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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첫 돌 풍경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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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깃거리가 가득 쌓였다.
그 동안 얼마나 바빴는지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살았는지 잘모를 지경이다.
지난 한 주는 우리 집안의 대소사가 한꺼번에 몰려있어서 나로 하여금 정신 못차리게 만든 주간이었다.
정진이가 마침내 돌을 맞았다.
1년 전,갓 태어나 큰 소리로 울면서 세상에 존재의 의미를 신고하던 그 핏덩이가 이제 저 만큼 자라 드디어 돌을 맞게된 것이다.
한국에서라면야 그래도 가까운 가족들 불러모아 금반지도 세어가며 돌잔치라도 오붓하게 벌여보았겠지만, 여기서는 돌잔치한다는 게 다른 한국인들한테 오히려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것같아 남들한테 절대 알리지말고 우리끼리 간단히 미역국이나 끓여먹고말자고 남편이랑 그 전에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수요일 오후,아이들을 마중 나와 기다리던 중에 레이첼 엄마가 정진이 돌이 언제냐고 묻기에 (레이첼 엄마 생일이 정진이보다 하루 늦다는 걸 알고있어서 물어온 것같다.)내일이라고 말하면서 아무런 행사도 계획하고 있지않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그 이야기를 옆에 있던 한 한국인 아줌마가 들어버려 온 동네 소문이 나버렸다.
그 날 저녁,학교에서 돌아온 남편이 정진이 돌을 미역국 한 그릇으로만 기념하기엔 너무 서운하다며 장 보러 가자고 성화였다.
마음이 금새 이랬다 저랬다냐?
사실 나도 좀 서운한 감은 없잖아 있어 못이기는 체 엉거주춤 따라 나섰다.
우선 한국인 가게에 가서 떡,배,잡채 꺼리,갈비 꺼리 등을 좀 사고 동네 식료품점에 가서는 과일과 케익 등을 사서 돌아왔다.
간단히 준비한다고 생각했는데도 100불이 넘었다.
돈이 참 헤프다는 걸 실감했다.
그 날 밤에 갈비 재우고 과일 씻어 두고 대충 정리해 두었다가 ,그 다음 날인 돌 날 아침 평소보다 좀 일찍 일어나 후다닥 씻고 볶고 끓이고 차리니 넓다란 8인용의 우리 집 식탁이 색색깔의 고운 돌상 음식으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아이들을 깨우고, 아무 것도 모르는 정진이를 단장시켜 사진도 찍고 촛불 하나 달랑 심어놓고 축가도 부르고 ....
정진이는 자기 돌인지 뭔지는 몰라도 아뭏든 온 가족이 자기를 향해 관심 집중하고있고 새로운 먹거리가 식탁 그득 차려져 있으니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촛불 행사가 끝나고,장차 커서 어떤 인물이 될까를 미리 점쳐보는 특별한 순서를 가졌는데 정진이 앞에 돈,연필,실타래,거울 등을 던져두고 제일 먼저 뭘 잡을지를 지켜보았더니 대뜸 양 손으로 연필을 먼저 움켜쥐었다.
세계를 빛낼 위대한 대학자가 여기 자라고 있었다.
현진이랑 성진이도 모두 연필을 제일 먼저 집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집엔 학자만 나오려나?
정진이 돌상을 치우고 나서 남편 도시락에도 남은 음식을 잔뜩 넣어 보냈는데 ,그래도 음식이 많이 남은 걸 보면 내 손이 크긴 크나보다.
남은 음식도 제법 있고 해서 동네 아줌마들 놀러오라고 전화를 돌렸더니 그렇잖아도 우리 집에 모이기로 약속했다며 모두들 금방 달려왔다.
레이첼 엄마랑 이야기하는 걸 듣고 알았다며 각자 준비해온 선물들을 내놓았다.
내 계획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전혀 모르게 그냥 넘어가고말려고 했었는데...
괜히 이웃 사람들한테 부담끼치는 꼴이 되어버렸다.
어쨌거나 모인 김에 수다도 덜고 음식도 먹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사실 정진이의 돌은 그 동안의 나의 수고를 기념하는 의미도 큰 것같아서 내가 가장 많이 먹었다.
수고가 크니 많이 먹는 것도 당연한 일.
사랑스런 정진이,앞으로 이렇게만 계속 잘자라주면 고맙겠다.
엄마,아빠,바끼(밖에,바깥에 나가자는..),어부바,맘마,까까,부(불),무(물),어니(언니)...
'정진아'하고 부르면 '네'하고 대답도 잘하는 예쁜 정진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자라다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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