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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운수 좋은 날 (미국)

홍희숙 | 2003.07.22 19:03 | 조회 1335 | 공감 0 | 비공감 0

내가 중고등 학교 다니던 시절,7월 4일은 7.4 남북 공동 성명이 발표된 뜻깊은 날로 주로 기억이 되곤 했었는데(아마도 1972년 정도가 아니었던가싶다.시험 칠 때마다 하도 많이 외워놔서 웬지 느낌상 그럴 것같다.) 요즘은 그 날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는 사람보다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기념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같다.

테러의 공포와 위협 속에서도 축제는 확실히 즐기고 보자는 미국 사람들.
에어 쇼가 펼쳐지고 퍼레이드가 지나가고 쇼핑의 적기인 탓에 백화점은 미어터지고...

이 날,이 뜻깊은 날 남북 공동 성명 30주년 기념일에(내 기억이 맞다는 전제 하에서...) 우리 식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쇼핑 몰인 갤러리아로 직행했다.
집에 있어본들 하루 종일 서로 으르렁거리기나 할 것같은 느낌이 강하게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기에.

내가 가장 자주 가는 식료품점이 schnucks 라는 곳인데 그 날따라 그 가게 주차장에서 시퍼런 배춧잎같은 20불짜리 지폐를 한 장 주웠는데 공돈이 이렇게 내게 쉽게 들어올 수도 있구나싶었다.
누군가가 보았을 수도 있을 것같은 두려움에 볼 일도 제대로 못보고 콩닥거리는 가슴과 당겨지는 듯한 뒷골을 쓸어내려 진정시켜가며 얼른 그 자리를 떠야했다.

정말,죄 짓고는 못산다는 말이 실감났다.
비록 남이 실수로 흘린 돈을 주운 일에 불과하지만 분명 그 돈은 저 길바닥에 떨어져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기 전까지만 해도 분명 누군가의 지갑을 꽉 채워주던 주인공이었을 게 틀림없는 일인 만큼 남의 지갑에서 그 돈을 내가 몰래 꺼내온 기분이 들어 마음이 좀 무거웠다.
20불의 공짜가 생기긴 했지만 마음 고생이라는 적당한 댓가가 치뤄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역시 세상에 완벽한 공짜는 없는거야....

인간이란 게 얼마나 간사하지,잃어버린 사람의 가슴 아픔을 생각하면 마음이 좀 무겁다가도 바로 내 수중에서 퍼렇게 빛나고 있는 훤한 인물의 저 지폐 한 장을 다시 한 번 쳐다보니 잠시 전의 그 묵직함은 온데간데 없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그 흐뭇함에 저절로 미소가 배어져나옴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참 한심한 인간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인없는 돈 주워 내 지갑에 끼워넣는 그 짜릿함이 싫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하면서 억지로 정당화시키려 애썼다.
운수 좋은 날이 될려나.....

갤러리아는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먼저'훼이머스 바'백화점으로 가서 지난 번에 산 클리니크 스킨과 크림을 refund하고(너무 비싼 감이 들어서...) 그 옆에 있는 '딜라드'백화점으로 가서 다시 클리니크 스킨과 로션을 샀다.
용량이 좀더 소량 단위이기도 했고 크림 대신 로션으로 대치했기 때문에 값이 훨씬 저렴했다.
여름이니만큼 크림보다는 로션이 더 나을 듯한 생각에 간 김에 바꾸게된 것이었다.

그 다음 들린 곳은 샌들 매장.
현진이의 발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중이라 작년에는 헐렁하게 신던 샌들이 이젠 형편없이 작아져 아예 신을 엄두도 못내는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새 샌들을 사야했다.
독립 기념일 세일은 계절 마감 세일에 비해 아주 소폭의 할인율이라 터무니없는 싼 값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번에 현진이 운동화를 산 가게에서 마침 소폭이나마 세일을 하고있었고 디자인도 그럴 듯해보이는 나이키 샌들을 발견하여 사서 바로 그 샌들을 신고 나왔다.
4불 정도가 할인되었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20불 내서 50센트 정도 거슬러 받았나?
물론 현진이 입은 좋아라 야단이었고..

그 다음 행선지는 남편의 허리띠 매장.
한국서 올 때 여유있게 벨트를 두 개 정도 새로 더 가져왔는데 이상하게도 벨트 고리가 빠져 날아가거나 바클의 장식이 떨어져 나가거나 해서 더 이상 그 것들은 쓸 수가 없어 비상용으로 있던 낡은 허리끈으로 간신히 연명해가는 처지였다.
보오그 잡지에 나오는 명품 매장에 가서 가격을 알아보았더니 내 예상치의 두세 배에 육박해오는 엄청 무서운 가격 때문에 조용히 내려놓고 돌아나와서 그 이웃에 있는 가죽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소폭의 할인 덕으로 30불 조금 덜 주고 그럭저럭 내 마음에 드는 허리끈을 살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 나오는데 보니 ,한 개를 사고 난 후 두 번 째 사는 물건은 고시가의 절반값으로 할인해준다는 광고 문구가 내 눈에 확 들어오길래 매장을 다시 한 바퀴 둘러보니 내가 아주 좋아하는 빨간 가죽 토트백이 할인해서 딱 100불이라고 붙여져있어서 살까말까 한참을 재고 망설이다 눈물을 머금고 그냥 깨끗이 욕심을 털고 돌아서 나왔다.
충동 구매는 하지말자....이미 재삼 다짐한 바가 있기에.

금강산도 식후경.
집에서 식빵 구워 크림 치즈 발라 샌드위치 만들어온 점심이 버젓이 있건만 우리 아이들의 눈과 입은 온통 식당가 쪽으로만 열려있었다.
이 곳에 가끔 와도 지하 식당가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무슨 가게가 얼마나 있나 답사도 해볼 겸해서 이번엔 큰 맘 먹고 식당가로 들어가보았다.
물론 적당한 곳에 가서 내 주린 배도 채울 계획이었고.

세계 각 나라의 대표 음식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일본식인 리틀 도쿄,중국식의 팬더 뭐뭐뭐(잘 기억 안남...)그리고 멕시코 음식점과 피자 가게,햄버거 집....
그런데 한국 음식점은 없었다.
분식점 차리면 사먹을 사람 많을텐데....

가장 맛있어보이는 리틀도쿄에 가서 볶음밥과 치킨 데리야키를 5불 조금 덜 주고 한 접시 사서 가져와 먹었다.
간이 너무 강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맛은 꽤 괜찮았다.
얼마나 짰던지 오후 내내 우리 식구들은 물통 싸움을 벌여야했다.

아이들은 백화점 영화관에 가서 '릴로와 스티치'라는 새 만화 영화를 보여달라고 아우성이었지만 상영 시간이 적당치않다는 그럴 듯한 핑게로 겨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냥 쉽게 합의가 된 건 아니었다.
비디오로 나오면 반드시 사준다는 전제가 달린 합의였다.
하지만 나중 일은 나중에 고민하자.상황이라는 건 언제나 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필수품이므로.

그럭저럭 하루를 거기서 보내다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거기서 뜻하지않게도 반가운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 대단히 운좋은 하루가 아니었나 싶었다.
첫 번 째 행운의 인물은 현진이의 담임 선생님이었던 닥터 피어스.
이제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고 서운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다시 만나다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랐다.
한국말로 마구 반가움의 말을 건네고싶을 정도였다.
그 간의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면서 자리를 옮겨 미안하다고 내게 말했다.
그래,미안하면 다시 학교로 와서 성진이도 가르쳐 주셔야지....하고싶었지만 겉으로는 괜찮다고,이해한다고 말했다.
영전을 축하한다는 말까지 덧붙여줬다.
난 정말 가증스러운 인간인가봐.마음과 말이 전혀 딴판으로 놀고 있으니...

두 번 째 반갑게 만난 인물은 샬럿네 가족들.
신호등에 걸려 잠시 정차하는 사이 우리를 먼저 발견한 그 들이 경적을 마구 울려 돌아보았더니 바로 샬럿네 식구들이었다.
레즐리가 차창을 휙 내리더니 마구 뭐라고 소리를 지르기에 뭔 말인가 들어보았더니.'Happy! 4th of July!'를 외치고 있었다.
그러면 남편 져스틴은 영국인인데 sad 한 날이 아닌가?

주운 돈 20불이 반가운 사람들과의 조우도 주선해준 기분이 들었다.
주운 돈은 빨리 써야한다는 이상한 속설을 믿고 쇼핑하면서 제일 먼저 그 돈부터 써버렸더니 이렇게 반가운 만남으로까지 연결되었나?
가끔 살아가면서 이렇게 운좋은 날도 있나보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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