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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Conference

홍희숙 | 2002.11.18 02:31 | 조회 985 | 공감 0 | 비공감 0
2002년 10월 28일


아이들의 상담이 있었다.
여러 번 겪어본 일이어서 이번엔 별로 기대도 우려도 하지않았다.
내가 알고싶은 건 진실인데,어떻게 된 일인지 무조건 잘하고 뛰어나고 앞서가고.... 이런 말만 되풀이하여 듣게되니....
우리 아이들이 남달리 뛰어나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야 엄청 입 벌어질 이야기겠지만,별 문제없이 조용히 학교 잘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조리 이런 소리 듣고 있으니 상향 평준화된 것같아 영 기분이 별로다.
듣기좋은 꽃 노래도 한두 번이라더니,내 자식 잘한다는 소리도 실상을 알고나서 계속 들으니 기분이 전만 같지못하다.
내가 이렇게 간사해졌는지...

처음,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역시 내 딸이야' 이런 생각으로 기분이 하늘을 찌를 듯했었는데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그 진짜 내막을 듣고보니 ,'아, 이건 보통 그럭저럭 잘해나가고있다는 소리구나...'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번 상담에도 역시 지난 번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선,성진이.
화요일 오후 4시 15분.
(여기 사람들은 1/4 이라는 개념을 우리보다 훨씬 친숙하게 사용한다. 동전도 quarter라는 25센트 자리가 있고,시간을 이야기할 때에도 툭하면 몇 시 15분이나 몇 시 45분을 자주 사용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10 단위가 더 친한데...)

남편과 함께 시간에 맞추어 교실 안으로 들어가니,선생님은 벌써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나즈막한 나무 원탁을 중심으로 셋이서 나란히 앉아 성진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세스 프레스톤은 성진이가 밝고, 상냥하고,스마트하며, 선생님 이야기에 집중을 잘하고, 또 뭐라더라? anyway, 좋다는 미사여구는 총출동시켜 말해주는 것같았다.
물론 기분이야 좋았지만 어쩐지 낯간지러운 기분이었다.

특히 수학을 잘한다는 말을 했었는데,한국 아이치고 여기서 수학 잘한다는 말 못들으면 거의 바닥을 기는 수준이라고보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있기에, 뭐 그리 대단해하지도 않았다.
아주아주 단순한 수식을 표현하는 정도라든가,아주 간단한 수열,유치한 수준의 셈 정도가 그 들의 수학이니.

그림을 잘그린다고도 칭찬했다.
아주 표현 기법이 뛰어나고 색상 선택도 잘한다면서.
선생님 자신도 그림을 love한다네.

받아쓰기를 했는데 기본적인 것은 다맞추고, 조금 어려운 단어도 단어의 조합 원칙에 맞춰 거의 정확하게 적어낸다면서 칭찬에 칭찬을 거듭했다.
reading도 정확하게 잘하고.
듣고 말하는 것도 완벽하고.
그 선생님의 표현을 기준으로 본다면 아마 성진이는 천재 중의 천재쯤 아닐까?
아무튼,입에 발린 칭찬이 조금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사치를 부리는 중인가?

성진이의 평가표를 보면 아래와 같다.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왼쪽에는 간단한 평가 질문 문항이,오른쪽에는 해당 학생에 대한 담임 소견이 나열되어 있다.

<First Grade Inventory>
1.works independently:not always-too social
(얼마나 사회성이 좋은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눈치 채었을 것이다.)
2.listens attentively:yes

3.follows direction:yes
4.recognizes simple and familiar words:good progress in reading

5.chooses to read independently:yes but sometimes too social
6.uses these reading strategies.
--picture clue:yes but uses sounds of letters more(정확한 스펠링보다는 대충 소리나는 방식으로 더많이 적고있다는 이야기겠지?)
--reads on:not yet(이 부분은 좀 덜 공감된다.잘하는 것같은데..)
--sentence structure:beginning to
--reads for meaning/self-corrects:yes

7.able to write beginning,middle and ending sounds of words:yes
8.uses temporary spelling:yes

9.able to write about a self- chosen topic:yes-independently
10.able to creat and extend a pattern:yes

11.progressing in counting strategies:yes
12.able to creat a simple number story:yes-picture & equation(친구들 7명이 놀다가 2 명이 가버렸습니다. 몇 명이 남았을까요? 라는 내용의 그림과 방정식 7-2=5 를 아주 정확하게 잘 표현하고 만들어냈다면서...)

13.understands the process of addition:yes

< 총평 >:Sung-Jin has made good progress in all areas.
<Suggested Practice:needs more practice counting by twos to 100 keep reading daily.Be sure to read to her also.

상담이 어느 정도 끝나고나니 개인적인 이야기로 들어가게 되었는데,미세스 프레스톤이 한국계 입양아 손녀가 있다는 말을 하면서 지갑 속에 넣어둔 사진을 보여주었다.
영락없는 한국 여자 아이였다.
한복을 곱게 입은 다섯 살박이 여자애.

나라의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지난 번엔 ESL선생님인 미세스 에드먼즈가 한국서 입양한 조카애가 하나도 아니고 몇 있다고 하더니....
미국내 입양은 절차가 까다롭고 심사가 엄격해서 웬만한 가정에선 하기 힘들어서 비교적 절차가 쉬운 외국 아이들을 많이 입양한다는데,그 외국 아이의 제 1순위가 한국인이라니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미국에는 아예 한국에서 입양한 아이를 키우고있는 미국인 부모 모임도 활성화되어 있다 하니,더이상 이런 국가적 수치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국내 입양이 잘안되는 이런 현실 속에서 그나마 잘사는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되어 사는 것도 개인적으로 봐서는 차라리 잘된 일로 보여지니,이 일을 어찌 풀면 될 지 모르겠다.

현진이 친구인 잭,성진이 친구인 대니는 형제지간인데 둘다 입양된 백인 남자 아이들이다.
엄마가 워낙 지극 정성이고 부모 얼굴을 쏙 빼닮아있어서 전혀 입양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않는 아이들같았다.
그런데,지난 번에 있은 잭의 생일 파티에서, 자기 입으로 '나는 입양된 아이'라고 밝혔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동생인 대니 또한 생모가 자기 집으로 안고 오는 걸 잭이 본 적이 있다한다.
둘다 너무 잘생긴 백인 남자 아이들이어서 여자 아이들한테서도 인기가 아주 많은 편이다.

엄마인 쟌도 자기 입으로 스스럼없이 말하기를,'나는 한 번도 임신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했다하니 참 알다가도 모를 세상.
쟌은 브렌다 훼이와 함께 이 학교 전체를 통틀어 발런티어 확실히하는 엄마 삼인방에 꼭 들 사람이다.
자기 나라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남의 나라 아이들도 진짜 피붙이처럼 잘거두어 키우는 그런 따사로운 사람들이 많으니 미국이 오늘날 이렇듯 축복받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그 중에는 입양아를 구박하거나 부려먹는 못된 사람들도 많다지만...)
이야기가 좀 많이 삼천포로 빠진 듯하다.
아줌마의 전형이 나온다.


그럼 이 번엔 현진이.
이틀 후인 목요일 저녁 7시.
남편과 함께 이른 저녁을 먹고 후다닥 교실로 찾아들어가니,선생님은 앞 시간대의 엄마와의 상담으로 이야기가 길어지고 있었다.
그 엄마는 동양적인 외모의 어린 아이를 가진 백인 엄마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아이의 아빠가 한국계란다.그 것도 나와 같은 성씨의 아빠란다.
잘하면 여기서 종친회할 뻔 했는데 아빠가 불참이어서...

서둘러 그 엄마를 보내고 선생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미스 헤그니.
나이도 많아 보이고 아들도 둘 있다던데 왜 미스인지 모르겠다.
아이들 말로는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여자라고 하던데,진짜 그런지 모르겠다.
미국은 동성간의 결혼이 합법화되었나?
아마 안되었을 것같다.그러니 아직 미스라는 호칭이 붙지.
참 이상도 하여라....

어깨가 좀 굽은 듯한,남성적인 골격의 미스 헤그니도 현진이에 대해 있는대로 칭찬을 해주었다.
누구든 진실을 이야기 해다오,제발...
모든 면에서 앞서고, 잘하고,뛰어나고,똑똑하고, 작문도 잘하고 수학도 잘하고,숙제도 잘하고...
뭐든지 다 잘한다고만 말하니 뭐든 물어보기가 머쓱했다.

남 앞에서 부끄러워하지않느냐고 물었더니,별로 안그렇고 잘한단다.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잘한다는 말의 기준이 나와는 많이 다르니....

남편이,작년엔 일기도 잘쓰더니 요즘 와선 아예 손도 안대니 선생님이 좀 이야기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수첩에 막 적어놓으면서 웃으면서 말한다.
자기 아들은 선생님 말도 별로 안무서워하는 것같다고.
현진이는 선생님 말이라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아이라고 말해주었더니 크게 웃어댔다.
내 말에 그리 약발이 받는 아이가 있다니 ...신기해서.

곧 있을 고대 이집트 왁스 뮤지엄 행사를 위해 요즘 많이 준비하는 중인데,자기가 맡은 '여왕 네푸르티티'를 위해 현진이는 준비도 열심히 하고, 적극적으로 잘 참여해간다고 말해주는 걸 끝으로 이야기를 매듭지웠다.

그래,좋은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 그냥 받아들이자.
그 쪽이 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될 것같다.
잘못되고 안좋은 진실을 듣기보다는, 잘되고 기분좋은 거짓을 좀 가려듣고 발전을 위한 보약으로 마음에 담아두어야겠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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