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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분홍 장미,Bake Sale,종이 접기,Strawberry Festival (미국)

홍희숙 | 2003.05.28 08:18 | 조회 1284 | 공감 0 | 비공감 0
*미국에서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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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부터 최소한 하루에 한 가지 씩 행사가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일요일인 오늘 아침,늘어지게 늦잠을 자고나니 그 간의 피로가 좀 가시는 듯하다.


분홍 장미.
남편의 기말 고사 마지막 과목 시험이 있던 목요일은 나의 서른 몇 번 째 생일이었다.
나이가 든다는 게 겁도 나고 짜증도 나는 일이지만 그래도 생일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기다려지는 하루인 만큼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결혼 후 이제껏 늘 내 생일이 지난 후의 한 달은 우리 부부의 냉전 기간이었다.
생일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다른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싶다.
남편은 누구에게나 있는, 그저 그렇고그런 하루가 생일이 아닌가 하는 관점이고, 나는 최소한 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하루가 생일이 아닌가 하는 것이고.

내가 가진 소망은 남편한테서 깜짝 놀란 만한 선물이나 근사한 외식같은 게 아니다.
그런 걸 바랄 만한 시간적,경제적 여건도 안되겠거니와 그런 걸 바랄 만큼 내가 이룩해놓은 업적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최소한 내 생일을 혼자의 힘으로 기억해준다는 것,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늘상 내 생일이 우리 부부 싸움의 주요 요인이라는 걸 알고있는 내 동생들이 최근에 와서는 늘 남편한테 미리 귀뜀을 해주곤 해서 위기를 그럭저럭 넘겨가고 있는데 ,사실 그 렇게 해서 억지로 기억해주는 내 생일이 난 별로 달갑지않다.
남편 혼자 스스로의 힘으로 기억해달라는 내 원래의 순수한 취지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여서이다.

나이가 드니 내가 그 동안 꼭 잡고있던 것들을 하나 씩 포기하는 게 늘어난다.
이젠 내 생일에 대한 집착도 저절로 포기가 된다.
욕심을 부려보았자 늘 돌아오는 건 상처 밖에 없었다는 깨달음에서이기도 한 것같고.

이번 생일은 그래서 예전처럼 강한 기대나 집착도 많이 접어졌고, 또 지금 형편에 내 생일 따위를 기대한다는 게 너무 우스운 일이어서 그냥 대충 마음 속으로 많이 포기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마지막 시험을 하루 앞둔 바쁘고도 중요한 날 수요일 저녁에 아이들과 가게에 가서 커다란 케익과 노오란 국화 화분 하나를 사들고 들어왔다.

"Surprise!"를 외치는 성진이의 뒤에 서서 남편은 느닷없이 내 생일이 이미 지나가버려서 미안하다며 운을 뗐다.
며칠 전부터 기억하려고 신경썼는데 ...어쩌고 하면서.
이 게 무슨 소리야? 내 생일은 내일인데?

달력에 현진이가 mom's birthday 라고 적어두기까지 했는데도 그 걸 못읽고 음력으로 다시 계산하더니,벌써 지나가버렸다는 것이었다.
내 생일을 정확하게 못맞춘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 가지였지만 그래도 기억하려는 그 정성에 감탄하여 용서해주기로 했다.

케익은 가게에서 제일 큰 걸로 샀단다.
돈이 아까웠고 다 못먹고 버릴 게 뻔해 한 소리 하려고 하다가 참았다.
축하하려는 마음의 크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꽃을 사들고 들어오는 순간,아깝게 웬 꽃....하다가 입을 닫았다.
이 동네 꽃 값 비싼 건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 비싼 꽃을 사오다니 차라리 현금을 줄 것이지 하는 마음이 앞섰지만 그 말도 참았다.
돈은 아깝지만 지금 그 소리하다간 앞으로 평생 꽃 한 송이 선물 못받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왕 사는 꽃이라면 누리끼리한 국화보다는 나의 이미지에 가장 걸맞는 분홍 장미가 어땠을까?
(우웩거리는 소리가 벌써 들린다.)

생일날 낮에 동네 아줌마들 불러 억지로 케익 한 접시 씩 먹이고 손에손에 한 봉지 씩 싸다안겨주고 나니 마음이 좀 홀가분해졌다.
이 동네 케익은 왜이리 달까?
역시 케익은 한국 것이 최고지.
피자도 두 판 배달시켜 동네 아줌마들이랑 나의 생일을 두 배로 즐겼다.

Bake Sale.
현진이네 반에서 지난 주부터 계속해서 안내문이 배달되어지기를,
rain forest 를 save 하기 위한 donation 을 할 것인데 목,금요일 양일간 점심 시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빵을 팔아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 날 팔 빵을 각 가정에서 가져오라는 것인데 반드시 포장이 뜯겨지지않은 ,가게에서 산 빵만을 준비해서 보내라는 것이었다.
안전에 대한 문제 때문이 아닌가싶었다.

나는 가게에서 3 불 정도의 빵 하나를 사다보냈는데 다른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갯수가 네다섯 개인데다 질적으로도 비싸서 평소 잘 못사먹던 그런 것들이 대다수였다하니, 마음에 좀 찔리긴 했지만 그래도 내 형편에 맞춰 기부하는 게 진정한 의미의 기부가 아닌가하고 마음을 정리하니 한결 편했다.
가랭이 찢어지는 꼴 안 겪으려면 아끼고 사는 수 밖에.....

베이크 세일하는 날 아이들 손에 50 센트 씩 쥐어져 보냈더니, 그 날 오후 사먹으라는 빵은 안 사먹고 알록달록한 사탕같은 불량스러워보이는 과자들만 몇 개 씩 손에손에 쥐고 서로 내가 더 맛있는 것 샀다면서 우겨가며 먹어대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굉장히 식품 안전에 민감한 듯하면서도 저런 색소에 둔한 것보면 참 이해가 안간다.
아무리 몸에 안전하다고는 한다지만 그래도 아이들 자주 먹는 과자에 저런 것 쓰고싶을까?
천연의 색소가 아닌 건 확실한 일인데...
나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나 저런 것 먹었을까?우리 나라에는 저런 색소 식품은 잘 없는데...

열대 우림이 보호되어지는 만큼 우리 두 아이들 건강은 그 만큼 더 상해지는 것같다.
앞으로 저런 과자 사먹으면 절대 용서 안한다고 엄포는 놓았지만 제대로 될 리가 있을까?
나 안보는 데서 돌아서서 몰래 먹고 있겠지.


Origami
지난 월요일 성진이 반에 이어 이번 금요일에는 현진이 반에 종이 접기 강사로 초빙되어 그 멋진 접는 솜씨를 만천하에 다시금 과시하게 되었다.

두 번 째가 되다보니 여러 모로 요령도 생기고 해서 이번에는 훨씬 쉽게 지도할 수 있었다.
현진이가 내 옆에서 통역을 해주었고 담임 선생님이 내 접는 모양을 보고 말로 계속 설명해주고 하니 영어 쓸 일도 거의 없이 훨씬 더 쉽게 수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지난 번처럼 팔찌,종이 컵,배,비행기,핸드백 거기에 동서남북,저고리,바지,카메라까지.
아이들의 감탄과 고마움은 성진이 반에서처럼 다 똑같았다.
내가 접어간 종이학을 몹시도 배우고싶어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고 접어낼 재간도 모두 없어보이고해서 그만 두었다.

그 대신 학교에 비치되어진 두루마리 색종이를 1미터 정도 부욱 찢어 연두색의 커다란 종이학을 접어주었더니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꼬리에 실을 묶어 실링팬처럼 매달아둘 것이라했다.
나 태어나서 그렇게 큰 종이학은 또 처음 접어보네.
안드레아 말이 그 학을 접는데 5불 들었다했다.
그 놈 참,머리 어지간히 잘도 썼군.


Strawberry Festival
토요일에는 이 학교의 중요한 연례 행사인 Strawberry Festival 이 아침 9시부터 열렸다.
며칠 전에 학부모회인 PTO 에서 전화가 오길 이날 발런티어 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있었는데 거의 통고나 다름없는 전화였다.
워낙 봉사를 안하니 그런가싶어 열 일 제쳐두고 가기로 약속을 한 바 있었다.

행사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다.
제각각 자기 집에서 멋지게 꾸며서 끌고나온 자전거 퍼레이드가 있었다는데 나는 늦게 가는 바람에 보질 못했지만,주변에 세워진 자전거들을 보니 알 만했다.
화려한 색깔의 천이나 장식물을 주렁주렁 달고 예쁘게 꾸민 자전거들이 자전거 세우는 곳에 진열되어 있었다.

Strawberry Festival 이라하기에 딸기를 엄청 많이 먹는 행사인가보다 했더니 딸기는 운동장 한 쪽 구석 그늘에 조금 있고 대부분의 운동장은 수많은 놀이 시설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지난 번 카니발의 축소판 쯤으로 보여졌다.
딸기는 학교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팔고 있었는데 원래 이 행사가 학교 주관의 행사가 아니라 학부모회 주관의 행사이고 보면 아마도 선생님들도 자원 봉사하시는 중이 아닌가 싶었다.

시간대별로 각 학년의 게임이 열렸다.
성진이는 두 팀으로 나뉘어진 아이들이 한 줄로 개구리처럼 엎드려서 차례로 앞의 친구 등을 타넘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서 먼저 목표물에 닿는 게임이었는데 이름이 Leap Frog 이라던가?
성진이 편이 이겨서 조그마한 상장도 받고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현진이는 안드레아와 둘이서 게임에도 참가하고 먹거리도 사먹고 온 운동장 여기저기 활보하며 즐겁게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햇살이 굉장히 따가웠고 하늘도 맑아 물오른 신록에 힘을 보태는 5월이 과연 계절의 여왕임을 새삼 실감케 해주는 날씨였다.

내가 발런티어할 시간은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티켓 판매가 내 일이었다.
나의 무엇을 믿고 돈 통을 맡기려는지...

티켓 판매대는 가장 햇살이 야무지게 내리쬐고 있는 운동장 입구 구석이었다.
내가 다가가서 이 일을 맡은 사람이라 하니 내 어설픈 영어는 조금도 문제가 안되었고 서로 자기 일을 나한테 떠넘기려고 야단이었다.
가장 쉬운 일을 하겠다하니 바깥 쪽에서 티켓을 열 장 단위로 찢던 사람이 이 일이 가장 쉬울 거라며 나를 자기 자리에 대신 앉혀놓고는 줄행랑 쳐버렸다.
여기 사람도 자원 봉사 하기싫어하는 건 마찬 가지였다.

내가 애초에 맡은 건 티켓을 열 장 단위로 찢어두는 것이었지만 손님이 몰리니 자연스레 내 어설픈 영어로 판매까지 겸해지게 되었다.
대충 눈치껏 주는 돈 만큼 파는 일이야 어려울 것 없었는데 ,큰 돈 주면서 항목을 이것저것 나눠서 달라할 땐 속수무책이어서 옆 아줌마한테 떠넘기곤 했다.

한가해지면서 옆의 아줌마들이 나한테 할 만하냐고 물으니 ,지금 대단한 영어 공부하는 중이라고 엄살을 떨었더니 한 아줌마가 영어 공부의 가장 좋은 방법은 마켓에 가서 직접 부딪쳐가며 하는 것이라며 오늘 좋은 공부하는 셈치라며 나의 오늘 일에 의미를 더해주었다.
그럴 것도 같다.
이만한 실전 영어가 또 어디있어?

나는 기미가 더해질까싶어 오기 전에 썬크림에 모자까지 꽉 눌러쓰고 고개를 최대한 팍 숙이고 앉아있었지만 여기 사람들은 오히려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기미가 다닥다닥 붙은 사람들 조차도 그러고 있는 걸 보니 참 이해가 안되었다.
기미가 전혀 문제로 안보이는가보다.

발런티어를 하고나니 힘은 들었어도 아이들 학교에 내 몫은 했다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한국 엄마들은 발런티어를 하고싶어도 부족한 영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과감히 참여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나처럼 전화받고 억지로 끌려와서 참여하는 경우가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하는 한국 엄마는 그다지 많지가 않다.

해보고나니 별로 어렵지도 않고 뭔가 성취감도 느껴지는 게 기분이 개운했다.
내친 김에,다음엔 무슨 발런티어 해볼까?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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