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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2편 콜카계곡 4탄

김성희 | 2003.09.02 12:47 | 조회 1003 | 공감 0 | 비공감 0

계곡의 중턱을 가로지르는 어지러운 길들중 하나를 걷고 있다. 까마득한 절벽 중턱을 가로지르는 손톱자국같은 길들이 얼키고 설켜 있다. 이게 본격적인 콜카 트레킹의 길이다. 느릿느릿 걷다가 전망좋은 바위를 발견하고는 아예 바위위에 드러누었다. 한동안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한적함이 계속되었다. 사진이나 계속 찍어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뭔가 그림자가 지나간다.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콘돌 한 마리가 바로 내 머리 위를 날아 지나간다. 아이고,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 카메라를 들었을 때는 이미 콘돌은 유유히 사라진 후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하다.

원주민 둘이 나귀에 짐을 가득싣고 지나간다. 그들과 함께 온 개 한 마리가(페루에는 개가 무척 많고 무척 크다) 낯선 나를 보고는 끙끙 냄새를 맡으면 맴돈다. 집채만한 개가 끙끙 거리며 달려드는 것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한참 냄새를 맡던 이 놈의 개는 별 다른 것이 없다는 걸 눈치 챘는지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아예 누워서 꼼짝을 안한다. 별 수 없이 나는 그 옆 바위로 자리를 옮겼다. 짜식, 사람을 내쫓고 누워 버리다니... 건방진 개다. 원주민들이 웃으면서 뭐라고 뭐라고 한다. 알아들을 수 없으니 그냥 미소를 지으며 있을 수 밖에... 잠시 쉬던 그들도 떠나고 그들을 따라 그 건방진 개도 떠났다. 후후...

다시 한참동안 계속되는 정적... 이번에는 정적을 깨뜨리고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벨기에 애들이 지나간다. 트레킹을 떠나는 것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그 애들도 원주민들과 같은 방향으로 길을 떠났다. 문득 그 애들을 보면서 내가 아침도 안먹고 물도 하나 없이 너무 멀리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무모할 수가... 쯪쯪....다시 발길을 카바나콘데로 돌렸다.

오전 9시가 조금 지나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제 보았던 파블로와 마주쳤다. 파블로에게 너네 호텔에도 싱글룸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단다. 방을 좀 보여달라고 하니 기꺼이 보여준다. 후후... 어제 그 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도 같고... 하지만 여기가 아르마스광장에서 좀 더 가깝고 식당안에 텔레비젼도 있어서 이쪽으로 옮기기로 했다.

가방을 옮겨놓고 늦은 아침식사를 신청했다. 메누를 시키니까 놀라는 눈치다. 하긴 얘들은 아침은 가볍게 저녁을 무겁게 먹는 습관이니 내가 이상해보일밖에 파블로에게 한국에서는 아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하고는 알파카고기 메누를 시켰다. 양이 좀 많은거 같지만 그래도 어제의 부실했던 식사와 오늘 콜카계곡을 쏘다닐 것을 생각하면서 잘 먹으리라 생각했다. 알파카고기는 얇게 썬 양고기와 같은 느낌이다. 약간 냄새가 나지만 먹을 만했다. 근데, 역시 난 고기보다 감자튀김이 더 좋다. 여기는 감자가 정말 맛있다. 특히 감자튀김은 정말 먹어도 먹어도 안질리게 맛있다.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늦은 아침을 먹고 있는데 독일커플이 들어온다. 밤사이 아레키파에서 버스를 타고 온거란다. 도착은 새벽에 했는데, 버스 안에서 해뜰 때까지 자고 지금 이 호텔에 온거란다. 그런데 얘들 간단한 아침을 주문하고는 파블로와 지도를 펼치고 한참 이야기를 한다. 트레킹을 가려는거다. 바로 지금 아침 먹고 출발해서 3일간 콜카계곡 반대편으로 해서 다시 여기로 돌아오는 코스로 갈거란다. 함께 가겠냐고 묻길래 잠깐 망설였지만, 아차차... 나는 잉카트레일을 예약한 상태라서 쿠스코로 돌아갈 버스를 이미 예매해 놓았었지... 애들이 붙임성도 있고 착해 보여서 같이 가도 좋았을텐데... 안타깝다. 한참동안 파블로로부터 설명을 듣고는 커다란 배낭에서 작은 배낭으로 짐들을 옮겨 담는다. 그리고 큰 배낭은 파블로에게 맡긴다. 흐음... 좋은 방법이다.

독일애들도 떠나고, 아침식사도 마치고 식당 안을 어슬렁 거리며 둘러보았다. 한쪽 벽에 여행객들이 붙여놓은 세계 각국의 지폐나 동전들이 가득한데 그 가운데, 반가운 우리나라 1000짜리 지폐도 보인다. 하하... 누가 여길 다녀갔었군. 또 한쪽 벽에는 세계 각국의 엽서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1000짜리 지폐를 붙인 사람에게 엽서는 없었나보다. 내가 하나 보태야겠군. 색깔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부채춤 엽서를 파블로에게 주면서 여기에 붙여달라고 했다. 얼른 실과 바늘을 가져다가 벽에 붙인다. 착한 녀석.

오전 10시30분. 배도 부르고 해서 이제 슬슬 아까 새벽에 갔던 길의 아래쪽 샛길로 내려가 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식당 안에서 심부름하던 아이 페드로가 따라나온다. 영어는 전혀 못하는 페드로는 손짓으로 따라오란다. 보아하니 구경거리가 있나보다. 페드로와 함께 아르마스 광장으로 가니까 사람들이 무지 많다. 어라? 학교 운동회네. 근데, 왜 학교에서 하지 않고 아르마스광장에서 하나?

여자아이들이 예쁜 옷을 맞추어 입고 음악에 맞추어 율동을 하고 있다. 팀들이 제법 여럿이다. 하하... 표정들이 너무 귀엽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듯하다. 혹시 틀릴까봐 잔뜩 긴장하여 곁눈질하면서 한동작 한동작 하는 것이 너무 진지하다. 너무 귀여워... 율동팀들의 율동 후 이번에는 행진이다. 보아하니 체육대회 선수들인 듯하다. 마지막 행진팀을 끝으로 사람들이 흩어진다. 페드로가 또 따라오란다. 아까 내가 갔던 반대편 길로 간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을 따라 10여분 걸어가니까 원형 경기장이 나온다. 투우경기장이란다. 페드로와는 손짓과 발짓으로 모은 의사를 소통했다. 하하...

투우장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니까 20분정도 거리로 저 멀리 황량한 들판에 네모반 듯하게 포장해 놓은 운동장이 보인다. 정말 황당하다. 마을에서 30분정도 걸어가야 하는 저곳에 운동장을 만들어두다니... 하긴 지형의 특징상 저정도 크기의 공터가 마을 안에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황량한 곳에 덩그라니 포장한 운동장이라... 하하... 아까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이 대부분 그리로 향하고 있다. 따라가 보니 축구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 옆에 각기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햇볕이 제법 강렬한데 그늘하나 없는 곳에서... 이날 여기에서는 오후 5시가 넘도록 함성이 계속되었다. 정말 대단한 애들과 대단한 어른들이다.

축구경기를 잠시 관전하다가 다시 언덕으로 올라갔다. 언덕 꼭대기에서 콜카계곡을 내려다보니 여러갈래 길들이 보인다. 저쪽 길로 가면 아래쪽으로 내려간다고 페드로가 설명한다. 그리고 계곡 반대편의 희미한 하얀 부분을 가르키더니 한참동안 뭐라고 뭐라고 설명을 한다. 아, 아하... 폭포구나. 가까이 가면 무척 큰 폭포란다. 하긴 이 먼데서도 보일 정도니 가까이가면 장난이 아니겠는걸... 무척 먼거리다. 후후... 나의 디캠의 위력을 한번 볼까? 최대 줌에서도 소프트웨어 적으로 4배줌을 더 끌어당길 수 있다. 짜잔.... 역시 디캠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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