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일요일 오후 2시.(Rain or Shine)
Glenridge 학교 운동장.

Help Meet and Greet our New Glenridge Families!
Sponsored by Glenridge PTO.

만남의 시간,대면식이라고 해야하나?
학부모회 주관으로 아이스 크림 소셜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쉽게 말하자면 ,새로 전입학한 학생들과 그 가족들을 환영하는 의미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PTO(지역에 따라서는 PTA라고도 씀)의 재정 지원 아래 매년 이맘 때쯤이면 학교 운동장에다 아이스 크림(주로 커스타드 아이스크림)과 쿠키,쥬스류 등을 준비해두고 그 걸 함께 나누면서 친목을 도모하고자 하는 날인데,
작년에는 이 행사가 9.11 직후에 열린 관계로 아이스 크림을 먹으면서 뉴욕의 재해 지역 학교에 보내질 편지를 함께 썼었다.
덕분에 행사가 묵직한 분위기로 느껴진 날이었는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않아 보였다.

작년 그 사건 이후 한동안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던 애국심 강조 주간 동안, 피부색과 혈통,출신 지역이 완전히 다른 이 나라가 애국심 하나로 똘똘 뭉쳐질 수 있었다는 게 참으로 신기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월드컵 당시의 우리 나라 분위기와 어쩌면 비슷했을지 모르겠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집집마다 창문마다 크고작은 성조기 갖다달고,자동차나 아이들 유모차에까지도 국기로 도배하다시피해서 애국심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국기를 저렇게나 사랑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일제 시대 때의 우리 국민들도 저런 심정이었을까?
손도장도 찍고 태극기도 그리고 영어와 한글을 병행해서 용기를 내라는 그런 내용의 편지를 쓴 것같다.

아이들 학교의 정원이 350 여명 남짓한데 올해 신입생과 전입생의 수를 합치면 거의 90 명에 육박한다니 이 학교가 얼마나 전출입이 많은 학교인지 알 만하다.
(신입생 60 여명과 전입생 이삼십 명쯤 된다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킨더가든 아이들과 낯선 전입생들을 위해 연 행사였지만 내가 보기엔 대부분 구면의 인사들이 거의 행사를 반짝반짝 빛내준 것같았다.
우리 두 아이들만 해도 .....

현진이와 성진이는 2시 반 무렵에 학교에 도착해 일단 아이스 크림을 하나씩 손에 들고 제각각의 취향에 맞는 토핑을 듬뿍 얹어 운동장 쪽으로 나와 친구들과 놀기 시작했다.
이웃 집 한국인 아이들,샬럿,데니얼,에마 알리슨....
그 날 우리는 안드레아의 생일 파티장으로 가기로 미리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킬 수 없어 아이들이 좀 아쉬워했다.
하필 두 행사가 겹칠 게 뭐람....하면서.

3시에 안드레아네 집으로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니 정진이가 반갑게 나를 맞는다.
아빠는 정진이를 재우려다 먼저 잠들어버렸고 정진이 혼자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면서 놀고 있었다.
누가 누구를 재우는지 알 수 없었다.

정진이가 며칠 전부터 코감기에 걸려 얼굴이 콧물로 도배되는 때가 많다.
빨리 나아야 이번 주말에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 좀 다녀볼텐데...

---계속됩니다.---

딸 셋 엄마의 미국 생활 이야기
http://column.daum.net/p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