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로고초기화면으로 header_kyocom
교컴메뉴
교컴소개 이용안내 소셜교컴 나눔마당 배움마당 자료마당 교과마당 초등마당 특수마당 글로벌교컴 온라인프로젝트학습 교컴 UCC
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교컴가족 로그인(0)

  • 주간 검색어
  • 현재 검색어
기간 : 현재기준

교컴 포토갤러리

루루의 미국생활

Book Fair

홍희숙 | 2002.11.20 14:35 | 조회 1227 | 공감 0 | 비공감 0
아이들 학교의 학부모회 주관 행사의 하나인 BOOK FAIR가 일요일 오후에, 'Barnes & Noble'이라는 유명한 서점에서 열렸다.
이날 판매된 금액의 일부(20%)가 학교로 기부되고,원하는 사람은 그날 산 책을 자기 아이의 클래스로 바로 기부할 수도 있다.
아이들 교실은 어느 반을 막론하고 벽마다 둘러가며 빼곡하니 책들로 가득하지만,그래도 부족하다싶은지 엄마들은 새 책을 사서 아이들 반으로 장바구니 가득히 기증하고 있었다.

매년 열리는 행사이지만 작년에는 참석하지않았다.
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 책 살 돈도 없어 허둥대는 처지에 학교에까지 기부할 여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합당한 이유가 되나?)

그런데,올해는 이 행사에 온 가족이 함께 가서 자리를 빛내주고 돌아왔다.
그 사이 형편이 나아져서 책을 사러 온 가족이 출동한 게 아니고,그날 행사에 현진이가 참여하는 파트가 있어 본의 아닌 참석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결국, 빈 손으로 가서 빈 손으로 돌아왔다
공수래 공수거.

그 곳에서 현진이가 시 낭송을 하기로 했다.
물론 현진이 말고도 여러 아이들이 함께 있었다.
아직 포이트리 클럽이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자작시를 낭송하기는 힘들어서,기존의 시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시를 몇 편 엄선하여 대중 앞에서 읊어주기로 한 것이다.

시간에 맞추어 서점에 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로 서점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 곳은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유명한 서점인데,책만 파는 게 아니라 서점 한 구석을 이용해 간단한 스낵과 커피 코너가 갖춰져 있고,휴게실같은 쉼터도 있고,작지만 아담하게 꾸며진 무대도 있다.
책을 사기도 하지만 친구도 만나고 인터넷도 즐기고 하루 종일 퍼질러 앉아 공짜로 책을 볼 수도 있다.
지역 도서관이 여러 모로 편하지만 아무래도 서점만큼 최신 자료를 구해다 놓기는 힘들다.
가장 따끈한 책을 만나려면 그래도 서점이 낫지.
이런 저런 이유로 모인 사람들로 서점은 많이 복잡해 보였다.

죠나단의 엄마인 로렐이 그 날 행사를 책임지고 이끌어가고 있었고, 나머지 엄마들이 그녀를 도와 책값을 계산하기도 하고 정리도 하고 기부된 책을 모아두기도 하고...아무튼 많이 바빠보였다.
에멀리 엄마도 계산대에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늘 바삐 사는 사람들이지만 다들 아이들 학교 일에는 열심이라고 생각되었다.

시간이 되니 교장 선생님인 미세스 로라 뒤팡이 스페인어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나란히 앉아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스페인어로 한 번 읽고, 영어로 한 번 읽고.번갈아 가면서 읽고 있었다.
아무리 귀기울여 들어도 하나도 모르는 이야기라서 난 그냥 묵묵히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아,지겨워...
영어도 안들리지만 스페인어는 더 안들리니 내가 무슨 재미가 있었을까...

그 뒤를 이어 아이들의 시 낭송 시간이 시작되었다.
한두 아이가 낭송을 마친 후 마침내 현진이 차례가 돌아왔다.
상기된 발그스름한 얼굴에 기어드는 작은 목소리가 내 맘엔 별로 안들었지만 두 번째,세 번째 시로 이어지면서 훨씬 나아지는 게 뚜렷해보여 다행이다 싶었다.
어쨌거나 타고난 무대 체질은 아닌 것같다.

도서관에서 애송시를 몇 편 골라 인쇄해둔 게 벌써 며칠이나 되었는데,낭송 연습하는 모습을 구경한 적이 없어 은근히 속이 부글거렸었는데,그래도 그럭저럭 실수없이 해내어서 그 간의 게으름을 마음 속으로 용서해주고 있었다.
왜 저렇게 철저하지못한지....
미리미리 연습도 좀 하고, 애살있게 꼼꼼히 체크해가며 공부해가면 오죽 좋으련만....
내 마음엔 늘 부족함 투성이로 비쳐진다.

시 낭송이 끝난 후,마술 쇼(Magic Show)가 이어졌다.
자루같이 생긴 뽈록한 똥배를 자랑하는 백인 할아버지 마술사였다.
카드,손수건,그림책,끈,부채,오렌지,계란,막대기.....
다양한 마술 도구들이 등장해서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었는데,현진이와 성진이도 각각 한 번 씩 무대에 올라가 공연에 일조하며 즐거운 마술 체험을 하기도 했다.
바로 가까이에 앉아있던 난,눈속임이라는 사실을 엄연히 알면서도 한 번도 그 재빠른 손재주를 당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꼼꼼히 잘지켜봐도 그 비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뭘 어떻게 속였기에 저렇게 완벽할 수가 있을까?

단 한 가지 알고있었던 건,그림 없던 스케치북이 조금의 마법을 가하면 예쁘게 색칠이 된 그림으로 갑자기 변하는 마법 정도.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미리 두 파트로 스케치북을 나눠놓고,펼치는 방법을 조금 다르게 하면 그렇게 된다는 것.
즉,이렇게 펼치면 백지 파트만 나타나고,저렇게 펼치면 색칠 부분이 나타나는 장치이다.
알고 보는데도 감탄스러웠다.
그러니 그는 마술사인가보다.
비싼 마술 공연을 가까이에서 공짜로 잘봤네.

돌아오는 길에, 같은 쇼핑 몰 지역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Maggie Moo's.
지난 학년 종업식날, 브렌다 훼이가 우리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가 맛있게 먹었다던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아이들 편에 돈만 덜렁 쥐어보내고 함께 가주질 못해 미안스러워했던 아이스크림 가게, 매기 무.
언젠가 한 번 레즐리 가로되,'메기 무의 맛은 환상 그 자체예요.원더플,원더플...'

베스킨 라빈스보다 종류는 훨씬 적었지만 건장하고 팔뚝 굵은 잘생긴 총각들이,손님이 원하는 방식대로 그 자리에서 바로 믹싱해주는 게 그 가게의 차별 전략이었다.
이것저것 되는대로 퍼담아주는 게 베스킨 라빈스의 방식이라면,크림 종류와 토핑 재료를 손님이 고르면 그 자리에서 크림과 토핑을 편평한 쇠칼로 쓰윽쓰윽 섞어 퍼담아주는 게 메기 무의 전략이었다.
꽁꽁 언 아이스크림을 그 자리에서 잘 섞어내려면, 팔뚝 약한 처녀들은 절대 해낼 수 없을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베스킨 라빈스는 여자애들이 대부분 가게를 지키더니만,여긴 반대로군.

세 개를 시켜 먹었는데,과연 맛은 좋았다.
성진이는 쵸코맛 크림에 오레오 토핑을,현진이는 파란색 크림이었는데 이름은 모르겠고, 그 위에 마쉬멜로우를,남편은 호박맛 크림에 쿠키 도우를 토핑해서 먹었다.
난 아예 시키지않았다.
별로 즐기지도 않는 편이었지만,셋 중 한둘은 분명 다 못먹고 남길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 남은 것만 처리한다해도 내 양은 충분할 것이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예전같았으면 남 앞에서 음식을 함께 나눠먹는 것도 부담스러워 했을 건데,요즘은 갈수록 똥배짱만 느는지 남이 우릴 어떻게 보든 상관않는 빈도가 자꾸 많아져간다.
누가 보든 말든 이것저것 골고루 ,숟가락이 얽혀질 정도로 서로 나누어가며 사이좋게 맛을 공유했다.
음,역시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최고야.

성진이로부터 '땡큐, 맘'인사를 들었다.
간만에 맛있는 외식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이런 것도 외식의 범주에 드나?

---계속됩니다.---


좋아요! 싫어요!
twitter facebook me2day
120개(1/6페이지)
루루의 미국생활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0 Curriculum Night 홍희숙 1372 2002.11.18 02:14
119 Ice Cream Social 홍희숙 937 2002.11.18 02:16
118 시간표와 메뉴표 홍희숙 1221 2002.11.18 02:18
117 현진이의 표준화 고사 (MAP)성적표 홍희숙 1029 2002.11.18 02:23
116 중학교 수업 참관 홍희숙 1347 2002.11.18 02:26
115 Classroom Volunteer,Cheerleading Club 홍희숙 1013 2002.11.18 02:27
114 Field Trip(Laumeier Sculpture Park) 홍희숙 962 2002.11.18 02:29
113 Conference 홍희숙 985 2002.11.18 02:31
112 Come Over,Sleep Over 홍희숙 1322 2002.11.18 02:33
111 다시 맞는 Halloween 홍희숙 1136 2002.11.18 02:35
110 Poetry Club,Egyptian Wax Museum,중학교 수업 참 홍희숙 1145 2002.11.18 02:36
>> Book Fair 홍희숙 1228 2002.11.20 14:35
108 현진이의 최근 작품들 홍희숙 933 2002.11.25 13:56
107 고등학교 수업 참관록(at Clayton High School) 홍희숙 1813 2002.11.25 15:29
106 Six Traits of Writing 홍희숙 1309 2002.11.29 15:14
105 Connecting Home and School 홍희숙 1017 2002.12.06 07:15
104 Holiday Concert 홍희숙 847 2002.12.12 03:07
103 Hanukkah(하누카) 홍희숙 1732 2002.12.15 02:05
102 Cookie Party 홍희숙 945 2002.12.20 15:41
101 Good-Bye Dinner 홍희숙 930 2002.12.20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