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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아,내 고향 7월은.... (미국)

홍희숙 | 2003.07.22 19:06 | 조회 1310 | 공감 0 | 비공감 0

청포도가 어떻게 익어가는지는 모르겠다.
그 나무를 본 적 조차도 없으니.
가게에서 파는 연두색 파르스름한 그 껍질만 보아도 침이 저절로 조로록 굴러다니는 그 청포도가 익어가던 기억은 없지만 ,내 고향 7월은 언제나 푸르름의 절정이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어디 하나 나무 없는 곳이 없었고 그 빼곡한 나무들 사이에서는 언제나 얄미운 매미가 죽어라 악을 쓰며 내 곤한 짧은 오수를 방해했다.
바람 한 점 없이 드높기만 한 하늘에 흰 구름이 저 만치서 뭉글거리기라도 하면 이제 혹시라도 소낙비가 좀 쏟아지려나 기대해보곤 했던 무덥기만 한 내 고향 7월의 기억이다.

세인루이스의 7월도 내 기억 속의 7월과 별로 다르지 않다.
바람 한 점 없는 찌는 듯한 무더위와 상상을 초월하는 뜨거운 햇살 ,찌르르거리는 매미 소리까지.
장마가 없는 게 좀 다르고 태풍이 없다는 게 좀 차이가 난다면 날 뿐.(태풍 대신 책에서나 익힌 그 토네이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

미시시피강이 지척에 흐르고 있으니 그 무더위야 이루 말할 수가 없고 사방팔방 둘러봐도 작은 언덕배기같은 산자락 하나 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지형이 되다보니 한국서 쏟아지던 그런 장대줄기같은 소나기는 눈 씻고 찾아봐도 내려주질않는다.
어쩌다가 가끔 운좋게 비구름이 우리 하늘 위에 머무는 날이나 비가 내려줄까?

공기가 깨끗해서 그런지 햇살에 노출된 피부는 금방 새까맣게 타버린다.
여기 사는 한국인치고 피부 흰 사람을 별로 못만나봤다.
백인은 아무리 태워도 별로 표시가 안나는데에 비해 (흑인도 물론 그렇고.)황인종은 그렇지가 않은 듯하다.
검게 그을린 모습이 언뜻 촌스러움을 연상시킨다.
골프장에라도 좀 들락거리는 사람은 아예 흑인에 가까운 모습이 되고만다.

이 곳에서 들은 어느 한국인 아줌마의 귀국 후일담.
골프를 아주 많이 즐기던 이 한국인 아줌마가 몇 년만에 드디어 고향길을 올랐는데, 김포 공항에서 모처럼만에 만난 친정 식구들이 그 아줌마를 보자마자 껴안고 대성통곡을 하기에 얼떨떨한 그 아줌마, 이유를 몰라 물으니,'네가 그 미국 땅에서 얼마나 고생하면서 살았으면 얼굴이 이 모양이 되도록 다 타버렸느냐'고...
7월의 뜨거운 햇살을 두려워하지않는 골프인들의 그 용기가 새삼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미국에 와서 사는 한국인 아줌마들의 헤어 스타일은 대략적인 입국 시기의 잣대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서 유행하는 세련된 모습의 머리 모양과 그에 걸맞는 다소 짙은 듯해 보이는 화장, 그 아줌마는 거의 백발백중 미국 온 지 한 달 이내의 사람이다.
긴 생머리를 대충 둘둘 말아올려 핀으로 누르거나 고무줄로 징징 묶어 다니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촌티가 물씬 흐르는 아줌마,영락없이 최소한 이년차 정도된 사람이다.
한국서는 그래도 동네 패션의 선두 주자임을 혼자서나마 외쳐오던 세련된 아줌마들도 미국만 오면 단 몇 년 만에 이상한 촌순이 아줌마로 변모해버린다.
미국 물은 참 이상도 하지.

에어컨 없이는 단 십 분도살 수 없는 이 곳 세인루이스.
다행히 전기 값이 한국보다 싸고 누진제라는 이상한 계산법이 적용되지않는 곳이다보니 스트레스 받지않고 마음껏 틀어댈 수 있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여름이 가고나면 이제 한국 갈 날도 멀지않은 것같다.
우리 식구들 중에서 귀국일을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나다.
뭔가 중요한 할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무조건 나는 한국이 그립다.

이런 걸 향수병이라고 하던가?
어린 시절에 멋모르고 따라부르던 유행가 가사 중에 '향수를 달래려고....어쩌고'하는 노래가 있었는데 언제나 그 말 뜻이 이해가 안되어 그 노래를 부를 땐 '향수'라는 말 부분을 대충 흐릿하게 발음하면서 얼버무린 채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향수를 왜 달랜다는 거지?...하는 의문을 품은 채.
그 향수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가는 중이다.

내가 아직 불혹의 턱에 닿지도 않은 젊디젊은 청춘(?)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점점 과거의 기억과 지금의 나를 언제나 비교 대조하는 습관이 자꾸만 늘고있어 이 또한 노화의 한 징조가 아닌가 심히 의심스럽다.
내 친정 할머니께서는 연세가 아흔이 넘으셨는데도 늘 수십 년 전의 그 까마득한 기억을 하나도 안잊고 아직도 그 시절 옛날 얘길 자주 하신다.
예전에 누가 뭐라고 말했고 그래서 내가 어떻게 말했고....
내가 이제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같다.
다가올 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살아온 날에 대한 추억과 미련에 젖어드는 날이 많아지니..

이제 아이들의 여름 캠프인 서머 퀘스트도 끝났고 남편의 공부도 거의 끝났다.
앞으로 남은 방학은 한 달 여 남짓.
그 동안 계획해둔 동부 지역 여행이 내 앞을 떠억하니 버티고 기다리고 있다.
내 인생에 앞으로 미국을 몇 번이나 더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자꾸만 더 여행 욕심이 생긴다.

어려서부터 집구석에 쳐박혀있는 것보다 늘 바깥으로 나돌아다니기를 좋아한 성격 탓에 언제나 여행은 나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삶의 청량제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할 지역에 대한 공부도 대충 해두는 중이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내 발로 직접 밟아보아야만 그 의미를 진심으로 깨닫게 된다.
아마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같다.
아이들이 어려서 무리해서 많이 가지는 못할 것같지만 그래도 힘닿는 순간까지 최대한 느끼고 즐기고 돌아오고싶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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