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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Good-Bye Dinner

홍희숙 | 2002.12.20 15:42 | 조회 930 | 공감 0 | 비공감 0
돌아갈 때가 되니 여기저기서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요일 저녁은 안드레아네 집에서 굳바이 디너가 있었다.

지난 번 사베스 디너 이후, 정식으로 초대받은 두번 째 디너였다.
레즐리에게 준 것과 똑같은 하회탈 벽걸이를 선물로 준비하고, 그 집 식구들이 좋아하는 튀김(새우,양파,고구마,피망)을 한 접시 준비해서 약속된 시간에 그 집을 찾았다.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브렌다-훼이와 제프,안드레아와 져어미가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 집 문을 들어서자마자 현진이,성진이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가서 한동안 까르르,우르르,시끌벅적한 소리만 전해줄 뿐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뭣이 저리도 재미있는지,원.

제프는 사업가라서 늘 바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걸 원칙으로 지키는 사람이다.
제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인 아빠들이 그런 것같다.
회식으로 자주 늦는 한국 아빠들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한국 아빠들인들 늦고싶어서 그럴까....생계라는 삶의 멍에를 지고가느라 그렇겠지.불쌍한 한국 아빠들...)

그 날의 메뉴는,이탈리안 드레싱 소스에 담궈두었다가 어븐에 구운 닭고기 가슴살 구이,야생 쌀과 허브가 들어간 브라운 라이스,페타 치즈가 들어간 셀러드.

요리를 준비하는 동안 제프가 와인을 권했다.
우리가 자주 애용하는 와인은 달큰함이 있는 레드 와인인데,제프네 와인은 늘 화이트 와인이다.
약간 시고 떫은 듯한 맛이었지만 뒷맛은 개운했다.
워낙 알콜에 약해, 많이 마시지 못하는 게 원망스러웠다.
와인 한 잔 정도는 좀 즐기고싶은데....

사베스 디너가 아니어서 지난 번과는 다른 식탁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커다란 식탁을 따로 더 하나 마련해두고 사는 안드레아네.
유태인은 종교가 생활 그 자체의 의미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오늘날까지 잘도 버텨온거지.
그 수많은 난관과 역경을 헤쳐오면서 말이다.

부엌과 같은 공간에 있는 8인용 식탁에 모두가 둘러앉았다.
브렌다-훼이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간단한 기도가 끝난 후 식사가 시작되었다.
배고픈 상태가 아니었지만, 맛이 아주 좋았다.
야생 쌀로 지은 갈색 밥은 다소 거칠고 입에 부담이 되었지만, 웬지 몸에 무진장 좋을 것같은 생각에 두 번이나 먹었다.
닭고기나 셀러드는 물론 입에 감치도록 맛있게 많이 먹었고.
(난 아무래도 먹는 것에 가장 약한 사람같다.
누가 먹을 것을 권하면 단호히 뿌리쳐본 적이 없는 기억이다.)

식사가 끝나니 오늘도 여전히 설거지는 제프 담당.
식탁 위의 접시들을 하나씩 싱크로 날라 간단히 헹군 후, 세척기에 하나씩 꽂아넣는 제프의 솜씨가 수준급으로 비쳤다.
바깥 일 피곤하게 하고 돌아와서도 여전히 집안 일을 당연시하는 제프의 사고가 또다시 신기하면서도 부럽게 느껴진다.

식사 후,선물 공개 시간이 되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앉았다.
브렌다-훼이가 포장을 뜯어 하회탈 벽걸이를 꺼내니,제프와 그 집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기쁘고 놀랍다고.
이미 그 탈을 학교에서 접한 적 있는 사람들이 새삼 또 놀라운 듯이 소리를 질러대니 내가 오히려 계면쩍어졌다.
(처음 본 것도 아니면서....아무튼 과장이란....)

바로 벽으로 가져가 걸어두고 오면서,브렌다-훼이가 탈의 용도를 묻는다.
이런저런 것이라 대답하니,자기도 그럴 것같다는 생각을 했단다.
오늘 우리가 선물을 가져올 것이라는 상상을 못했기 때문에 자기네 집에선 우리에게 줄 선물을 미처 마련 못했다며 미안해했다.
그러면서 브렌다-훼이가 2층으로 올라가 한참을 뭉기적거리더니, 손에 뭔가를 들고 내려와 다시 온 가족을 불러모아 앉혔다.

나한테 풀어보라기에 그 선물을 풀어보니,이제껏 브렌다-훼이가 찍은 우리 아이들 사진첩이 준비되어 있었다.
지난 여름,메기무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 먹던 장면, 그 집 뒷뜰에서 함께 노는 아이들 장면,수영장 장면,닥터 피어스와의 마지막 날 장면.....
얼마나 고마웠던지 모르겠다.
내가 동행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렇게 브렌다-훼이가 우리 아이들을 따로 찍어 사진첩까지 만들어 주다니...

곧이어,안드레아가 팔찌를 내게 건네주었다.
보석은 아니지만 장식이 아주 화려한 세미 쥬얼리 팔찌인데,제프 가게에서 파는 것이라 했다.
고맙게 잘간직하겠노라 했다.

헤어지더라도 소식은 늘 주고받자며 각자의 e-메일을 교환하였다.
미국 올 일 있으면 꼭 연락하란다.
미국 내 어디든지, 우리가 오기만 하면 자기네 가족은 불원천리 마다않고 달려가겠노라며.
말이라도 고맙네그려.

이제 지난 2년 동안의 삶의 흔적을 거두는 때이다.
이삿짐도 꾸리고, 선물도 나눠주고, 카드도 써야하고,오라는 곳에 찾아가 인사도 해야하고.....
뚜렷이 하는 일도 없으면서 마음만 바쁜 중이다.
귀국을 준비하는 것도 출국못지않게 일이 많다.
제대로 실수없이 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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