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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8월 15일 여행 10일째:뉴욕주

홍희숙 | 2003.08.13 18:48 | 조회 2622 | 공감 0 | 비공감 0

뉴욕주는 다른 시시한 작은 주에 비하면 몇 배나 더큰 주이기 때문에 동쪽 끝에 있는 알바니에서 서쪽 끝의 버팔로까지 운전해 나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우리는 코넬 대학을 찾아 90번에서 내려 한참이나 아래로 내려왔다가 올라갔기 때문에 버팔로에 도착하기까지 더많은 시간을 소요해야했다.

뉴욕주는 확실한 빙하 지형이었다.
과거 빙하가 휩쓸고 지나간 움푹 패인 땅은 크고 작은수천 개의 호수들로 자리를 뒤바꿈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그 빙하호를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사진에서 본 것처럼 굉장히 맑고 깨끗했다.
한국의 정서로는 호수나 못이 있는 동네는 그리 양반스러운 곳이거나 살 만한 곳은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있지만 여기는 그렇지도 않아보였다.
여기 사람들의 정서는 전망과 분위기에 가치를 두고 살기 때문에 굳이 호수를 피하려한 인상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내 생각엔 한국인의 판단이 훨씬 옳은 듯하다.

거울에 반사된 듯한 그림같은 호수 정경에 아름다운 나무 집들이 한두 채 드문드문 놓아져있는 그런 마을의 이면에는 아마도 내가 겪어보진 못했지만 다른 아픔이 있을 것같았다.
호수에서 생긴 잦은 안개가 호흡기를 손상시켰을 것이요,운전자의 시야를 많이 가렸을 것이요,습한 기운이 만병의 근원으로 작용했을 것이요,흐린 날씨가 우울함을 더심어주었을 것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빙하가 휩쓸고간 지역은 거칠고 척박하기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굳이 여기 정착하고싶지는 않았을 것같다.
이런 곳은 가끔 틈내서 놀러와서 즐기는 게 훨씬 나을 것같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이런 식으로만 말한다면 이 곳 사람들이 무척 싫어할 것같다.
내가 너무 현실주의자인가?

여행 기간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 곳 뉴욕주 북부 지역만 제외하면.
90번 도로를 따라 계속 서부로 서부로 나아갔는데 점점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산세도 험해지고 나무들도 침엽수로 바뀌어지고 날씨도 흐려지고 있었다.
우리가 찾아간 그 날만 단지 그런 날씨가 펼쳐지는 게 아니라한다.
1년 중 맑은 날이 80일도 채 못된다니 얼마나 흐린 동네일까...
우리가 간 그 날도 흐린 하늘과 굵은 소낙비가 예외없이 내려주었다.
다행히 달리는 차안에서 맞은 비였던지라 옷 젖을 일은 없었다.

시라큐스에서 길을 바꿔 코넬 대학이 있는 이타카(Ithaca,제대로 읽은 건지 모르겠다.)로 접어들었다.
코넬 대학은 아이비 리그의 대학 중에서 가장 깊은 산속에 위치해있는 대학이었다.
가도가도 첩첩산중 심심산골,그 산골 한가운데에 있는 대학,정말 이 곳에 대학이 있을까? 의심해가며 찾아간 대학이었다.
지도에 표시된대로 과연 그 곳에 코넬 대학이 있긴 있었다.
도시로 나가기가 쉽지않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딱히 유명한 관광지도 별로 없는 곳이니 공부 많이 하고싶은 학생들한테는 안성맞춤의 대학이 바로 여기일 것이고, 그 반대 성향의 학생들한테는 생지옥이 따로 없을 것같은 대학이다.
공부 이외엔 달리 할 게 없었다던 아는 선배의 말이 생각났다.
과연 그랬겠다싶었다.

코넬 대학의 미식 축구장의 스탠드가 아주 멋지게 잘꾸며져 있어 그 위로 올라가 점심상을 차렸다.
마침 연습 중인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어 눈반찬 삼아가며 많이도 먹어댔다.
운동장 담벽을 따라 아이비가 곱게 자라있었다.
한국 정서상으로는 이 담쟁이도 별로 좋지는 않다하니,과학적 근거를 떠나 같은 걸 두고도 동서양이 이리도 달라 어디에 잣대를 두고 판단해야 하나?

코넬 대학의 캠퍼스를 이리저리 둘러본 다음 다시 고속 도로로 올리려고 길을 살펴보니 이 곳은 미국에서도 유명한 대표적인 빙하 지형의 한 곳,fingerlakes 지역이었다.
거대한 빙하가 남으로 나란히 흘러 내려가면서 거의 같은 방향으로 흐르다 비슷한 곳에서 멈춰 남겨진 모습이 마치 손가락을 펼친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호수군이었다.

우리가 지나간 곳은 그 호수군들 중에서도 가장 긴 곳이었다.
부자들을 위한 주말 별장같은 것도 많이 보였고 ,와인을 만들어 시음도 하고 팔기도 하는 와이너리도 많이 있었다.
와이너리로 유명한 곳이야 캘리포니아의 나파,소노마 지역이지만 여기도 이 곳에서는 제법 유명한 곳같았다.
포도가 달고 맛있으려면 햇살도 좋아야할 것같은데 여기 날씨는 전혀 그렇지못해서 제대로 와인이 익어질까 모르겠다.
아마 척박한 토지에 제대로 될 농작물도 별로 없고 또 호수를 낀 주변 경관이 아름다우니 그 장점을 살려 관광지화하려고 노력하다보니 대충 그런 결과가 이루어지지않았나싶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우리 나라도 이런 와이너리 사업하면 그런대로 수지타산이 맞아지지않을까싶다.
이제 경제 수준이 점차 나아지고 있으니 레져의 유형도 점차 선진국화할 것이고 그러자면 이런 와이너리도 큰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다.
대개 포도밭이 많은 동네는 산지가 수려하고 교통이 불편한 지역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걸 좇아 사람들이 몰려들 것같기 때문이다.
래프팅도 불과 몇 년 사이에 일반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스포츠가 되지않았나!

가운데 손가락처럼 생긴 긴 호수를 따라 한참을 북으로 따라올라가니 드디어 90번 도로가 다시 나타났다.
또 달리고 달리기를 몇 시간하니 마침내 우리의 오늘 최종 목적지인 버팔로가 눈 앞에 펼쳐졌다.
중학교 때 즐겨 읽었던 만화의 무대가 버팔로여서 그 도시 이름은 낯설지가 않다.
5대호(슈피리어호,미시간호,휴런호,이리호,온타리오호)의 마지막에 있는 두 호수들 사이를 이어주면서 생긴 거대한 폭포 나이아가라가 있는 도시여서 아주 유명한 도시가 바로 버팔로이다.

미국에 와서 크다, 넓다,많다 등등의 말을 하면 가장 촌스런 사람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마치 서울대생이 나 공부 잘한다라고 자랑하면 분위기가 썰렁해지듯이.
미국에서는 크고 넓고 많은 것에 대해 자주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워낙 기본적으로 그러하니.
하지만 나이아가라를 보고나서는 촌스럽지만 또 그런 표현이 나오고 만다.
대자연의 장엄함에 절로 옷깃이 추스려들었다고나 할까?

소문만큼 버팔로는 크지도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아마도 대자연에게 그 아름다움을 전적으로 양보해서 위용을 더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였는지.
해질 무렵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호텔부터 찾는 게 급선무였다.
폭포 바로 앞은 낡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100불이 훨씬 넘어 ,도시에 진입하면서 봐둔 작은 모텔로 다시 되돌아가 그 곳에 여장을 풀었다.

우리가 얼마나 밥을 많이 먹어댔는지 예상치를 훨씬 초과한 탓에 준비해온 쌀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김치도 거의 동났고.
한국 식품 가게를 찾아야하는데 알 길이 없었다.
여기도 한국인이 많이 살기 때문에 분명 어딘가에 있긴 있을텐데...하면서.
두어 번 메일을 주고받은 적 있는 내 칼럼의 독자분이 마침 이곳에 계시기 때문에 인사도 할겸 가게 주소도 물을 겸 전화를 드렸더니, 주소는 안가르쳐주고 한두 시간 후에 음식을 바리바리 챙겨 싸서 직접 숙소로 들고 들어오셨다.
이런 난감하고도 황송스러울 일이....

커다란 압력솥에 한 솥 그득히 지어온 따끈따끈한 밥,일부러 새로 만들어 두셨다는 김치 한병,사과,복숭아,양파,감자.....
아마도 그 댁 양식을 있는대로 거의 다챙겨오셨을 것같았다.
오신지 한 달도 채 못되신 분이니 지도 한 장에 의지하여 겨우겨우 더듬어 여기를 찾아오셨을 게 뻔한 데,그 것도 밤길을 ...
나중에 감사의 전화를 드렸더니 그 날 밤을 바깥에서 새셨다고 했다.
아이들이 문을 안으로 걸어잠근 채 잠이 들어버려서.
거듭 감사의 말을 전하고싶다.
이런 융숭한 칙사 대접을 받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그 다음 날,밥을 우린 한 번도 안했다.
얼마나 밥을 많이 지어오셨는지 그 밥으로도 우리 대식구가 하루를 충분히 버텨낼 수 있었다.
김치가 특히 맛있었다.
전라도 김치 특유의 아삭하고도 시원한 맛이 너무 좋았다.
난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맛이 안나던데 무슨 비결이 있으신 건지 모르겠다.
혹 고려청자처럼 비법을 자손에게만 몰래 전수하는 건 아닌지...

만드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좀 있겠지만 내 생각엔 익히는 기술도 많이 필요한 것같다.
도대체 어떻게 익혔을까?
바로 쉬어버리지않고 어떻게 아삭거리게 만들어질까?
제대로 된 김치를 만들고싶다.
여기선 배추값이 비싸서 좀 그렇고, 한국가면 맛있게 익혀진 전라도 김치의 본고장 맛을 내 손으로 재현해보고말리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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