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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중학교 수업 참관

홍희숙 | 2002.11.18 02:26 | 조회 1348 | 공감 0 | 비공감 0
2002년 10월 10일


공립 중학교의 사회 교사가 나의 직업이다.
고등학교에선 지리 교사이고.

사실 그 동안 내 직업에 대해 별로 밝히고싶지않아 직장과 관련된 말은 최대한 자제해 왔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차라리 공개해버리고 마는 게 속이 편할 것같아 이제야 밝힌다.
지금은 육아 휴직 중이라 잠시 쉬고 있는데 앞으로 약 2년 반 정도 후엔 또다시 나의 현업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제껏 나의 휴직 경력은 근무 경력보다 훨씬 길어 남 앞에서 내 직업을 떳떳이 밝히기가 늘 좀 부담스러웠다.
졸업하던 1988년에 임용받아 1992년 가을에 현진이를 키우기 위한 육아 휴직 3년,잠시 1년 정도 복직해서 학교를 다니다가 1996년에 다시 성진이를 키우기 위해 3년을 쉬었고 그러다가 지금 정진이를 위한 휴직 ....

3년 만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보면 처음 1주일은 좀 어리벙벙했지만 곧 쉽게 제 자리를 잡은 기억이다.
학교라는 곳은 10년 전이나 3년 전이나 큰 변화가 없는 곳이니.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의 학교나 휴직 전의 학교나 늘 그 모습 그대로 그 전통 그대로 ,답보와 현상 유지 그 틀에 갇혀 뱅뱅 돌고있었으니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제발 좀 그 동안 눈부신 변화와 발전이 있어 내가 따라가는데에 엄청나게 힘든 시간이 있길 바라기도 했었는데, 전혀 학교는 안그랬다.
요지부동의 모습.
그런데 생각해보면 학교라는 곳이 원래 큰 변화가 요구되어지는 곳이 아닐 것도 같다.
뭔가 우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있어야할 그런 곳일 것도 같고.
모르겠다.
어떤 게 좋은 건지...

조금 변한 게 있다면 학급당 정원이 좀 줄어들었고 ,컴퓨터를 이용하는 빈도가 많아졌고, 컴퓨터 공급 대수나 제반 물품 조달이 좀더 여유로와졌고, 학생과 교사 간에 틈이 더 벌어졌고.
교사 1인당 수업 시간은 여전히 많거나 늘었고, 교사가 본업과는 거리가 먼 각종 공문 처리에 소요해야할 시간도 여전히 많았고,수업의 기본틀도 똑같았고.

오늘 아침, 이 동네 중학교의 수업을 잠시 참관하고왔다.
이 번이 두 번째다.
중학교 ESL 선생님으로부터 사회과 교사들을 소개받은 후 수업 참관에 대한 가부를 묻는 e 메일을 띄웠고 그들로부터 참관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다.
처음엔 일주일에 두어 번 가볼 생각이었으나,한 번만 해도 충분할 것같아 매주 수요일 오전 시간으로 시간을 정했다.

중학교는 6,7,8학년으로 이루어져있다.
학교의 운영 기본틀이 우리와 많이 달라서 아직도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학년별로 구분해서 수업하는 우리와는 달리,팀 단위로 틀이 잡혀있어 크게 세 개의 팀이 있고,각 팀마다 6,7,8학년이 있는 체제이다.
말하자면,중학교 학생 전체를 각 학년별로 A,B,C그룹으로 나눠서 1,2,3학년의 각A그룹은 모두 같은 팀으로 짜여져서 같은 선생님과 같은 건물에서 수업받는 방식이다.
그러니 아이를 찾아가려면 어느 그룹에 있는 몇 학년 아무개라고 해야 연결이 쉽게될 것같다.

학급당 정원은 평균 20명 미만의 숫자였고 ,한국의 대학처럼 학생들이 선생님의 교실로 각자 알아서 찾아와야되는 방식이었다.
아침 8시 반, 각 담임 선생님 반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부터 시작해서 모니터로 학교 뉴스,음악 등등을 9시까지 시청하고 (이 시간은 한국과 별 차이없었음),
9시부터 본격적인 수업 시작.
40분 동안 수업.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나가고 들어오면서 멤버가 완전히 바뀌었고 드디어 수업 시작.
차렷,경례 등의 절차는 전혀 없었다.

지난 주 참관한 수업에선 비디오 수업 시간이라 선생님은 work sheet 한 장만 아이들한테 나누어주곤 혼자 딴 일을 보고있었다.
6학년 아이들이었는데 학습 주제는'1900~1909년 동안의 역사적 사건 모음' 이었다.
워크 쉬트의 문제는 총 30문항으로, 질문 내용은 무척 간단하고 쉬운 것들이었으나 비디오를 제대로 시청하지않으면 절대 풀 수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었다.

1900년대 미국 음악은 어떤 타입이었나?누가 주도했나?
어떻게 해서 테디 루스벨트는 42살이라는 나이에 가장 젊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
백악관에서 결혼한 사람은 누구인가?
죤 무어는 무슨 일을 했나?
그 시대에 가장 인기있는 영화는? 얼마나 오랫 동안?
그 시대에 새로 생긴 게임은?
.
.
.

수업 분위기를 이야기하자면,만약 한국의 높으신 분이 지나가다가 이 교실을 보게되었더라면 아마 그 교사는 당장 시말서 써야할 상황인 것같았다.
삐뚤빼뚤하게 열을 지워둔 책상에 각자 앉거나 엎드리거나 아니면 바닥에 퍼질러 앉았거나 돌아다니거나하는 학생들,그리고 그들을 전혀 제지않고 제 할 일만 하는 선생님.

가끔 선생님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화이트 보드에 팬으로 스펠링을 적어주는 정도가 기껏 한 일이었다.
Sousa,Phillipines,Mckinley.....
이 정도 수업이라면야 나혼자서도 전교생을 다가르치겠다...

오늘 구경한 반은 8학년,우리 나라의 중3 이다.
지난 주 선생님이 오늘은 다른 선생님 반으로 나를 안내해주었다.
처음 나를 안내해준 지난 주 선생님은 박사님이라했다.미쓰인지 미세스인지 몰라 호칭을 물었더니 닥터라고 했다.
어머,기 죽어....

한국 학교 사정을 묻기에 간단히 답해주었더니 너무 놀라워했다.
내가 그렇게나 많은 학생들을 상대로,그렇게나 많은 수업을 해야한다는 게 그져 놀라울 뿐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해했다.
poor.....어쩌고 했다.
짜증나게시리,그래 우리 나라 아직 좀 그래.
그래도 그럭저럭 할 만해 ,왜 이래....말야말야.

오늘 수업은 두 시간 연강이었다.
주제는 인류의 4대 문명과 고대 이집트 문명.
이 선생님은 아직 미쓰였다.
마찬 가지로 워크 쉬트를 두 장 내주더니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장황한 안내,설명을 20여분 했고 ,질문을 일일이 주거니 받거니 했고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튀듯이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 각자 자기 방식의 자료를 찾느라 여기저기 삼삼오오 소란을 떨어댔다.
계속 저러다가 끝나고 말 것인가 싶었는데 어느 정도 자료를 챙긴 아이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 하나씩 정리를 하고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index를 먼저 찾아 필요한 항목을 펼친 후 쭉 읽어보고 내용을 요약하여 워크 쉬트에 적고 있었다.
학생의 개인차는 여기도 큰 것같았다.
앞 선 아이들은 일찌감치 끝내놓고 다른 부분을 읽고 있었고 관심없는 아이들은 교사가 일일이 자료부터 같이 찾아 하나씩 풀어주고 있었다.

수업이 시작된 후 약 30 여분부터는 갑자기 선생님이 한 명 더 늘어나 있었다.
개별 지도하는 시간에는 다른 선생님이 더 지원되어서 수업을 돕고 있었다.
한 교실에 두 명의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참 생소하게 보였다.
학생 10명당 교사 1명의 꼴이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가르쳐주기도 했고 이미 준비되어진 다양한 각종 자료들을 학생 수준에 맞춰 제시해 주기도 했다.

자료는 national geographic이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대학 교재같은 두터운 칼라 화보의 세계사,고대사,고대사 지도첩,서양 고대사.세계의 건국 신화,이집트사,고대 이집트의 생활,고대 이집트의 여인들...등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테이블에 미리 비치되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수업한 내용은,우리 나라에선 단 10~20분 안에 끝내는 내용이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를 지도에 찾아 표시하고 이집트 문명이 일어난 주변 지역의 지명을 찾아적고 주요 용어를 요약해서 적는 것.
이 것이 이번 두 시간 수업량의 전부였다.

인류 문명의 처음이 세계의 4대강 유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게 되었고,그 4대강은 황하,인더스강,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그리고 나일강이며 지도에서 살펴보면 여기여기이다...하는 정도로.
물론 더 다양하게 길게 수업할 수도 있겠지만 연간 진도 계획에 맞춰 진행해나가자면 늘 수업은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는 이미 연구된 결과물,핵심을 바로바로 학생들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 대부분인데 비해 이 곳은 답을 찾는 길을 안내해주는 게 수업의 대부분이었다.
단 한 번도 4대강의 특성이나 역사적 내용에 대한 강의는 없었다.(물론 내가 놓쳤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나라같은 방식의 수업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농축,집약된 방식의 공부라고 보면 될 것이고,미국의 이 방식은 마치 자기 나라의 넓은 땅처럼 아주 넓게 천천히 (흔히 말하는 조방적인 방식)그러나 언젠가는 더 확실한 체계를 쌓는 방식의 수업이라고 비교가 되어진다.

어디가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장단점이 있으니.
우리 나라의 방식은 비교적 후진국에서 많은 학생을 상대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큰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학습 방법인 것같은데,그래도 이 방식 덕에 우리 나라는 세계적인 교육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같다.
미국 방식은 돈이 많이 들고 효과가 더디 나타나니 아무래도 우리 나라같은 나라에는 좀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이제 우리 나라에도 미국 방식이 많이 원용되고 있어 좀더 좋은쪽으로의 발전이 있게될 것으로 기대되어진다.
열린 교육이라고,교실 문만 열어두고 뒤에 카페트 한 장 깔아둔 '흉내'가 아닌....

가끔 수업 발표를 하는 선생님들이 계시다.
한국 교육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누군가는 이렇게 앞장서서 십자가를 져야하는데 그런 힘든 일을 하시는 선생님들이라 존경스럽지않을 수가 없다.
(난 의무적인 수업 발표 이 외엔 단 한 번도 수업 발표 대회같은 것에 도전해본 적이 없다.게으른 교사...)
나름대로 많은 연구 끝에 하시는 수업이라 늘 배울 게 많다는 걸 절절히 느낀다.

그렇지만 돌아서 나오는 길에 늘 남는 의문 하나.
그럼 언제 이 책을 다 끝내지?
그런 식으로 수업해나가면 교과서의 절반도 못나가고 학년이 종료될 것이며,학생은 이런 수업 준비해나가느라 다른 공부는 뒷전이 되어야 하고,또 시험 결과는 누가 책임져주며 ....

결론적으로 ,교과서가 너무 많은 양을 담고있는 것같
다.
전 과목의 내용을 반으로 팍 줄여도 살아가는데에 지장은 없을 것같다.
기본적인 내용만 담아두어도 관심있는 학생은 알아서 더 깊은 내용의 책을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제 세상을 살아가는 지식이나 지혜를 교과서에 모두 의지해야하는 시대는 완전히 지난 것으로 난 생각한다.

7차 교육 과정이 학교를 확 뒤집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었는데 솔직히 난 뭐가 달라졌는지 하나도 차이를 못느끼겠다.
교과서가 좀 화려해졌고 비싸졌으며 수업 과목이 조금 바뀌었다 뿐이지 뭐가 그리 큰 변화라고 야단법석이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제대로 연수를 못받아서 그런가?

이제 겨우 두 시간의 수업 참관으로 뭘 그리 많이 알았을까마는 수업의 기본 패턴이나 시설 등등이 너무 우리와는 비교가 안되었기 때문에 국력의 위력같은 걸 새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우리 나라도 남는 돈 교육에 좀 투자하면 안되나?
적국에 대해 4억불(한국 돈으로 얼마나 되더라?) 공돈 갖다바치지말고 교육부에 좀 갖다줬더라면 학부모들한테 인심 얻어 민심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을 것같구만....

그나저나,돌아오면서 그래도 기분이 너무 좋아 혼자 고개 숙여 막 웃었는데...
오늘 만난 여러 미국 선생님들이 모두 나를 미쓰 누구라고 다 불러 주었던 것.
나의 사정을 다 아는 지난 주의 닥터 선생님말고는 나를 미쓰 아무개라고 불러주었으니,내가 이 나이에 아가씨라는 소리를 (진심이든 가심이든 간에) 들어보았으니 이 또한 어인 횡재인고.

다른 인종의 나이는 원래 잘 가늠하지못하는 법이고 또 의심될 경우엔 무조건 유리한 쪽으로 넘겨짚어 불러주는 게 그들의 기본 매너인 줄은 알고있지만 그래도 가짜로라도 아가씨 소리 들으니 너무 기분 좋네그려.
마흔이 목전에 와있는 이 나이에 미쓰 소리 들어본 사람 있으면 손 들어 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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