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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식물원 방문,삶의 가치와 신데렐라 그리고 봄 방학 (미국)

홍희숙 | 2003.04.07 16:22 | 조회 1172 | 공감 0 | 비공감 0
* 미국에서의 칼럼입니다.
------------------------------------------

토요일 오전 9시.
구몬 센터에 가있어야할 시간에 겨우 눈을 떴다.
어제는 너무 몸이 으슬거려 저녁 설거지도 못한 채 잠자리에 들어야했는데 ,부엌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잠을 깨게된 것이다.
남편이 어젯밤 남긴 설거지를 하느라 부스럭거리는 중이었다.

현진이는 벌써 언제 일어났는지 옷 갈아입고 머리까지 단정히 빗은 채로 놀고 있었다.
구몬에 가야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엄마가 곤히 잠들어있어 차마 깨우지도 못했던 것같다.
아침 늦잠이라도 좀 자서 그런지 몸이 훨씬 나은 기분이었다.

부랴부랴 국 데우고 어젯밤에 먹다남긴 찬 밥 꺼내 대충 남편과 현진이를 아침 먹이던 중에 전화가 왔다.
이웃 집 한국인 아줌마.
식물원에 같이 갈래요?를 묻는 전화였다.
가까이에 있는 좋은 장소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늘 뭐하느라 바빴는지 아직 한 번도 못가본 곳이다.

그렇잖아도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식물원 가자는 말도 몇 번 했었고 레즐리도 며칠 전부터 요즘 식물원이 너무 아름답다고 나랑 같이 한 번 가보자고 이야기했었고 또 현진이 숙제도 거기서 해결해야할 게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거기를 방문하게 되었다.


남편과 현진이가 구몬에 간 사이,나는 남은 두 아이 챙기고 도시락 준비하고 화장하고 ...
매표소에 도착하니 11시 50분이 거의 다되어가고 있었다.
안심.

정식 이름은 미쥬리 버테니컬 가든.
수요일과 토요일 오전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
12시 이전까지 매표소에 도착하도록 맞추느라 무진장 애써야 했다.


식물원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컸다.
내가 본 식물원 중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곳이 제주도의 여미지 식물원인데,거기보다 규모나 가짓수 면에서 이 곳이 훨씬 크고 다양했으며 교육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두었다는 게 굳이 차이라면 차이랄 수 있는 것같다.

식물원이 대개 그렇듯이 열대 우림의 식생에 가장 중점을 두고 배치하였는데 아주 키 큰 식물부터 아주 작은 잡초자락까지 워낙 다양하고 섬세해서 일일이 구경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커피 나무랑 카레 나무,바나나 나무 정도만 조금 기억에 남는다.
다른 것들은 이름 읽기도 쉽지않았고 또 워낙 많으니 웬만한 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풍경 좋은 곳에서 사진까지 찍어대자니 진도가 마음 먹은대로 쉽게 척척 잘 나가주지가 않았다.
1시에 남편과 죠안 할머니의 미팅이 약속되어 있어 그 시간에 맞추자면 여기서 웬간히 서둘지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마음은 계속 바빴다.

안내 책자를 들고 거의 수박 겉만 핥아대며 슥슥 지나갔다.
열대 식물원,학습과 연결시키는 학습원,영국 정원(정말 스산하고 음침해보였다.썰렁한 게 꼭 비밀의 화원이라도 거기 어딘가에 있을 것같은 분위기였다.)을 차례로 지나고 드디어 가장 볼 게 많다는 일본 정원에 다다랐다.

일본인을 마주대한 느낌이었다.
그린 듯한 연못에는 섬이 하나 떠 있고 그리로 들어가는 나무로 만든 구름 다리 하나.
제주도의 천제연인가 천지연인가 하는 곳에 있는 선녀상 다리의 축소판같았다.

깔끔하면서도 단정한,정갈함 그 자체.
정원이 그 들의 인간성과 닮았고 음식과도 닮아 있었다.
잔디밭 둘레에는 하얀 자갈들, 그리고 군데군데에 굵은 바윗돌 한두 개.
많지도 않다. 꼭 그렇게 .
손질되어 깎여진 키 작은 소나무와 가장 바깥을 장식하며 늘어서 있는 벗나무가 가장 일본스러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말 이해하기가 쉽지않은 나라다.
'국화와 칼'
그들을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수식어가 바로 그 것이라고 말한 유명한 여류 인류학자의 말이 기억 난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나는 아직 한 번도 일본인한테서 나쁜 인상을 받은 기억이 없다.
다들 나랑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모여 단체가 되었을 때 그 들은 이상한 모습으로 변질되는 것같다.
연구 대상인 족속인 것임에는 분명하다.

연못에는 통통하게 살진 비단 잉어와 청둥 오리들이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느라 서로 아귀다툼 해가며 다리 주변에 몰려와서 와글거리고 있었다.
저기에 사람이 빠지면 뼈도 못추리겠다싶어 무서워 얼른 지나왔다.
우리 두 딸들은 먹이 못던져줘서 못내 아쉬워했다.
돈이 썩었냐? 걔네들 사다먹일 돈있게?

일본 정원을 지나 돌아나오는 길에는 중국 정원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바빠 겉모습만 슬쩍 살펴보고는 그냥 지나쳐갔다.
새장 하나가 인상적이었다.
조롱박에 새가 드나들 구멍을 뚫고 열댓 개를 가로등처럼 조롱조롱 매달아 두었는데 그 것도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같았다.

배고프다는 아이들 달래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야 겨우 허기를 면하게 해주었는데, 성진이는 오늘 식물원간 게 아니라 거의 동물원 다녀온 것같았다.
열대 식물원에 있던 온갖 화려한 색깔의 개구리와 벌레들,나비, 잉어 그리고 조각물로 장식해둔 가축같은 동물들.
그런 것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다.

현진이는 얼마 전에 학교에서 배운 열대 지방의 식생을 확인할 수 있어 좋은 공부가 된 것같다.
이 곳의 학교는 교과 내용이나 과정이 한국과 많이 차이가 난다.

1학년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배우는 단원이 영어도 아니고 수학도 아닌,'지리'다.
사막부터 배운다.
사막의 모습,분포,발생 원인,살아가는 모습,동물,사막을 배경으로한 책 읽기,환경 오염과 사막의 확대....
내가 거의 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며 그보다 더 깊은 내용도 많았다.
사막을 배우면서 초원을 배우고 열대 지방을 배워 나간다.

단순히 미국 내의 지리를 배우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배운다.
그래서 늘 학교에서 가져오는 인쇄물은 거의 세계 지도가 많다.
어려서부터 세계적인 안목을 키우자는 것인지...

우리 나라는 세계 지도에서 살펴보면 아주 작고도 미미한 나라에 속한다.
그 작은 나라가 또 둘로 나뉘어져 있다.

지구의를 돌리면서 우리 두 아이들,대한민국 땅이 왜 이렇게 작아요?묻는다.
나도 모르지.
엄마 키가 왜 그렇게 작은 지 그 것도 모르는데 하물며 우리 나라 땅 작은 것까지 이 엄마가 어떻게 알까?

오전에 다리품 좀 팔았다고 식구 모두가 집에서 푹 퍼져 있다가 저녁 시간이 다되어 장보러 나갔다.
우리가 주말에 늘 가는 코스는,한국 식료품점과 샘스클럽.
한국 가게는 어제 이미 다녀왔기 때문에 오늘은 샘스에만 들리게 되었다.
지난 번에 맡긴 사진도 찾고 과일,고기,우유,계란 등등의 먹거리들을 차례로 쭉 샀다.

면봉을 사고 계산대 쪽으로 걸어나오려는데 갑자기 성진이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내게 먼저 한 수를 던져왔다.
"엄마,돈보다도 더 중요한 게 사람 살아가는 것이잖아요.그렇죠?"
아니 ,이 게 무슨 말인가싶어 깜짝 놀라 되물으니,돈보다도 더 중요한 게 신데렐라 비디오 보는 게 아닐까요? 돈보다도 사람 생활이 좋아야 하지않을까요?...
내가 기절할 뻔했다.

누가 그런 말하더냐고 물어보았다.
그냥 혼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누가 들었으면 계모가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었고, 예닐곱살 된 아이의 입에서 삶의 질에 대한 가치 기준이 논해지고 있었으니 놀라 기절했을 것이다.

한두 달 전에 새로 나온 신데렐라 2 비디오에 성진이가 무척 관심이 많다는 것은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아예 사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던 터였다.
사달라는 소리를 이미 안해본 것도 아니고, 또 해봤자 아예 손톱도 안들어갈 것이라고 생각되어져서 쇼핑하는 동안 내내 그 생각에만 몰두해서 그 비디오를 사지않으면 안될 아주 절박하고도 당연한 이론을 나름대로 만들어낸 것같았다.

남편에게 그 말을 전해줬더니 당장 사주자한다.
얼마나 사고싶었으면 그런 생각을 다했을까 하면서...

둘이 기뻐서 난리였다.
저렇게나 좋을까?
돈 17불에 온갖 감사 인사 다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만사를 다 걷어두고 비디오부터 틀어댄다.
모른 척 그냥 두었다.
착한 엄마가 잠시 되어주기로 했다.
언뜻 보니 화면이 아주 고와보였다.디즈니 만화가 다 그렇지 뭐.
행복해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싫지는 않았다.

아이들 봄방학이다.
모두들 여행가는 분위기같다.
샬럿은 외할머니가 계시는 로스엔젤레스로 벌써 출발을 했고 안드레아네 가족은 멕시코로 갈 것이라 했다.

지난 주 목요일 오후,
안드레아와 저어미가 우리 집에 같이 와서 잠시 놀다 갔었는데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 된 듯해서 아주 좋았다.
그 날 멕시코 이야기도 나왔고 사소한 집안 내력도 나왔다.
안드레아의 외조부는 러시아에서 쿠바행 배에 밀항해서 운 좋게도 이 곳 미국까지 들어온 사람이라 했다.
역사책 읽는 기분이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있을 수 있는 것이었구나...

여기 아이들,종이 접기라면 너무 좋아한다.
지난 번 에마,알리슨도 그랬다.
내가 종이학을 접어주니 보물 상자 들고가듯 자기 집으로 가져갔다.

한국과 같은 색종이를 아직 가게에서 본 기억이 없다.
그러니 종이접기를 못할 수 밖에.
바지,저고리,배,비행기,카메라, 동서남북...이런 다양한 것들을 우리 아이들이 척척 접어내니 그 집 두 아이들이 감탄을 했다.

저어미는 성진이가 미술에 굉장히 뛰어나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나도 너는 굉장한 축구 선수가 될 것같다고 이야기해줬더니 자기는 지질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 했다.
아주 구체적이고도 특별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성진이는 무조건 화가 선생님이 꿈이다.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열심히 빈 종이만 보면 그림을 그려댄다.
그리고는 꼭꼭 접어 내게 선물로 준다.
만일 그 게 쓰레기 통에서 발견되는 날엔 나는 입이 열 개라도 별로 할 말이 없다.
아니, 그 게 왜 거기 들어가 있지? 이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봄 방학을 세 딸들과 집구석에 콕 쳐박혀 즐겁고도 보람차게 한 번 보내봐야지.얼마나 잘 보내지는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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