다. 사는 주민수는 제법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았던 석조건물들이 즐비했던 곳에 비하면 정말 시골이다. 이층집이라고는 아르마스광장(이 광장은 어느 마을에나 다 있다.) 주변의 호텔 두세군데 뿐이다.

그 호객꾼 아저씨를 따라서 골목으로 한참 들어가니 호텔이 나온다. 가는 길에 잠시 들른 호텔은 역시 가이드북에서 소개한 발레 델 푸에고이다. 두군데 모두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거 같다. 아닌가? 잘모르겠다.

호텔이라고 해야 하나? 간판은 호텔이라고 써 있지만 솔직히 방들은 창고같은 곳에 침대만 놓여있을 뿐이다. 푸하하... 아만티니 섬에서도 비슷했지만 아만티니보다 더 심한걸... 게다가 방에 잠그는장치가 없다. 밖에서는 자물쇠로 걸면 된다고 자물쇠랑 열쇠랑 준다. 하지만 안에서는? 그랬더니 통나무 탁자를 옮기면 된단다. 서툰 영어로 여긴 안전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하하... 좀 더 좋은데로 옮길까 하다가 관두었다. 해가 져서 깜깜하기도 하고, 또 일하는 애들이 순박해보이기도 하고... 쿠쿠...

호텔은 식당을 함께 운영한다. 배가 몹시 고프다. 식사를 주문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나 혼자 메누를 시키면 남길거 같다. 게다가 저녁을 무겁게 먹고 싶지는 않다. 아침이라면 몰라도... 간단한 오믈렛을 시켰다. 그리고 커피 한잔. 식당안에는 온통 유럽애들 뿐이다. 벨기에 커플은 같은 벨기에에서 온 여행객을 보고 신이 났다. 어차피 여기 들어올 때 한동안 한국사람은 구경 못할거라는 거 짐작했었지만, 동양 사람자체가 아예 없다니... 좀 심했다. 후후... 저쪽 테이블은 벨기에 애들, 그 옆 테이블은 영국애들, 또 저편은 독일애들인 듯하다. 그러고 보니 미국애들도 없네. 흠...

오믈렛이 나왔다. 앗, 이게 웬 감자부침개? 하하.... 감자를 썰어서 계란하고 밀가루하고 야채 몇가지를 넣고 부친게 나왔다. 계란만 잔뜩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반갑다. 여기에 간장만 있으면 딱인데... 하하...

식당안에는 작은 화로가 있어서 계속 나무를 땐다. 근데, 커다란 나무를 자르지도 않고 그냥 쑤셔 넣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밀어 넣는다. 비록 원시적인 난로이긴하지만 그래도 그 추운 쿠스코에서조차 난로 없이 추위에 떨었던 터라 그 옆에 붙어 앉아서 불을 쬐며 책을 읽는 기분이 너무 좋다.

밥먹고 한참동안 책을 읽다가(어린왕자와 여행서적을 몇 권 가져갔는데, 무겁긴 했지만 너무 잘 가져갔다는 생각), 산책이나 할까 하고 밖으로 나섰다. 시골이긴 하지만 간간히 가로등이 켜져 있다. 아까 오면서 보았던 발레 델 푸에고는 작은 4거리 골목에 있다. 그 앞에 작은 상점에서 휴지를 사가지고 나오는데, 호텔의 종업원이 말은 건다. 서툰, 정말 서툰 영어로...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이름이 뭐냐고 해서 이름을 가르쳐 주니 자신의 이름은 페드로란다. 아! 내 가이드 북에 나온 그 페드로이다. 이 호텔 주인의 아들일거다. 참 붙임성있는 청년이다. 해가 어느쪽에서 뜨냐고 물어보니까 저쪽이라고 가르쳐준다. 몇시쯤 뜨냐고 물으니까 오전 6시쯤 뜬단다. 흐음... 그렇군. 콜카의 일출이 어떤지 꼭 봐야지. 아까 노을이 너무 멋있었지? 일출도 멋있을거다.

작은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식당안에서 유럽애들이 신나게 떠들고 있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는 듯하다. 아이고 시끄러워라. 내 방에서도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짜식들 잠도 없나? 버스에서 시달린 탓에 몸은 피곤한데, 잠이 좀 들 만하면 떠나갈 듯 웃는 유럽애들 소리에 깨 버렸다. 우씨... 그래도 그럭저럭 잠이 들었다.

겨우 든 잠을 깨운 것은 새벽 세 시부터 울어대는 닭들이다. 아이고 이 녀석들, 세 시부터 아침까지 번갈아가며 울어댄다. 결국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5시 30분에 숙소를 나섰다. 우와... 숙소 대문에서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다. 철대문을 잠그고 있는 것은 커다란 통나무이다. 그게 잠금장치인 거다. 내 방의 통나무 탁자와 같은 수준이다. 하하... 어이가 없다. 통나무를 치우고 밖으로 나갔다.

새벽인데도 동네사람들이 당나귀나 소를 몰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부지런한 시골풍경이다. 길가는 아저씨를 붙들고 콜카로 가려면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무슨 말로? 한국말로... 어차피 영어를 알아들을 리가 없으니까.. 후후... 콜카라는 말만 겨우 알아들은 아저씨가 저쪽으로 가라고 한다. 혹시나 싶어서 콘돌을 볼 수 있냐고 물었더니 역시 같은 방향을 가르킨다. 맞나 보군.

카바나콘데 마을을 벗어나 치바이로 향하는 찻길을 따라서 흙먼지 풀풀 날리는 길을 한참을 걷다보니 주변이 어느새 환해진다. 찻길 옆으로 난 작은 길... 저쪽에서 서양애들이 나귀를 타고 온다. 보아하니 가이드를 낀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듯하다. 콜카계곡이 저쪽이냐고 물으니까 여러갈래 길이 있다며 그래도 저쪽으로 가면 콘돌 보는 방향으로 가는 거란다.

작은 길을 따라가다보니 정말 콜카 계곡이 보인다. 멀리 여명이 터오는 콜카 계곡이...

그랜드캐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음... 그랜드캐년에 갔을 때는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풍경에 위압감을 느꼈다. 마치 눈앞의 풍경이 실제모양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거 같은 느낌이었지. 그런데 콜카는 다르다. 그랜드캐년보다 더 크다는 데도 콜카 계곡은 친근하다. 저 아래 보이는 강과 맞은편 절벽에 보이는 마을들과 그 마을로 연결되는 가느다란 길들... 모든 것이 정겹게 느껴진다.

어느새 떠 버린 태양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걷다보면 나귀에 짐을 싣고 지나가는 원주민들이 간간히 보인다. \"올라\"하고 인사하니 \"부에노스 디아스\"하고 인사한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원주민의 모습이 쿠스코에서 보았던 원주민들과 느낌이 다르다. 내가 그렇게 느껴서 그런건지 아니면 부족이 달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원주민들은 농사꾼이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흙냄새가 계속해서 난다. 누가 그랬는데, 안데스 산의 중턱을 헤매다가 온 사람은 한동안 유칼리터스 나무 향내를 잊지 못한다고... 나의 경우 이렇게 말하겠다. 콜카계곡에서는 흙냄새가 난다고... 정말 장난이 아니다. 건조한 흙냄새가 옷에, 손에, 마음에 가득하다. 낮은 풀들만 가득한 콜카 계곡에서는 지금도 흙냄새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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