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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아이들의 중간고사

홍희숙 | 2003.11.19 12:15 | 조회 2231 | 공감 0 | 비공감 0
폐렴 조짐에 천식,열,콧물까지.
감기의 모든 증상을 한꺼번에 빠짐없이 두루 섭렵한 정진이가 이제 좀 숨 돌릴 수 있을 만큼 병세가 호전되어 예전처럼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잘도 뛰어논다.
그 동안 집안에 환자가 있었으니 모든 게 제대로 굴러 가는 게 없었다.
반찬이며 설거지며 빨래며 아이들 학교 준비물과 내 직장 생활까지 모든 게.
어떤 날은 현진이가 설거지를 하기도 하고, 학교 준비물도 제대 못갖춰 내기도 하고.
가족끼리 고통을 함께 나누는 차원에서 이해해주니 아이들의 작은 협조라 해도 고맙기 그지없었다.

아이들의 중간 고사 성적이 집으로 날라 들었다.
현진이는 아직까지도 예체능이 발목을 붙들고 있어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국어,수학,과학은 거의 만점이었으나, 사회와 예체능 과목에서 너무 많이 틀리는 바람에 학급에서 9등 밖에 못했다 했다.
담임 선생님께선 현진이가 처음보다 많이 향상되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지만, 엄마인 입장에서보면 내 기대의 반의 반에도 못 미치는 형편없는 수준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내 기대 수준이 너무 높은 걸까?
자식 만큼은 마음대로 안 된다던데 바로 그런 말이었던가?
온갖 별 생각이 다 난다.
나의 5학년 시절 점수를 돌이켜 보면 볼수록, 속이 부글부글 거리고 조급증이 생긴다.
초등학교 때 저 정도 점수면, 중학교 가서는 얼마나 더 형편 없어질까 하는 우려가 사실 더 무섭기도 하고.
내가 5학년이었을 때,무슨 과목에 어떤 내용이 책에 나왔고, 점수는 물론이고 시험 문제까지도 거의 훤히 기억되는데 내 딸은 겨우 그 점수 밖에 못 받아오다니...

나의 이런 걱정과는 달리 남편은 나보다 훨씬 느긋한 편이다.
기다리면 아마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나를 위로하려 한다.
중학교 가면 영어도 들어갈 것이고, 예체능 비중도 줄어들테니 조금만 더 느긋해지라고 충고도 한다.
중학교 들어가서의 일은 그 때 일이고, 적어도 지금 당장 내 눈에 보이는 성적표의 지수는 나를 결코 안심시킬 수가 없는 걸 어찌 하라구요...아저씨!

교육부가 주관하는 방과후 특기적성 시범 운영학교에 현진이네 학교가 지점되는 바람에, 과목이 전보다 많이 다양해졌고 운영도 훨씬 체계있고 내실있어진 것 같아 학부모의 입장에선 웬 횡재인가싶을 정도였다.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 하는 영어를 신청했고 논술, 첼로, 플룻 등 4과목을 신청했었는데,논술은 대상 학년이 축소되는 바람에 폐강되었고, 영어는 예비 테스트에서 점수를 오버하는 바람에 저절로 정리되어 버렸고, 남은 건 악기 과목 2개 뿐이다.

이제 현진이의 오후 스케쥴은, 플룻,첼로, 한문, 수학 이렇게 4과목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도 이제 학원 시간 정도는 스스로 알아서 조정해가니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어 참 좋다.
직장 다니는 바쁜 엄마 둔 덕에 학교 일이든 학원 일이든 혼자서 척척 해결해가는 현진이가 요즘은 내게 큰 힘이 되는 느낌이다.
엄마도 장녀인 나를 두고 힘이 되는 존재라고 느끼셨던 적이 있었을까?


성진이는 이번 중간 고사에서 국어,수학 2 과목 시험을 쳤다는데, 둘다 100점을 얻어 왔다.
암, 당연하지. 그 정도는 해야지. 기특한 것.
둘째는 사실 첫째보다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 해도 용서되는 폭이 좀 더 큰 법인데, 늘 성진이는 나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어 감안해주는 폭같은 건 걱정 안 해도 되었다.
엄마한테 잘 보이는 게 지상 최대의 목표인 아이가 바로 성진이다.
아토피 때문에 피부가 말썽을 일으켜도, 먼저 나한테 미안해하기부터 한다.
엄마인 내가 오히려 미안스럽고 안쓰러워해야 하는데, 엄마 마음 아파한다고 자기가 먼저 나한테 '엄마,죄송해요'한다.
그런 점이 무척 못마땅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자기 때문에 돈을 지출할 일이 있어도 늘 나한테 미안해한다.
피아노를 가르치기 위해 몇 달을 달래 겨우 지난 달에 학원에 등록할 수 있었다.
'엄마,제가 피아노 배우면 엄마 돈 낭비 되잖아요.'
엄마가 기가 막혀!
돈을 잘 알지 못 하니,용돈도 필요없다.
내가 돈 때문에 궁상 떤 기억도 별로 없는데, 현진이도 그렇고 둘다 왜 저렇게 자린고비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지난 번 상담 때에도, 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바로 돈에 대한 부분이기도 했다.
'너무 아끼려고 한다.가방이며 필기구며 문구류가 거의 헌 것인 아이는 처음 봤다.
혹시 엄마가 강요한 것인가요?'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고 물건도 쓸만해서 그냥 챙겨보낸 것인데, 선생님들께서 눈여겨 보셨나보다.
성진이는 현진이보다 더 헌 게 많다.
언니한테서 물려받은 게 대부분이니.
입학식날 헌 책가방 들고있는 아이는 이제까지 성진이가 처음이었단다.
그러면,내가 너무 지나친가?

어찌 되었든, 절약이 낭비보다야 낫겠지만, 그래도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나 몰래 돈도 좀 삥땅하고, 살짝 눈속임해가며 과자도 좀 사먹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너무 지나치게 나를 속이려고 한다면 머리가 다시 아파지겠지만, 그래도 정도껏 말이지 어느 정도 요령은 좀 있었으면 싶은 게 내 바램이다.
둘다 너무 요령이 부족해서 저러는 게 아닌가 싶다.
분명 저희 아빠 닮아서 저러려니...
피는 정말 못 속이는 가보다.

중간 고사도 끝났고 11월도 이제 하반기로 접어들려고 한다.
날씨도 많이 추워졌고 해도 많이 짧아졌다.
네시 반 퇴근 길에 벌써 어둠살이 길게 늘어지는 걸 보면, 이제 동지가 가깝긴 가까워졌나 보다.

가정과 각 사무실은 온풍기로 보일러로 온 집이 후끈거리는 마당에, 교실은 아직 19세기 그대로의 썰렁함이 잘 유지 보존되고 있다.
교무실도 냉기가 서리는 건 당연한 일.
아직도 그런 사무실 있습니까? 되묻는 사람도 보았다.
물론, 있지요. 제가 근무하는 이 학교가 바로 그렇지요.
'시베리아 허허벌판의 추위는 바로 이와 비슷한 것이란다.'하며 수업하고 있는 중이다.

교실마다 온풍기는 들여다 놨으나 영하 몇 도 이하로 내려 가야만 각 반에 석유가 공급된다.
영하가 아니면 아무리 춥고 비오고 바람 불어도 절대로 석유 함부로 못쓰는 곳이 바로 학교라는 공간이다.
엄마 아빠가 따뜻한 곳에서 반 팔옷 입고 더위를 이야기할 때, 아직도 우리 아이들은 두꺼운 털 잠바 겹쳐입고 쭈그리고 앉아 덜덜 떨면서 수업하고 있다.

언제 나도 한겨울에 따뜻한 교실에서 반팔 옷입고 수업 해보나?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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