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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비행기를 타고

홍희숙 | 2003.01.08 18:27 | 조회 1383 | 공감 0 | 비공감 0
12월 26일 밤은 우리가 미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었지만, 달리 감회에 젖을 겨를도 없었다.
가구라고 남겨진 것은 달랑 싱글 침대 하나뿐.
떠나는 날 아침에 이웃 한국인 집에 선물로 줄 나의 마지막 베풂꺼리.
메트리스 2개를 넓게 옆으로 펼쳐깐 후, 전기 장판을 깔아놓고 그 위에 이불을 펴고 온 가족이 똘똘 뭉쳐 새우잠을 자야했다.
그나마 난방이 잘 되었고 날씨가 덜 추웠던 탓에 그다지 큰 어려움없이 잘 수 있었다.
미국에 갓도착해서 맨 바닥에 이불 펴고 자던 그 시절에 비하면 그래도 왕후장상급이었다.

아이들을 이웃집에 보내 아침을 먹게한 후, 남편과 나는 마지막 짐 체크도 하고 마무리가 덜 된 부분에 대한 청소도 다시 하느라 아침을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에도 없다.
우리 아파트의 매니져인 에이킬스의 오늘 기분이 좋기만을 바라면서...

드디어 약속된 오후 1시.
스페인 계통의 외모를 가진 백인 남자 에이킬스가 드디어 등장했다.
inspection하기 전에 집을 완전히 clean out하라는 그의 요구가 있어, 묵직한 이민용 가방을 낑낑대며 집앞 출입구 쪽으로 거의 대부분 들어내놓은 후였다.

커다란 목소리로 'Hi'를 외치며 신발 신은 채로 우리 집 거실로 용감하게 들어선 에이킬스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고도 쉽게 대충대충 집을 둘러보았다.
남편이 쭈뼛거리며 깨진 거실등에 대해 이야기하니, 'No Problem'.
전등같은 건 비싼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charge가 나올까 조바심 속에서 두근거리며 이실직고했는데, 괜찮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던지...
사실 우리 집은 빈 세대가 나올 때마다 다시 리모델링 하고있는 중이기 때문에 전등이 깨졌다한들 별로 상관 없어보이긴 했었으나, 매니져가 굳이 charge를 매기려면 매길 수도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많이 콩닥거렸던 것이다.
어쨌거나 시원시원한 성격의 에이킬스 덕분에 2년간 마구 지저분하게 살고도 'No Problem' 평가를 받아 떠나는 마음이 훨씬 가벼웠다.

한 달치 rent인 deposit은 계약이 만료된 날로부터 한 달 후에 보내주기 때문에 이웃 한국인 집에 모든 우편물이며 공과금 문제 등의 해결을 부탁해두고 떠나왔다.
일주일 전 쯤에 우체국에 가서 우리 집 우편물을 대신 받아줄 집으로 주소를 바꿔두었고,사나흘 전 무렵에는 전기 회사와 전화 회사,가스 회사에 전화해서 미리 이사 날짜와 새 주소지를 말해두었다.

정착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사 나오는 법도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우리의 최후(?)를 맡아서 정리해줄 이웃을 물색하여 부탁하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고, 공항까지 태워다주기를 부탁하는 말도 썩 쉽게 내뱉아지는 말은 아니었다.
남한테 뭔가를 부탁해야하는 사태가 없도록 늘 신중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런 부분은 나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절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이웃에 부탁을 해야했다.
공항까지의 riding문제도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느니 자동차를 하루 렌트하여 해결하기로 예정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주변 사람들의 호의 덕에 그 문제도 쉽게 풀이가 되었다.

센루이스 국제 공항까지는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약 이십 여분 남짓한 거리.
미니 밴 한 대와 승용차 한 대,그 두 대의 차로 비행기 탑승 시간을 네 시간 정도 앞둔 시간에 집에서 출발하여 공항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겨울 방학이고 휴가철이어서 그런지 공항은 많이 복잡해 보였다.
국제선 승객은 탑승 시간 세 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고 여행사 직원이 신신당부한 말이 과연 옳았구나 싶었다.

ㄹ자 모양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한참 기다려 드디어 우리 시간이 되었다.
American Airline 편으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기로 되어있었는데,외국인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모든승객에 대해 다 그런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화물에 대한 검색이 아주 까다로웠다.
비행기 안에 들고갈 작은 수하물을 제외한 큰 가방은 모두 8개였는데, X-ray 투시기같은 거대한 기계 속을 일일이 하나씩 통과시켜보면서 의심가는 가방들을 집어내어 완전히 풀어 헤쳐보고는 다시 가방을 싸주곤 했다.
그들이 친절했고, 가방도 다시 원상태로 곱게 잘 다듬어 싸주었기 때문에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그 사건 이후로 괜한 사람 고생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짐을 보내고 나니 이젠 사람 몸에 대한 검색 시간이 시작되었다.
검색하는 줄이 외국인은 달랐다.
맨 끝쪽 라인으로 가라고 해서 가보니,남편과 나는 물론 당연하고 현진이와 성진,그 어린 정진이에 대한 수색까지도 깐깐하게 했다.
일일이 한 명 씩 검색대 위에 신발을 벗게하여 올라오게 한 다음, 신발도 검사하고 양 다리도 하나씩 올려 검사하고 ,세우고,앉히고, 두 팔을 벌리게 하고, 두 다리도 벌리거나 올리게 하고.....
사실 그 모든 검색이 대상자의 기분을 몹시 상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었으나,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점에 대해 공감했고, 그들이 굉장히 친절했고 미안해했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은 생기지않았다.

이제 비행기를 탈 일만 남았다.
탑승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기에 공항 내 식당에 가서 간단히나마 식사도 했고,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사먹었으며, 탑승 시간이 연기되었다는 방송에 기다리다지쳐 서점에 들러 책도 사고, 선물용품점에 들러 엽서와 간단한 기념품도 하나 샀다.
비행기 늦어지는 바람에 지출만 더 늘었다.

드디어 탑승.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서너 시간 정도의 거리였지만 타임죤이 달라 잠시 당황스러워해야했다.
내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거기 시간으로는 밤 9시.두 시간을 벌었다.
몇 년 전에 잠시 살았던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속의 나의 고향같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어쩜 그리도 살갑게 느껴지던지....
나즈막한 야산과 바다 그리고 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지만, 금문교와 Bay Bridge는 쉽게 찾아지지않아 좀 서운했다.
언제든 기회가 닿으면 다시 찾아보고픈 그 곳,샌프란시스코.

국제선 파트로 가서 아시아나 항공 부스를 찾아 항공권을 다시 바꾸었는데,정진이는 만 24개월이 안되어 항공료가 어른의 10%만 내면 되었지만 그 대신 좌석이 없었다.
그래서 미리 아기 침대를 사용할 수 있는 맨 앞자리 좌석을 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다행히 여건이 허용되어 맨 앞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국제선 시간은 가장 길고도 지루한 시간의 연속.
아이들은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메워가고 있었지만,난 남편과 교대로 정진이와의 전쟁을 수행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답답하고도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하니 정진이로서는 어렵고 힘들어 보채는 게 당연지사였겠지만, 다른 사람들 쉬고 잠자는 데에 방해될까싶어 우리 둘은 수시로 안테나 세워가며 울지 못하게 미리 다른 데로 관심 끌어대느라 신경은 늘 정진이한테만 곤두세워두고 그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 그 피곤이야.....

어찌되었든 시간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잘 지나갔다.
두 번의 식사 시간이 있었고, 두어 번의 음료 시간이 있은 다음에야 드디어 인천 공항 착륙.
나는 지난 번 여행 때 이미 이용한 적 있어 덜 생소했지만 남편은 인천 공항을 이번에 처음 이용하였는데, 그 규모나 시설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시카고 공항이나 샌프란시스코 공항보다 훨씬 크고 잘지은 것같단다.
이렇게 잘 지었을 줄은 몰랐단다.
잘 만든 만큼 돈도 많이 벌어야 할텐데....(나랏돈 걱정은 혼자 다하고있는 남편...)

입국 심사대를 지나, 베기지 클레임에 가서 짐을 다 찾은 다음 바깥으로 나와 김포 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에 올라탔다.
그 많은 짐은 짐꾼 아저씨들이 팁도 안받고 '공짜로' 버스에 실어 올려주었다.
어른 일인당 6천원이나 했는데, 내릴 때에도 대기하고 있던 아저씨들이 또 '공짜로' 짐을 모두 내려주었으니, 절대 비싼 가격은 아니구나 싶었다.

김포 공항과 인천 공항간에는 아직도 자동 연결 프로그램이 없었다.
연결된 항공권을 끊으면 항공사에서 알아서 짐을 옮겨주면 얼마나 편할까?
난 당연히 그렇게 해주는 줄 알고 있었는데....써비스 개선을 좀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포에서 대구행 비행기를 타고 잠시 시간이 흘렀는가 싶을 만큼의 틈이 지나자마자, 벌써 도착을 알리는 기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눈 덮인 산 모습이 참 아름다답게 느껴졌다.

현진이는 우리 나라가 이렇게나 멋진 풍경인 줄 상상조차 못했다며 연신 창 밖 풍경에 매달려 있었다.
성진이는 정진이와 장난감 갖고 노느라 그런 곳엔 전혀 관심도 없었다.
비행기 아줌마가 준 것이라며 신나서 야단이었다.
국제선보다 선물 수준이 나은 것같았다.
(그저 젯밥에만 관심이 있어서....)

대구 공항에 내려 마중 나온 가족들을 오랫만에 만나보니, '이제 드디어 한국 온 게 확실하구나...'를 실감한 길디긴 하루였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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