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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데이지 스카우트 미팅 (미국)

홍희숙 | 2003.04.07 16:13 | 조회 897 | 공감 0 | 비공감 0
* 미국에서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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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성진이의 걸 스카우트 모임인 데이지 스카우트 미팅이 있던 날이었다.
이 번 모임의 간식은, 내가 한국 음식으로 잡채를 해서 가져갈 것이라고 사전에 이야기되어 있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바쁜 날을 보내야 했다.

잡채만 하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큰 듯하여 새우 튀김과 바람떡,쵸코칩 쿠키까지 한꺼번에 같이 준비했는데 물론 바람떡은 한국 식료품 가게에서 산 것이었다.

잡채에는 쇠고기를 특별히 써야 했는데 이 곳 사람들 중에는 돼지고기나 닭고기에 특이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해서이다.
돼지든 닭이든 나는 없어서 못먹는 사람인데...
야채로는 시금치,당근,양파,피망,표고버섯 그리고 알지단.
정말 신경 많이 써서 만들었다.
주 소비층이 아이들이기에 입맛에 맞추느라....

새우튀김은 그 전부터 일찌감치 냉동 생새우 큰 것을 사두고 집에서 미리 시식까지 마친,어느 정도 맛이 보장된 요리기에 걱정은 덜 되었다.
하지만 튀김요리는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같아 그 역시 걱정되기는 거의 마찬가지였다.

이도저도 전혀 입못댈 아이들을 위해 잠깐 짬을 내어 쵸코칩 쿠키를 한 판 구워 한 통 그득히 채워 넣었다.

바람떡은 그저 구색도 맞추고 한국 음식 소개도 하고 겸사겸사해서 딱 한 통 사서 포장해 넣었다.

음료수는 다른 사람이 가져오기로 했으나 접시,포크는 내 당번이어서 1회용 그릇과 포크류를 그득히 사서 담아두었다.

예정된 저녁 7시를 10분 남겨둘 무렵에 드디어 남편의 차로 춥고 어두운 밤길을 나섰다.
이제껏 포근하다가 하필 그 날부터 추워지기 시작했다.
눈발까지 휘날리고 있었다.
정말,가는 날이 꼭 장날이라니깐...

학교를 들어서니 짐이 시끌벅적했다.
고학년 여자 아이들의 농구 연습이 있는 날인 것같았다.
운동 선수의 숫자보다 구경오고 차 태워주러 온 부모들 숫자가 더 많은 듯했다.
한국 부모 극성은 여기서는 명함도 못꺼낼 것같다.
여기 부모들이 훨씬 더 극성스럽다는 걸 살아가면서 점점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미술실에 들어서니 미리 온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장난치느라 소란스러웠다.
엄마들은 삼삼오오 둘러서서 이 모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간식박스를 내려다놓고 진행 과정을 곁에서 쭈욱 지켜보았다.
이 번에는 4,5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걸 스카우트인 브라우니 스카우트 멤버들이 대여섯 명 초대되어 있어 모임의 규모가 훨씬 더 커져있었다.
걸 스카우트 선서와 국기에 대한 맹세,그리고 브라우니 스카우트들과의 상견례...

브라우니 멤버들의 복장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하고 같이 만져도보고 입어도보고 게임도 같이하고...
그러는 사이에 거의 50분이 훌쩍 지났고 드디어 가슴 졸이던 간식 시간.

박스에서 하나 씩 음식을 꺼내 테이블에 주욱 펼쳐두고 빈 접시에 어떤 식으로 담을 것인지 한 번 시범을 보여주니, 엄마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일사천리로 간식을 나눠담고 배달하고 테이블 세팅하고 모든 일이 금방 끝났다.

엄마들도 잡채를 처음 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겨우 한두 명이 대학 시절, 한국인 친구로부터 얻어먹은 적이 있었다하는 정도였고.
일단 엄마들의 반응은 예외없이 굳!
물론 예의상 그런 사람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실제로 잡채를 맛있어하는 것같았다.

문제는 아이들이었다.
난생 처음 구경하는 이상하게 생긴 누들,요상스런 냄새,틈틈이 보이는 채소들..
내가 생각해도 이런 어린 아이들한테 잡채를 강요하는 그 자체가 좀 무리가 아닌가싶었다.
반 이상의 아이들이 한두 점 입에 넣고는 바로 포기해버리는 것같았고 용기있는 몇 명만이 몇 번 더 먹었고 접시에 담긴 걸 다 먹은 아이는 거의 없는 것같았다.
어색 내지는 씁쓸...

새우튀김도 생각만큼은 잘 못먹어내는 것같았다.
성진이와 미셸만 오독오독 잘도 먹어댔다.
나머지 아이들은 새우만 살짝 가려내서 꺼내먹고는 끝이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먹어주니 고마웠다.
집에서는 그저 하나라도 현진이,성진이 입으로 더들어갈까 단속해가며 곁눈질해가며 만들어온 한 접시였는데...

바람떡이 의외로 인기있었다.
안에 노란 색의 달짝한 콩앙금이 들어있는 것이었는데여기 사람들이 먹기에도 꽤 괜찮은 맛인듯했다.
떡!
국제화 내지는 세계화 전략 상품에 추가해도 별 손색이 없을 품목같았다.
몇 명이나 와서 바람떡에 대해 물었다.
이름이 뭐냐,재료가 뭐냐,네가 만들었냐,오늘 하루 종일 요리하지 않았느냐....

준비해간 쵸코칩 쿠키는 꺼낼 필요가 없었다.
누군가가 미리 이 사태를 예견이라도 했는지 브라우니빵을 구워와서 나눠주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우리 입맛에는 김치와 떡이고 얘네들 입맛에는 빵과 쿠키인지 ,브라우니를 나눠주겠다하니 소리 지르고 야단이었다.
신토불이가 왜 나온 말인지 알 것도 같았다.
그래,네들 몸엔 네들 음식이다 그거지?

스카우트를 이끌어가는 대장 엄마인 로리가, 오늘의 이 간식을 위해 수고해준 성진이 엄마한테 감사해야한다고 이야기하자,좀전까지만해도 시큰둥하니 먹었던 그 아이들이 하나같이 고운 목소리로 나를 향해 땡큐를 외친다.
정말 예의바르다고 해야할지 뭐라 해야할지...
별로 맛없게 먹었다는 걸 내가 뻔히 다 아는데도 나한테는 천연덕스럽게 감사의 인사를 잘도 하고 있으니...
그래,좋게 이해하자.
비록 처음이라 잘 못먹었지만 준비한 그 정성에 감사드린다고.

그 날의 간식은 아이들한테는 영 별로였지만 엄마들한테는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그나마 수고한 노력에 대한 위로를 조금이라도 얻은 셈이었다.

성진이는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계속 나한테 감사의 말을 늘어놓았다.
엄마,저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요리하시는거죠?
제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잘 놀고 영어 많이 배우라고 이렇게 엄마가 힘들게 일하시는거죠?
엄마,죄송해요.그리고 고마워요.
듣자하니 낯이 뜨거울 지경이었다.
누가 들으면 계모라 했을 것이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렇게 넉살이 좋은지...

아,내일 금요일은 안드레아네 집에 가서 드디어 사베스 디너를 먹게되는 날이고 ,
토요일은 샤일럿네 집에 가서 뉴올리안즈산의 새우요리를 먹게되는 날이다.
아이들은 벌써 며칠 전부터 카운트다운 들어간 상태다.
나 또한 기대가 된다.
도대체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상을 차릴까? 궁금하다.
다녀와서 후일담을 들려줄까한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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