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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가을 운동회
아이들 운동회가 드디어 끝이 났다.
아울러, 개학 후부터 시작된 땡볕 아래에서의 무모한 운동회 연습도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운동회 하루를 위해 거의 보름 이상의 기간을 비정상적인 수업 체제로 운영해야하는 학교가 어리석어 보였고, 그 어린 아이들을 뜨거운 햇볕 아래 고생시키면서도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 납득 못하는 교장 어르신네들이 미웠다.
아직까지도 보여주는 운동회를 열고있는 시대착오적 사고를 가지신 그 분들에게 한 마디 하고싶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운동회냐고.
벌써 앞선 학교에서는 전교 모든 아이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선진국형의 게임식 운동회가 이미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대구는 아직 멀어 보였다.
우리 나라도 미국의 운동회처럼 모든 아이들이 함께 즐기고 어울리는 그런 진짜 운동회 해보았으면 좋겠다.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진짜 운동회를 말이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보름 내내 운동장에서 수업 빼먹어가며 연습한 무용들을 부모님 앞에서 하루 짜잔! 하며 보여주는 학예 발표회 양식의 운동회는 이제 지나간 우리 세대에나 있을범직한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선수가 아닌 아이들이라도 이 날 하루 만큼은 마음껏 게임을 즐기고, 같이 뛰어본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운동회 날,
성진이는 손가락에 종이꽃을 달고서 무용을 했다 하고, 현진이는 강강수월래를 5학년에서 함께 보여주었다 한다.
운동회라 해도 같이 있어줄 부모가 없어 친정 부모님을 모셔와 우리 역할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 드렸다.
학교는 달라도 둘다 같은 날 운동회를 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준비를 이중으로 해야 했으니 말이다.
아침 5시에 일어나 김밥 싸고 과일과 음료수,과자 챙기고, 앉을 자리와 물수건 등을 대충 챙겨 작은 손수레에 가득히 담아 넣으니 출근 시간이 코 앞에 다가와 있었다.
아침에 일찍 서두르는 날은 언제나 학교에 와서까지도 내내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나이는 못속이는 건지...(에구구..)
오후에 아이들한테 전화를 걸어 각각의 달리기 성적을 먼저 물어보았다.
둘 다 3등 했다하니, 그만하면 됐다 싶었다.
넘어지지 않은 것만도 어디냐 싶기도 했고.
지난 번 연습 땐 현진이가 넘어져서 무릎에 생긴 상처로 꽤 아파하기도 했었으니, 안 다쳤으면 모든 게 오케이다.
운동회 연습이 시작되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은 바로 아이들 피부.
우리 두 아이들은 특히 햇볕에 대한 알러지가 심한 편이기 때문에, 최대한 땡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담임 선생님께 부탁 드려 배려를 약속받긴 하였지만,어디 아이들이 그런가?
친구들 연습하는데 혼자 나무 그늘에 멍하니 앉아있는 것도 눈치 보이는 일이고, 재미있어 보이는 경기는 같이 뛰어보고 싶기도 하고.
결국 운동회가 끝나고 나서 남은 건, 온 몸 여러 곳 가려운 상처 투성이들 뿐.
그 상처 자국 덕분에 날마다 잠을 설치는 두 아이들이 바로 내 두 딸들이다.
피부가 건강하다는 것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건강한 피부를 가진 남의 집 아이들을 보면 늘 부러운 생각이 먼저 든다.
내가 가지지못한 부분에 대해 더 욕심이 나는 법인가 보다.
운동회 날 오후, 숙제로 '학원 안가기'를 내신 담임 선생님의 말씀 덕분에 현진이는 학원도 하루 잘 쉬고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성진이는 아직도 내내 달리기 1등 못함에 대해 아쉬워 하는 중이다.
승부 근성이 얼마나 강한지, 지고는 못사는 성미를 타고 났다.
남보다 스트레스 많이 받고 살 성격인 것같다.
아마 그 부분은 나를 닮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남한테 밀리면 겉으론 내색 않아도 속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게 내 성격이니.
나이가 들면서 그런 부분도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부분을 넓히는 중인데, 생각 만큼 쉽지는 않다.
나의 동기들은 벌써 나보다 훨씬 앞선 자리에서 주목 받는 위치에 서 있는데, 난 아직도 여기서 이 모양 이대로 머물러 있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짜증도 난다.
휴직만 안 했어도 이렇게 많이 밀리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요즘 들어 많이 생긴다.
대학원도 가고싶고, 공부도 좀 더 하고싶고, 수업 발표도 하고싶고, 내 일에서 인정 받고싶기도 한데, 문제는 시간이다.
아직도 나의 발목을 잡는 세 아이들 때문에 난 그 중 아무 것도 꿈꿀 수 없다.
내 손길 하나하나에 우리 세 아이들이 자기 모습을 조금씩 세워가고 세상에 익숙해져 가는 법인데, 내가 내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니...
차라리 내가 포기하는 게 여러 모로 옳고 그래야만 가정이 원만하게 돌아가는 건 맞는 말인데, 그래도 내 가슴 한 쪽은 늘 그런 부분으로 아쉽고 비워져 있다.
직장 가진 여자가 가정과 일을 함께 세워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살펴봐도 그러하다.
친정이나 시댁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지는 사람만이 직장에서 제대로 역할을 담아내고 있었다.
날마다 칼퇴근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누가 함부로 중책을 맡길까?
중고등 학교에선 중간 고사가 있고, 소풍과 체육 대회, 각종 학교 축제가 계획되어 있다.
바야흐로 가장 행사가 많은 달 시월이 내일부터다.
놀이 동산도 가보고싶은데 도무지 짬이 안난다.
연간 무료 이용권이 있으나마나.
대구 우방 랜드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놀이 동산인데,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있어야할 건 거의 다 갖춰있어, 미국 디즈니랜드와 비교해봐도 크게 후지다는 느낌이 안 든다.
연간 이용권을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올해 두 번 밖에 놀러가질 않았다.
비가 유난히도 많은 해여서 그렇게도 했고, 나대로 바쁘기도 해서 그랬다.
이번 가을, 날씨 좋은 주말을 골라 아이들과 우방랜드라도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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