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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중간고사

홍희숙 | 2003.05.19 16:38 | 조회 1030 | 공감 0 | 비공감 0
현진이가 소풍을 다녀온 바로 다음 날, 중간고사 시험을 쳤다.
국어(25),사회(20),수학(20),과학(20),실과(10),도덕(10),음악(10),미술(10),체육(10).
전 과목에 대한 시험이었는데, 영어는 정식 시험 과목으로 채택되어 있지 않았다.

처음 치르게 된 시험이라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아 신경을 많이 쓰는 눈치였는데, 신경 써서 치중한 과목은 잘 나왔지만 등한히한 과목은 형편없었다.
가장 힘들어한 국어와 사회는 각각 24개, 19개였으나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쓴 수학은 15개, 음악 5개, 체육 9개, 미술 9개, 도덕 9개, 실과 8개.
만점 과목은 유일하게 과학 하나.
학급 석차는 10등에서 20등 사이라고 한다.
성적이 좋은 상위 5명은 순서대로 이름을 불러주었지만, 그 다음 순위부터는 열 명씩 불러주어 대략적인 순위만 짐작케 하게 해주었단다.

시험 결과를 반성해볼 때, 가장 재미있어한 수학에서 의외로 많이 틀리고 보니 화가 좀 났던지, 한동안 수학을 정복하느라 날마다 끙끙거려 댔다.
한참을 그러더니 요즘은 수학 시간이 가장 자신 있는 시간으로 바뀌어졌다고 말한다.
통분과 약분의 개념을 혼란스러워하더니 요즘은 아주 잘 풀어낸다.
수학도 훈련이니 당연한 결과.

집 주변에 있는 수학 학원을 찾아 얼마 전에 등록도 했다.
내가 시켜서 간 게 아니라 현진이가 보내달라고 노래를 불러 하는 수 없이 보낸 것이다.
또래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이라는 체제에 싫증을 느끼고 있건만, 현진이는 모든 게 생소하고 낯설고 새로워서 그런지 무조건 다 재미있단다.
저렇게 얼마나 버틸지.....제발 지긋하게 오래 버텨주길 바란다.
학원에서는 매월 참고서 네다섯 권씩을 함께 풀이하며 끝낸단다.
지켜보니 과연 말한 대로 같다.
힘들어 할까싶어 현진이한테 자주 물어 보는데, 그 때마다 항상 재미있다는 대답만 듣게된다.
참 신기하다. 가끔 나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딸이다.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고 하는 점도 그렇고.

영어 학원도 찾아 드디어 등록했다.
귀국자 자녀반을 운영하는 곳인데, 마침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무조건 등록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간 완전히 영어를 잊어버릴 것 같아.
영어권 국가에서 1년 이상 체재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반인데, 현진이 반에는 6명의 학생이 등록해 있었다.
미국에서 공부한 문법보다 많이 낮은 단계의 책을 교재 삼아 수업하기 때문에 좀 시시하게 느껴진다고 했지만, 그래도 원어민 선생님의 지도 하에 영문법을 공부하는 최고의 기회였기에 달리 이리저리 재고 말고할 여지도 없었다.
미국인 선생님 두 명이 문법과 회화로 나누어서 각 두 시간 씩 가르친다고 한다.
미국인이 문법 가르치는 곳은 처음 봤다.

미국인 학원 선생님의 딸까지 포함하여 정원이 3명 밖에 안되는 성진이 반은 거의 같이 뛰어 노는 분위기였다.
그 나이의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깊이 있는 공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싼 학원비를 떠올리면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한다.
곧 시정되어지겠지.
현진이는 일 주일에 두 번 가면서, 각 4시간 수업하고 18만원.
성진이는 일 주일에 세 번 가고, 각 2시간 수업하고 22만원. 합계 40만원.
그래도 다른 학원에 비해 반값 밖에 안해 얼마나 좋던지....
뻔한 공무원 월급에 매월 이 만큼의 교육비를 부담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의 보통 엄마들처럼 나 또한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비용은 눈 질끔 감고 충분히 감수해도 아깝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열심히만 잘 해낸다면.....


내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중간 고사가 있었다.
국어,도덕,수학,사회,과학,기술가정,영어,한문 8과목,
내가 맡고있는 1학년의 경우, 800점 만점에서 790점을 얻은 3명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 학교는 대구에서도 학군이 가장 열악한 편에 속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썩 좋은 성적이 나오질 못해 안타까웠다.
8과목이면 대개 전교 1등 한두 명은 보통 만점이 일반적인데....
전체 평균도 60점을 겨우 넘어설 정도이며 학습 부진 학생도 한둘이 아니다.
평균 점수 30점 대의 학생도 수두룩하니.
20점, 30점 대의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쉽게 가르치려 해도 받아들이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이미 포기하고 산다는 느낌.

학교별 성적을 굳이 학군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이는 100% 틀린 견해라고 보아진다.
똑같은 교사가 똑같은 방식으로 지도를 한다해도 받아들이는 학생의 형편에 따라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즉, 모든 게 학군이라는 말로 요약되어진다.
이는 곧, 교육의 가능성이나 교사의 능력이라는 말들이 갖는 의미를 희석시켜 줌과도 같다는 말이다.

가정 환경이 좋은 지역에 위치한 학교의 학생들은 그렇지 못한 학교의 학생들에 비해 이미 가지고있는 게 너무 많아 비교가 잘 안될 지경이다.
부모의 관심과 지도 역량, 학원 수강 상태, 학생 본인의 성취 욕구, 기타 경제적 뒷받침......
이런 상황이 요즘의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가난한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할 땐 수업 자체도 훨씬 힘들고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자세도 안타깝고 때로는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다.

옛날엔 개천에서 용 날 일도 있었겠지만, 요즘은 그 말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형편이 좋을수록 성공 의지도 강하고 뒷받침도 더 잘되고 가까운 주변 성공인의 자극을 자주 받을 수 있어 출세 내지는 성공의 지름길을 골라 가기가 쉽다는 말이다.
서울대 학생들의 가정 형편을 조사해보니 대다수의 학생들이 사회 중산층 내지는 상류층의 자제들이었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요즘 세태를 이해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는 소년소녀가장에, 결손 가정에, 학비 지원 대상자에, 생활보호대상자에, 급식무료지원대상자인 아이들이 많다.
많아도 보통 많은 게 아니라 우리 반의 경우, 전체의 1/3 이상의 아이들이 여기에 한두 가지 이상 씩 해당되어 있다.
이런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움과 사랑과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 해본들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부모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내가 죄를 짓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어른이 안 계시거나 이혼, 별거한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적이라는 통계가 난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이 학교에 와서 여러 학생들의 가정 형편을 조사해서 살펴보니 통계청에서 거짓말한 건 아니구나 실감하였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부모의 부존, 그리고 별거와 이혼, 이런 아픔들을 최대한 줄이도록 국가가 좀 나서서 건강하게 정치 좀 잘 하면 누가 뭐라고 하나?
대구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의 아이들을 맡다보니 별 생각이 다 든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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