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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아직도 어려운 미국... (미국)

홍희숙 | 2003.07.22 19:05 | 조회 887 | 공감 0 | 비공감 0

현진이 친구 에마의 생일 파티가 지난 일요일 오후에 있었다.
이 지역의 성인 학교에 해당되는 clayton center 에서 mad science 라는 부제가 달린 특별 프로그램으로 여는,꽤 신경 쓴 생일 잔치였다.
에마는 지난 2년 동안 현진이랑 같은 반에 속한 아이인데 덩치는 비슷하지만 나이가 현진이보다 두 살이나 작은 백인 여자 아이이다.
이제 만 8살을 맞는다고 한다.

에마도 유태인이다.
이 동네엔 좀 그럴 듯하게 잘산다싶으면 모두 유태인이다.
유태인치고 가난한 사람 난 아직 본 적이 없다.
정말 들은대로 악착같이 열심히 살아서 그런지....

에마의 부모님은 나이가 굉장히 많아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사실 나도 좀 찔린다.
왜냐 하면 나 또한 정진이를 아주 늦게 낳은 처지라서 누군가 나를 보고 엄마 나이 많아 보인다하면 우리 정진이가 커서 얼마나 듣기 싫어할 지 벌써 조금씩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에마의 언니가 곧 결혼한다고 혼수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얼마나 두 자매지간에 나이 차가 많은지 감이 올 것이다.
그런데 현진이가 에마 집에 두어 번 놀러갔다 오더니 좀 특별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에마네 집이 보통의 평범한 가정은 아닌 것같았다.
언니랑 에마는 아버지가 다른 half-sister라는 것이었다.
그 전에도 언니랑 생긴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나이차도 많기에 혹 입양한 게 아닐까 넘겨짚은 적이 더러 있었는데 역시 좀 그런 부분에 정상적이지않은 무언가가 있었구나 싶었다.

언니는 예쁘고 날씬한 변호사인데 비해 에마는 정반대다.
발음이 불분명하고 느리고 뚱뚱하고 늘 많이 먹고싶어하는 아이,그렇지만 나름대로 착하고 정이 많고 순진한 아이.
남의 아이라고 되는대로 막말하는 느낌이 안드는 건 아니지만 백인 아이치고 저렇게 튀는 아이도 별로 못본 듯해서 유심히 관찰하며 지내는 탓에 그런 예리한(?) 분석이 나오지않았을까 한다.

작년 초,현진이가 영어로 가장 힘들어할 때 에마는 그래도 가장 많은 위안과 도움을 준 친구였기에 내 마음 한 구석에는 늘 고마움이 많다.
어설프게 영어하는 점에서도 비슷했고 오동통한 체격도 비슷해서 더욱 더 쉽게 가까워졌는지도 모르겠다.
현진이의 영어가 일신 우일신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에마는 현진이와 멀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에마와 좋은 친구 사이같다.

그런 에마가 생일 파티에 성진이까지 함께 초대했다.
주말에 선물 사러 가야지하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현진이가 수영복 준비 때문에 에마 엄마랑 통화하는 과정에서 에마 엄마가 현진이한테 말하기를 ,
'아직 선물 구입을 안했다면 굳이 새선물 사지말고 집에 있는 책을 한 권 씩 가져와도 된다.에마는 장난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더이상의 선물은 필요없고 책을 가져오면 학교 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다.'하는 요지.

사실 현진이 말도 그랬다.
에마네 그 너른 집 지하부터 침실이 있는 3층까지 어디든 에마의 장난감이 수북이 쌓여있지않은 곳이 없었노라고.
내 생각에도,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더 이상 있어보았자 무용지물일 것이고 짐만 더 쌓일 것같은 생각에 그런 착한 제안을 해온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그렇잖아도 주말에 선물 사러가려면 적잖은 부담이 될 것같아 은근히 마음이 쓰였었는데 얼마나 반가운 소리였는지 몰랐다.
그래서 정말 집에 있는 책 중에서 겉모양이 가장 그럴 듯하면서도 우리 두 아이들이 이미 다 읽고 더 이상 안볼 것같은 책 세 권을 엄선해서 비닐에 싸 준비해 두었다.
그래도 학교에 기증할 것인데 최대한 새 책인 걸로 골라 넣는 아량까지 베풀면서 말이다.

문제는 그 다음.
생일 파티에 다녀온 현진이의 표정이 좀 평소와 달라보였다.
재미없었느냐고 물으니 엄청 재미있었다고만 간단히 대답하고 더 이상 별 말을 안하고싶어하는 것같은 눈치였다.
그렇지만 이 아줌마의 집요함이 그런 걸 그냥 좌시할 만큼 엉성한 성격이 절대 아니기에 다잡아 앉혀놓고 그 날 생일 파티의 전모에 대해 집중 분석을 시작했다.

문제는 바로 그 책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깨끗한 새 책을 예쁜 종이에 포장해 가져왔고 보통의 생일 선물 공개하듯이 하나씩 풀어가며 내용까지 대충 훑어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했다한다.
저런....또 나의 실수.

에마 엄마가 그렇게만 말 안했어도 그렇잖아도 샘스에 가서 책을 사서 선물 하려 별렀건만....
현진이는 굉장히 창피했던 것같다.
물론 거기에 온 아이들이나 엄마들이 겉으로는 놀리지않고 그냥 웃고 말았다지만 돌아서서 뭐라고 말했을까를 생각해보니 나도 참 기가 찰 노릇이었다.
포장 조차도 안하고 누런 비닐 봉지에 헌 책 세 권만 덜렁 넣어 보냈으니...
이럴 땐 문화의 차이같은 걸 온몸으로 확실히 느끼게 된다.

저녁 때 에마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집에 있는 새 책 두 권을 일단 뽑아놓은 후에..
낮엔 정말 실수였노라고,지난 번에 집에 있는 책으로 준비 하라기에 헌 책이라는 줄로 이해했노라고,정말 미안했고 지금 새 책을 준비해뒀으니 지금이라도 가져갈까 한다고.
문화적 차이 때문에 내가 잘 이해 못해서 빚어진 실수였노라고...

에마 엄마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다시 가져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내가 꼭 가져가겠노라고 우기니 나중엔'please...'하면서 안가져와도 된다며 가져온 그 책도 충분히 새 책이라고 고맙다며 나를 만류했다.
정말,그런 게 아니었는데....
정말 미안했노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으며 아직도 넘을 수 없는 높은 문화의 벽을 실감했다.

이 일을 겪으면서 느낀 또 하나의 감동.
현진이가 그래도 참 착한 딸인 듯한 것.
자존심 강한 걸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그 아이가 그 날 겪은 작은 사건은 그 오만한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줬을 게 뻔한데도 나를 탓하지않고 그냥 대충 넘길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알면 또 마음 상해할 게 뻔해서 그냥 혼자 그 기분 나쁨을 안고 있으려 했다니...

그래,네가 이제 좀 크긴 컸나보다.
한국 나이로 11살이니 이제 그 정도는 이해할만하지.
엄마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누굴 탓할 일도 아니었고 하니 그냥 속상하지만 혼자서만 알고 넘어가려 하는 착한 딸.
가끔 내 속을 확 뒤집어놓긴 하지만 그래도 네가 첫째 딸이어서 그런지 가장 믿음직하네.

그래,너만큼 착한 아이도 별로 없을거야.
한국에 있을 때 미술 준비물로 두 개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하나는 새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헌 것으로 혹시나싶은 마음에 여분으로 하나 더 넣어보냈더니 나중에 다시 집으로 가져온 작품은 새 것이 아니고 헌 것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다.
새 것을 망쳐버려서 그랬느냐고 물으니 그 게 아니라 준비 안해온 친구한테 새 걸 줘서 자기는 그냥 헌 것으로 썼다했다.

어휴 .......참,바보같이...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늘 이용 당한다는 느낌.
성진이를 내가 예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적어도 현진이처럼 남한테 쉽게 이용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하지 않나싶다.
둘째라서 그런지 실속 차릴 줄도 알고 얄미운 구석도 있으니 아마 쉽게 내 것을 내놓을 아이는 아닐 것같은 생각이 든다.
너무 바보같이 내 것을 늘 내주고사니 엄마된 입장으로서는 속이 많이 상하는 게 사실이다.
겉으로야 '착한 일 했네'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다 끓어...

현진이는 늘 잘하고도 꾸중 듣는 편이고 성진이는 못하고도 칭찬 받는 편이어서 내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요즘 가끔 현진이한테 비판 받을 때가 있다.
사실 옳은 말이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둘째는 어리니까 더 큰 네가 이해하고 넘어가라는 식으로만 자꾸 덮어버리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같다.
좀 더 신중하게 판단 내려줘야할 때가 온 것같다.
부모로서의 처신에 이제 좀더 신중함을 기해야할 것같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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