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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화투에 있는 나무 (미국)

홍희숙 | 2003.04.21 10:57 | 조회 1226 | 공감 0 | 비공감 0
*1년 전 미국에서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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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만발한 꽃을 보게 되면 가던 길을 멈추게된다.
거기에 고운 향기까지 실려있다면야 금상첨화이고.

여기에도 봄이 오니 한국 못지않게 꽃이 곱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 만난 사람한테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자주 질문하곤 하는데(주로 맞선 자리같은데서...),나는 어느 계절이든 특별히 싫은 것도 또 특별히 좋은 것도 없어 그냥 다 좋다고 대답하곤 한다.
그런데 이 곳의 봄은 그 동안 한국서 만난 적이 없던 굉장히 생소한 봄이어서 나름의 봄날 수상을 몇 자 적을까 한다.

개나리도 피어있고 철쭉(영산홍?연산홍?...)도 피어있고 라일락,사과꽃, 배꽃,감꽃,목련,박태기,벚꽃......
한국의 여느 봄날 풍경과 크게 다르지않다.

그러나 분명 많이 다르다.
한국의 배꽃과 분명 비스므리꼴롱한(?) 나무인데 한국처럼 열매가 크게 열리는 배나무가 아닌,모두 관상용의 나무들이었다.

분명 사과 나무의 결을 가지고있고 사과 나뭇잎이며 꽃도 분명 사과꽃이고 향기까지 사과향이지만 색깔이 훨씬 더 진한 붉은 색에 수없이 많이 다닥다닥 붙은 꽃잎 모양이, 확실히 한국의 사과나무와는 달랐다.

같은 게 있다면 벚꽃과 개나리 정도.
세계 어딜 가든지 벚꽃은 봄만 되면 그 존재의 아름다움을 늘 과시하고있다 한다.
없는 곳이 있다하면 일본인들은 불원천리 마다않고 달려가 자기 돈 들여 세계 곳곳에 심어둔다나...

개나리는 역시 여기 것도 샛노랬다.
누군가의 수필에서 개나리와 진달래가 봄날 새색시로 비교되었더라만 내가 느끼는 개나리는 아장아장거리는 어린 아기의 어설픈 걸음마로 느껴진다.

며칠 전 두 딸들이 안드레아네 집에 놀러가서 오는 길에 라일락 대여섯 가지를 얻어온 적이 있다.
그 집 마당에 핀 라일락인데 브렌다- 훼이가 가위로 잘라 꽃병에 넣어서 통째로 보내왔다.

우리 아이들을 데려다주러온 그 녀가 내게 꽃을 내밀며 향을 즐겨보라 하기에 마음놓고 한국의 라일락을 예상하며 한껏 쭈욱 들이켰는데,아니 이 게 웬 일,라일락 껌을 씹는 듯한 고운 향기는 어디 가고 꾸리한(?),말로 표현하기 힘든 화장실 냄새 비슷한 향이 내 코로 전해져 왔다.

그 향은 나 어릴 적 동네 뒷산에 올라가 자주 꺾었던,진달래만한 키의 흰 밥풀꽃과 아주 흡사한 냄새였다.
그러고 보니 이파리 생긴 모양새나 나뭇결이 한국의 라일락과 아주 비슷해서 어쩌면 한국의 그 야생 나무나 한국의 라일락이나 또 이 곳의 라일락이나 모두 같은 조상을 모시는 나무가 아닌가싶었다.

박태기라는 나무를 나는 잘 알고있다.
여고 시절,역사가 아주 유구한 학교였기 때문에 뜰 여기저기에는 온갖 화초들로 학교가 둘러싸여있었다.
그리고 그 화초들에는 거의 이름표가 같이 세워져있었는데 다른 이름들은 기억이 잘 안나도 유독 박태기라는 나무는 기억에 남는다.
보기 드물게 한국식 이름이었으니 그런 것같다.
그 나무를 품종 개량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지어졌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다.현사시나무처럼...

그리 크지않은 키에 이른 봄 앙상한 나뭇가지에 진한 꽃분홍의 꽃잎들이 나뭇가지에 닥지닥지 붙은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알고있는 박태기 나무가 바로 그 것이다.
이 곳의 박태기도 한국의 그 것과 별 차이는 없지만 규모에서 여기 것이 단연 압권이다.
키도 크고 꽃잎도 거의 광적으로 붙어있다.
마치 벌떼가 나무에 새까맣게 붙은 듯한 모습이다.

우리 동네엔 백목련이 거의 없고 자목련만 눈에 띈다.
원래 없어서 그런 건지 유독 이 동네에만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나무의 크기가 조금 더 큰 것 말고는 똑같다.

문제는 바로 감꽃이다.
한국의 감꽃은 노랗다.
그 노란 감꽃을 실에 궤어 목걸이도 만들고 화관도 만들고했던 기억이 많다.

그 감꽃이 여기는 진분홍색이라면 떠올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리고 꽃잎들이 아래로 향해있지않고 모두 판판하게 생겨서 위를 향하고있다.
분홍색의 층층 구름이 나란히 넓게 펼쳐져있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감꽃이라고 우기는 이유는 감나무의 결을 갖고있으며 나무의 모양새도 감나무이고 꽃잎 생김새도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핀 감꽃을 보고 예뻐 감탄하며 내뱉는 성진이의 말이 가관이었다.
"엄마,저 꽃 화투에 나오는 꽃같아요."

지금 여기 우리 집에도 화투가 한 묶음 있다.
한국서 들어올 때 친정 아버지께서 가져오셔서 여기 남겨놓은 것인데,두 아이들이 심심하면 가끔 화투장을 돌리곤해서 순진한 이웃 집 아줌마들을 경악시킨다.

아직 기본적인 게임밖에 모르지만 현진이보다 성진이가 화투에 훨씬 애착을 많이 가지고있다.
언니를 쿡쿡 쑤셔 먼저 화투를 꺼내오는 게 성진이다.
화투가 워낙 대표적인 도박 게임으로 낙인 찍혀있어 아이들 교육에 전혀 도움이 안될 것같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것도 잘만 이용하면 전과목 공부에 그 것만큼 유용한 교육 기자재도 없을 것같다.

점수를 계산하느라 수학 배우고 ,현란한 색깔 바라보며 미술 배우고 ,세게 내리치면서 운동도 하고,뒤집어놓고 점치면서 철학도 배우고...
이만한 전인 교육 자료가 또 있을까 모르겠다.
놀랄 엄마들 많겠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한테 화투를 가르치는 엄마다.
같이 게임 하면서 룰을 가르쳐주고.
지난 겨울 방학 동안 ,하루에도 몇 번 씩 셋이서 둘러앉아 화투장 돌렸던 기억이 있다.

그 화투장에서 본 꽃이 바로 감꽃이란다.
화투에는 감꽃이 분명 없다.
아마 화투장의 3월의 벚꽃('사쿠라'라고 주로 말하지.)을 보고 하는 말인 것같다.

진분홍의 아름다운 꽃들이 옆으로 구름처럼 늘어서서 층층이 손을 잡은 듯 펼쳐져있는 모습이 마치 환상같다.
많은 꽃을 봤지만 그렇게나 아름다운 꽃도 있는지...
한국에 가기 전에 그 꽃의 이름이라도 알고 가야겠다.
혹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그 나무를 내 뜰에 심어두고 유유자적하며 맘껏 즐기리라.

지금 거실에는 아이들 다섯이 모여 난장판을 만드는 중이다.
나는 안방으로 들어가 있으란다.
안드레아,져어미가 와서 함께 노는 중인데 지금 성진이와 져어미의 결혼식이 펼쳐지는 중인 것같다.

며칠 전 안드레아네 집에서 놀면서 성진이와 져어미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다며 오늘 우리 집에서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사전에 약속이 되어있었다 한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그리고 어떻게 지도해줘야할 지 감이 안온다.

화를 내어야할 지 그냥 모르는 체 넘어가야할 지....
안드레아가 주례를 하고 현진이가 옆에서 꽃을 뿌린다.
어제 애슐리의 생일 파티에 가서 얻어온 꽃 목걸이와 꽃팔찌를 칭칭 두르고 지난 번 세일 때 백화점에서 싸게 산 분홍색 공단 드레스를 입고서.
큰 아이들 둘이 작은 아이들 둘을 데리고 아예 인형 놀이하는 기분이다.
모르는 체 해버리고 무시해야겠다.

성진이는 나중에 져어미가 한국으로 자기를 찾아오든지 아니면 자기가 져어미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오든지 그렇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다.
어느 쪽이 좋을 지 나한테 자문을 구해왔다.
노 코멘트.
한국이 여기서 이 쪽이예요?저 쪽이예요? 묻는다.
왜?
져어미한테 가르쳐줘야할 것같아서요.
기가 찬다.
그냥 철없는 아이들 노는 것이라고 무시해야하나,아니면 그런 놀이 앞으로 하지말아라 해야하나...

미국 사돈 생길 일이다.
만에 하나 그럴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래도 난 아직 생각이 세계화 덜 된 사람인 것같다.
말도 잘 안통하는 노랑 머리 사위를 별로 안 보고싶다.

아직 동동동동 먼 이야긴데 내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거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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