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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지구읽기

[페루]1편 마추피추 7탄

김성희 | 2003.09.02 10:53 | 조회 1002 | 공감 0 | 비공감 0

오후 5시 50분.두 번째 캠핑장의 풍경. 전문적인 야영장이다. 옆에 예쁜 개천이 흐르고 있어서 밤새도록 물흐르는 소릴 들었다. 그리고 많고 많은 텐트들... 근데 참 신기한 것은 텐트들이 거의 비슷비슷하다는 거다. 색깔이나 형태나... 허허.. 다양성을 추구하지 못하는 텐트가 안타깝기까지 하다. 어느 회사꺼는 파란색, 어느 회사꺼는 노란색 하면 안되는 건가? 캠핑장의 위치는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이고, 저멀리 만년설이 쌓인 산이 보이고 그 중간에 구름들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걸쳐져 있다. 어제는 사실 마을 뒷마당에 텐트를 쳐서 산속의 캠핑이라는 기분이 잘 안느껴졌는데, 여긴 정말 자연속의 캠핑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눈 앞에 펼쳐진 산들의 중턱에 걸쳐진 구름들이 너무 변화무쌍하다. 어느 순간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것이 변덕심한 나처럼 보인다. 그에 비하면 산들은 너무나 변화가 없다. 그대로이다. 변하는 구름과 변하지 않는 산이 엮어내는 풍경을 한참동안 감상했다. 문득 지구가 산이라면 인간은 구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의 스페셜 프렌드 럭티가 스티커 북을 들고 와서 같이 놀잔다. 하하... 스티커 북이라고? 나의 사랑하는 조카가 생각난다. 어쩌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놀이문화가 이토록 유사할 수가 있는가? 하하... 럭티와 함께 숫자놀이 스티커 북으로 한참 놀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다. 럭티가 따라오려고 한다.

럭티 엄마와 함께 다 같이 화장실에 가서 한 바탕 볼일을 보고 나왔다. 화장실 물이 잘 안내려간단다. 나름대로 수세식 변기이다. 수세식 변기 뒤쪽 뚜껑을 열고 살펴보니 역시 어느 화장실에서나 마찬가지 구조이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물을 막는 구멍이 잘 안막혀있어서 그걸 살짝 들었다가 놓으니 물이 잘 고이고 있다. 크크... 어디나 비슷한 화장실 구조이다. 혹시 화장실에 갔는데 물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정작 물을 내리면 안내려간다면 뒤쪽의 뚜껑을 열고 잘 살펴보라. 그러면 커다란 튜브가 있고, 아래쪽에 구멍이 있고 그 구멍을 막는 마개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그 마개가 잘 안닫혀서 물이 고이지 못하는 것이다. 마개를 살짝 들어서 구멍을 잘 막아주면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된다. ^^

우리 텐트로 돌아오면서 시냇가에 핀 야생화들을 잔뜩 꺾어왔다. 내 취미 중 하나를 하려는 것이다. 화관만들기... 스위스에서 트레킹 할 때도 예쁜 화관을 만들었다. 여기서도 만들고 싶다. 어찌보면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이긴 하지만... 자꾸 손이 근질근질해서 결국 또 만들고야 말았다. 화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럭티가 신나서 뛰어다닌다. 럭티에게 화관을 씌워주니 무척 수줍어한다.

티타임이다. 다들 모였는데, 페루에서 온 커플이 안보인다. 피곤해서 티를 안마신단다. 주는건 악착같이 다 먹으려는 나의 자세와 비교되는군. 후후... 근데, 샘아저씨가 그 사이에 사고를 쳤다. 시냇가에서 세수를 하려다가 그만 한쪽 발이 물에 빠졌단다. 신발이 다 젖었다. 움베르토가 젖은 신발을 가져다가 불에 말려주겠단다. 신발 한짝이 없는 샘에게 럭티 아빠가 비닐 봉지를 주며 묶고 다니란다. 모두들 한참동안 웃으며 샘을 놀렸다. 하하... 럭티조차도 샘의 비닐신발을 보면서 웃었다. 그래도 유쾌한 샘!

이스라엘 커플들이 내 녹음기에 관심을 가지고 말을 붙였다. 좀 보여 달라길래 이것저것 기능도 설명하고 보여주었다. 한국제품이라고 하니까 더욱 놀란다. 음, 내 녹음기는 아이리버 MP3플레이어겸 녹음기능이 있는 것이다. 총 녹음시간은 12시간정도된다. 모양이 아주 예쁜 이 녹음기는 어딜가나 시선을 끈다. 결국 이 커플은 내 녹음기의 회사명과 모델명을 적어갔다.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으면 주문할거란다. 후후... 우리 나라 제품의 선전에 일조한 거다. 기분좋다.

7시30분. 저녁식사를 마쳤다. 저녁을 역시 고기다. 아침을 무겁게 먹고 저녁을 가볍게 먹는 나로써는 좀 고역이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군말없이 다 먹어치웠다. 내가 뭘 안남기고 다 먹는다는 것을 우리 모친께서 아시면 무척 기뻐하실 것이다. 후후...

럭티아가씨가 밥투정이다. 럭티의 엄마가 비장의 무기인 누들(라면처럼 생겼는데, 맛은 스파게티맛이다)을 주방장에게 부탁한다. 내 옆에서 의자로 장난을 치던 럭티는 누들이 나와도 별 반응이 없다. 크크.. 이럴 때 애들을 꼬시는 방법이 있지. 누들을 둘둘 말아서 비행기 혹은 우주선 소리를 내기도 하고, 포크로 살짝 찍어서 길게 늘어진 면을 끝에서부터 먹으려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내가 조카를 꼬실 때 쓰던 방법이 여기서도 통한다. 샘아저씨는 내가 럭티랑 친하게 부러운 모양이다. 과자를 가지고 와서 럭티를 꼬신다. 하하... 그래도 꼼짝 안하고 내 팔에 매달려 장난을 치는 럭티... 생각해보니 식사시간, 혹은 쉬는 시간마다 우리 모두 럭티의 재롱을 지켜본다. 럭티가 있어서 여행에 활력소가 된다. 아이는 그렇다. 아이의 미소, 아이의 행동들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 럭티는 우리 잉카트레일의 꽃이다.

해가 벌써 졌다. 산 속이니까 해가 빨리 진다. 별들이 하나둘 보인다. 어스름해지는 산들을 지켜보다가 텐트로 들어왔다. 어제 못 잤다는 것이 인식된다. 오늘은 푹 자야지. 그래야 내일 씩씩하게 다니지. 옆 텐트에서 럭티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반대편 텐트에서는 이스라엘 어로 떠드는 샘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후후... 그리고 그 모든 소리를 뒤덮는 계곡물 소리....

잠이 쉽사리 오지 않아서 텐트를 열고 밖의 별들을 구경하였다. 아, 별들이 보석처럼 박혀있다. 별, 별, 별 정말 아름다운 별들이 하늘에 깊이 박혀있다. 하늘에 별들이 깊다. 또, 저멀리 낮은 구름들이 산을 점령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같은 밤. 마음이 절로 평화로워진다. 생각해보니까 나는 항상 스탠드 불을 켜놓고 잠을 자는데, 여기서는 후레쉬불빛이라도 비추면 평화를 깨는 거 같아서 싫다. 어쩐지 여기의 밤은 깊은 그대로 즐겨야 하는거 같다.

새벽2시. 너무 춥다. 게다가 화장실도 가고 싶다. 아이..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기가 싫다. 하지만 아무래도 갔다와야 할 것 같다. 고민고민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 어, 그런데 생각보다 춥지 않다. 너무너무 추울거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다. 텐트로 돌아와서 오늘은 꼭 자야 한다고 맘먹고 누웠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는다. 결국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깜빡 풋잠을 잤다. 1시간정도... 눈떠 보니까 새벽 3시가 조금 넘었다. 그리고는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계속 들리는 시냇물 소리... 잠깐 잠들었을 때만 들리지 않았다. 잠이 깨니까 다시 선명하게 들린다. 그리고 춥다. 힝힝... 슬프다. 이렇게 3박4일을 보내면 아무리 체력튼튼 나라고 해도 못버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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