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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The Commencement Day (미국)

홍희숙 | 2003.05.28 08:21 | 조회 1048 | 공감 0 | 비공감 0
*미국에서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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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졸업식이다.
날씨도 화창했고 바람도 알맞게 살랑거려 오랜만의 외출을 들뜨게 했다.
아빠의 졸업식인 만큼 아이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의 기회가 될 것같아 아침에 학교를 보냈다가 11시 쯤에 다시 집으로 데리고왔다.
짧은 시간인데 아예 안보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가는 게 여러 모로 나을 것같아 수고스럽지만 보냈다.

졸업 가운과 모자,그리고 후드는 약 한 달여 전에 사서 며칠 전에 다리미로 다려 깨끗이 손질해두었고 아이들에게 입힐 옷도 미리 선별하여 손질해두었다.
현진이는 작년 겨울에 백화점에서 산 자주색 쓰리피스가 한 벌 있어서 다행이었고 ,성진이는 지난 3월 말 무렵에 겨울 상품 마지막 세일할 때 산 분홍색 공단 드레스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정진이도 돌 선물로 받은 예쁜 드레스가 몇 개나 있어 선택의 고민이 문제였지만 내가 입고갈 마땅한 옷이 없어 사실 좀 고민했었다.
한국서 올 때 내 옷은 여기서 대충 입고 버릴 심산으로 대부분 낡고 오래된 생활복 밖에 안가져왔기 때문에 오늘처럼 공식적인 장소에서 입을 옷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참에 옷이라도 한 벌 장만해볼까 생각하여 며칠 전부터 백화점에 들러볼 생각도 했었지만 급히 사는 옷이라 맘에 들기가 쉽지않을 것같았고 또 세일 기간도 아니어서 보나마나 몇 백불 씩할 게 뻔해보여서 차일피일 미루다 때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고민하다가 지난 가을에 여름 상품 세일하는 동안에 15불 정도에 산 오렌지색 마직 원피스에 살색 니트 가디건으로 낙점을 하고 잘 손질해서 걸어두었다.

졸업식은 낮 12시 반부터 시작된다 했다.
남편부터 정진이까지 한꺼번에 옷 입고 머리 정리하려하니 시간이 넉넉치는 않았다.
게다가 카메라,필름,정진이 우유,간식,물,여벌의 옷...
이렇게 수북이 짐까지 싸서 가려하니 억지로 시간에 대어 도착한 꼴이었다.

학교는 굉장한 축제 분위기로 들떠있어 보였다.
하늘에는 졸업을 축하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경비행기에 매달려 캠퍼스 상공을 배회하고 있었고 ,운동장 곳곳에는 커다란 하얀 포장들이 빼곡하니 쳐져있어서 마치 한국의 가을 운동회를 연상시켜 주었다.
졸업 축하 피로연이 아마도 거기서 열리려는 모양이었다.

졸업식장은 각 단대별로 시간과 장소가 조금씩 다른 듯했다.
남편의 단과 대학 졸업식장은 주차장에서 한참 걸어서 건물을 몇 개나 지나고 운동장도 몇 개나 지난 후에 나타났다.

현진이는 안신던 구두라서 발에 잘안맞았던지 조금 가다가는 이내 발가락이 아프다고 징징거렸다.
생각 같아서는 맨 발로 걷게 하고싶었지만 괜히 주위의 시선도 고려되고 스타일도 구길 것같은 생각에 끝까지 신을 것을 강요했었는데 ,한참 가다보니 맨발의 청춘들도 제법 보여서 마음대로 하라 했더니 좋아라 구두를 벗어서 내게 바로 건네주었다.
내 손이 아무래도 쓰레기통이나 짐수레 쯤으로 보이는 것같다.

졸업식장으로 선택된 그 곳은 야외 음악당같았다.
넓고 평탄한 잔디밭에 무대가 있었고 그 잔디밭 한가운데에는 느티나무같은 큰 나무가 한그루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곳이었다.
접는 나무 의자들이 빽빽하게 줄을 맞춰 배열되어 있었고 어디에 앉아야 오늘 하루가 편할까 잔머리를 수차례 굴려보았지만 답을 못내리다가, 좀 멀리 있기는 했지만 유모차를 끌기에도 편하고 그늘도 하루 종일 보장되는 가까운 건물의 1층 뜨락을 장소로 잡았다.

그 장소를 잡은 것은 우리의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무 그늘 밑은 햇빛도 이동할 뿐만 아니라 드나들기에도 불편했고 그늘이 없는 곳은 따가운 햇살이 장난이 아니어서 고생했고 또 무대와도 너무 멀어 까치발을 해야만 볼 정도였는데 우리는 그런저런 고민없이 행사 시간 내내 아주 편하게 잘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다되어가니 결혼식할 때 신랑신부가 입장하듯이 행사장의 저 쪽 먼 한 구석에서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두 줄로 주욱 열을 지어 모여 있더니, 시작을 알리는 관악 연주 음악에 맞춰 학장님부터 차례로 행사장으로 입장을 했는데 그렇게 멋있을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다.
학장님은 검정색 빵떡 모자같은 걸 쓰고서 맨 앞에서 길을 열며 전진했는데 '아,이런 게 전통같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교는 짧은 미국 역사에 비해 역사가 긴 편이었다.
올해가 141회 졸업식이라 하니...

교수님들은 입장하여 단상 위로 올라가 앉고 졸업생들은 무대 아래 준비된 의자에 차례로 앉았다.
남편은 맨 뒷줄 끝 쯤으로 자리가 정해졌다.
졸업장을 거의 맨 나중에 받겠구나....

행사의 순서는 우리 나라와 별 차이가 없었다.'
학장님의 졸업사,여러 교수님들의 축사....졸업생 대표의 답사(재학생의 송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그리고 나중에는 국가같은 노래도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서 한 곡조 부르고,그러더니 한 명 씩 이름을 불러주면서 후드를 걸쳐주고 악수하면서 졸업장도 받고.

나중에 알았지만 졸업장 속에는 졸업장이 없었다.
겉껍질만 거기서 받고 진짜 졸업장은 후에 우편으로 배달해준다고 했다.
어쩐지...그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차례로 열을 지워 이름이 안바뀌게 준비했을까 생각했더니...

여기 사람들의 졸업식이 우리와 좀 다른 게 있다면 그 것은 바로 분위기.
우리 나라는 좀 엄숙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모든 행사가 치뤄지는 것임에 반해 여기는 안그랬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반드시 첫 말을 죠우크로 시작했다.
내용이 뭔지는 못알아 들었지만 다들 까르르 웃었고 그 화기애애한 웃음 속에서 연설이 시작된다는 게 많이 달랐고,졸업생들의 이름이 하나씩 불려지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큰 소리로 와아...거리면서 분위기를 들뜨게 하고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우리 나라같았으면 식장에서 쫓겨날 사람들도 많을 것같았다.

우리처럼 세계 곳곳에서 유학 온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세계 여러 나라의 진짜 민속 의상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아들 딸을 비싼 돈 들여 미국까지 유학시켰으니 그 졸업식이 얼마나 감개무량했을까!
일본의 기모노가 우아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주는 옷임을 그 날에야 처음 알았고 ,나이지리아의 민속 의상이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그렇게나 화려하다못해 현란한 줄을 그 때서야 처음 알았다.
사진이나 좀 찍어둘 것을... 하는 후회가 든다.

졸업식이 시작된 지 거의 두 시간이 훨씬 지난 후에야 겨우 남편이 무대로 올라가는 순서를 맞게되었다.
기다렸다가 사진도 몇 장 간간이 찍어 주었다.
남편이 사진 찍히기를 그렇게나 좋아하는 사람인 줄 그 전엔 별로 몰랐다.(원숭이가 특히 사진 찍히기를 좋아한댔지?)
그 날 보니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단 한 번도 마다하는 법이 없었다.

내가 사진 찍느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동안 현진이가 두 아이들을 챙겨대느라 그 날 참 고생을 많이 했다.
믿음직한 구석이 많은 첫째 딸이다.
정진이가 잠에서 깨어 일어나 칭얼거리자 우유도 먹이고 유모차도 끌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먼 발치에서도 자주 목격이 되었다.
반면,성진이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분위기였다.
공주같은 옷을 입었으면 품행도 공주여야 되는데 아무데나 풀썩 주저앉아 벌레나 잡고 있었으니 현진이가 보기에 얼마나 속이 탔을까...

드디어 졸업식이 끝났고 만나는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하면서 리셉션 장소로 걸어갔다.
지난 번에 우리 집에 잠시 놀러온 대만인 처녀 총각은 곧 결혼하는 사이가 된 것같아 보기가 참 좋았다.
같이 사진도 여러 장 찍었는데 언제 전해주지?

온종일 땡볕에 노출된 사람들이라서 많이 피곤해보였다.
차려진 음식을 배가 부르도록 실컷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동창회에서 학교 마크가 박힌 모자를 나눠주고 있었는데 ,오며가며 하나 씩 받아 네개나 챙겼다.
많이 받았다고 자랑했더니 다른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많이 챙겼다 했다.
내가 졌소이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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