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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Taste of the world (미국)

홍희숙 | 2003.04.21 10:55 | 조회 999 | 공감 0 | 비공감 0
*1년 전 미국에서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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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감기 때문에 연기 되었던 '세계의 맛'행사가 드디어 오늘 열렸다.
이 동네 한국인끼리는 사전에 서로 메뉴를 조절했기 때문에 겹치지않게 아주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나는 '전'을 준비했다.
꼬치와 찌짐 두 종류로 나누어 준비했는데,꼬치 재료도 다시 둘로 나누어, 쇠고기와 새우 그렇게 종류를 세분해서 준비했다.
여긴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인 만큼 가리는 음식도 많고해서였다.

쇠고기에 당파(옥파,실파 여러 이름으로 불리더군요.여기서는 green onion),맛살,파프리카(한국서는 피망,여기서도 여러 이름이 있더군요. bell pepper,혹은 ,green pepper,red pepper,yellow pepper 처럼 색깔에 따라 구분도 하고.).
새우 꼬치에는 쇠고기 대신 새우를 반으로 길게 잘라 꼬치에 끼워 여러 가지의 채소와 함께 색색깔로 모양에 신경써서 마른 밀가루,부침 가루 반죽 이런 순서로 해서 팬에 구웠다.

그리고 찌짐은, 새우를 다지고 위의 각종 채소에 호박 하나를 더 추가해서 양파링,피망링을 만든 다음 마른 밀가루 묻혀서 그 안에 반죽을 떠넣고 팬에 구웠다.
모양틀에 반죽을 떠넣으니 모양새도 반듯하고 맛도 제법 괜찮았다.

테이블 세팅 시간은 오후 5시 30분,식사 시간은 6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더운 날씨에 정진이 데리고 식료품점에 유모차 끌고 가서 준비 덜 된 재료들을 산 후, 아이들 학교로 가서 두 아이들 데리고 집으로 와서 요리하자니 시간이 빠듯했다.
물론 기본적 준비야 미리 다 끝낸 상태였지만 ,양념한 쇠고기나 새우를 채소와 함께 꼬치에 끼우는 일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했다.

겨우 한 접시 가득 양을 채우고 나서는 큰 접시에 호일 깔아 두 아이들 데리고 바로 학교로 튀어 나갔다.
정진이는 잠자고 있던 중이라 나중에 깨면 남편이 정진이를 데리고 오기로 했다.

학교로 들어가니 전채와 main dish,후식 그렇게 세 종류로 분류해서 책상을 배열한 게 눈에 띄었다.
'전'이 어디에 속할까를 고민하다가 가장 한국인이 많이 모인 쪽으로 가자고 찍었다.
그 곳은 main dish corner.

미리 도착한 양념 치킨,잡채,불고기,김밥,김치 .
그 옆에 '전'도 한 자리 차지하게 되었다.

카페테리아에 배열된 후식 코너에서는, 수정과와 경단을 만들어 준비한 아줌마도 있었지만 난 그 음식들을 구경도 못해봤다.
장소가 조금 옆이라 거기 갈 짬을 못내서였다.

우리가 위치한 곳은 학교의 강당인 gym.
주로 중요한 학교 행사는 거기서 다 열린다.
그 너른 짐에는 ㄷ자로 음식을 판매할 책상들을 배열해 두었고,그 ㄷ자의 안 쪽에는 앉아서 먹을 테이블이 빼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거기서 음식을 사먹는 방법은 ,입구에서 학부모회인 PTO 임원들이 파는 티켓을 한 장에 50 센트식 주고 사서 비치된 1회용 접시와 포크류 등을 들고 각자 먹고싶은 코너에 가서 음식과 티켓을 맞교환하면 되는 것이다.

이 행사는 전적으로 학부모회에서 추진하는 것이었으며 수익금은 학교 재정으로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내 아이들 다니는 학교도 키워주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시간이 다 되어 4,5학년 아이들로 구성된 합창단들과 특별 초대된 두 흑인 남녀로 구성된 재즈 가수의 노래 공연이 잠시 있었는데,
왜 사람들이 재즈에 빠지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거기에 온 가수야 물론 전문적인 유명한 가수가 아닐텐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듣기에 좋고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지....
라이브가 주는 그 신선함에다 함께 부르고 공감하는 들뜬 분위기가 합세해서 학교 그 작은 공연장은 내 마음을 온통 즐거운 음악의 세계로 이끌어주기에 충분했다.

몇 번의 환호와 앵콜 요청으로 공연은 계속 이어졌고 무대 아래의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가되어 율동에 맞춰 몸을 흔들며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한국인들만 빼고.
바삐 사는 탓에 모처럼만에 만난 안면들이니(주로 아빠들) 얼마나 반가웠을까..
모여서 서로 웃고 인사 나누느라 음악이 언제 있었는지 언제 끝났는지 잘 알지 못했다.
내가 대표로 들어주었으니 됐지 뭐.

성진이는 한복을 입겠다고 성화여서 음식 배열대 뒤로 돌아서서 한복으로 갈아입히고 화관(쪽두리라고 해야하나?)까지 씌워주었다.
꽃분홍 기본색에 각종 현란한 무늬들이 여기저기 그려진 한복인데, 화관을 씌워주어서 그랬는지 보는 이마다 한 마디 씩 토를 달았다.
어느 나라 옷이냐.너무 예쁘다.사진 좀 찍어도 되느냐...

성진이는 자기가 그렇게나 인기 있을 줄 예상치못하고 있었다가 그런 융숭한 대접을 받게되니 들뜬 마음에 음식은 안 찾아먹고 혼자서 여기저기 자랑하러 다니느라 아이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연예인이 왜 되는지 알 만도 했다.

드디어 식사 시간.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이 와르르 한꺼번에 와서 이 것 달라 저 것 달라 해대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샬럿 엄마인 레즐리,성진이 친구 져어미,레이첼 엄마인 수잔....모두들 와서 내 요리를 하나 씩 사먹었다.

나는 20불 어치 티켓을 사서 현진이한테 5불,성진이 3불,그리고 내가 초대한 잘 아는 한국인 대학생 5불,나머지는 나와 남편용으로 ,이렇게 배분했는데 현진이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잘도 사먹어대는 것같았는데 성진이는 아예 먹는데에는 관심없는 아이였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대니 그 시원하던 짐이 마구마구 열기 속에 휩싸이기 시작해서 모두들 너무 더운 나머지 음식을 챙겨서 바깥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내 음식은 제일 빨리 팔렸기 때문에(덩어리가 크니까...맛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음.) 티켓을 들고 여기저기 남의 나라 음식 헌팅에 들어갔는데...
정말 먹을 것 하나도 없더라.

인도 음식은 먹기가 겁나보였고
중국과 일본 동네는 워낙 인파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내 엉덩이 들이밀 공간도 없어보여 일찌감치 포기했고
져어미 엄마가 만들어서 파는 쿠바 음식(브렌다 훼이의 아버지가 러시아에서 쿠바로 건너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온 사람임)을 하나 사긴 샀는데 먹어보니 ,정말 아니었다.

닭고기를 길다란 쌀과 함께 요리한 것이었는데 색깔은 아주 샛노란 전통적인 쿠바 음식이었다.
져어미 엄마는 나한테 인심 쓴다고 한 주걱 더 떠서 넣어주기까지 했는데 와서 먹어보니 우리 입맛에는 정말 별로였다.
그래도 다음에 만나면 맛있게 잘 먹었노라 말해줘야지.
져어미도 내 꼬치 먹었는데 너무 좋아했단다.
진짠지 거짓말인지 모르겠다.
워낙 매너가 판치는 세상이라 진심을 잘 모르겠다.

샬럿 엄마가 성진이 한복 예쁘다며 샬럿도 한 번 트라이해봐도 되느냐고 물어왔다.
물론 나는 슈어했다.
그런데 성진이가 분명하고도 확고한 목소리로 노우.
민망스럽고도 당황스러운 나.
한국말로 부드러운 표정에 강한 말로 성진이를 협박했지만 무조건 노우 연발.

하는 수 없이 레즐리한테 날씨가 너무 더워서 옷을 갈아입고싶지않아한다고 핑게를 대주었다.
다음 번에 꼭 한 번 입게해줄 것이라고 부연해주면서.

레즐리가 곧 자기 집 가든에서 우리랑 디너를 한 번 할 생각인데 나중에 날을 잡으면 전화로 말해주겠다 했다.
직장 다니느라 바쁠테고 얼마 전에도 자기 집에서 식사 했는데 또 웬 식사인지 모르겠다.
부담스럽다.
하지만 난 예스라고 말했고 댕큐를 잊지않았다.
괜찮다고 발을 빼자니 오해할 것도 같고,그 긴 영어를 피하고도싶었고.

나중에 남편이 정진이를 안고 행사장에 왔을 때는 벌써 거의 모든 음식들이 동난 상태였을 때였다.
남은 음식의 종류에 상관않고 티켓 되는대로 다 사서 먹었는데도 티켓이 많이 남았다.
결국 난 아이들 학교에 20불을 확실히 기부하게 되었다.

그래도 모든 음식 중에서 가장 세계적인 것이 쿠키나 빵 종류같았다.
인종이나 민족에 상관없이 다 좋아하니.
김치도 의외로 잘 팔렸다.
배추 김치와 오이 소박이였는데 황인종 뿐만 아니라 백인들도 다들 잘 먹었다.
매콤한 양념치킨도 그렇고.
불고기나 잡채는 물론이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긴 했지만 김밥도 생각보다는 잘 팔렸다.
생선회를 안에 넣은 걸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은 탓에 좀 꺼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같았다.
먹기 전에 반드시 무엇이 들어있느냐를 묻는 걸 보면.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를 하느라 운동장에 모여노는 한국인들을 뒤로하고 우리 식구는 바로 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왔다.
두 아이들은 우리 집만 맨날 같이 안논다고 투덜투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니 나를 반겨맞아주는 산더미같은 설거지 꺼리들...
아이들 다시 챙겨 먹이고 잠시 쉬노라니 마구마구 쏟아지는 빗줄기.
미리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백 번도 더 들었다.

며칠 간의 이른 더위를 시원하게 한 꺼풀 벗겨주는 굵은 빗줄기였다.
에어컨을 당분간 안 켜도 되겠다.

여름이 되니 우리 집 마루가 한 층 더 빛을 발한다.
오가는 이들마다 마룻바닥에 침을 삼킨다.
사실 나도 이런 시원함 때문에 마루가 너무 좋다.
우유를 쏟든 물을 쏟든 신경 안쓰여서도 좋고.

한국 가면 이런 너른 대청 마루의 맛을 다시 즐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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