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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의 미국생활

동생의 결혼식

홍희숙 | 2004.02.17 02:11 | 조회 3009 | 공감 0 | 비공감 0
겨울 방학 동안 친정 집에 혼사가 있었다.
1남 6녀 가운데 장녀가 바로 '나'인데, 그 동안 같이 지내던 여동생 하나가 마침내 제 짝을 찾아 분가해 나간 것이다.

이제 이틀 후면 신혼 여행에서 돌아오게 되는데, 아직은 결혼이 실감나지 않는다.

결혼해서도 같은 동네에 살게되니 별로 서운한 감은 없지만, 아이들 돌보는 게 이제 완전히 내 손에만 맡겨졌으니, 작년보다 더 바빠질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결혼식 날 풍경.

동생의 성화에 못 이겨 한복에 옥비녀를 꽂고 식장으로 나갔더니 만나는 친지분들이 다들 한 마디씩 했다.

웬 비녀냐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진짜 머리냐 가발이냐, 안방 마님 같다, 어디서 했느냐, 웬지 특별해 보인다....

우선 듣기에 좋은 말만 해주시니 아이들처럼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쑥스러웠지만, 좋은 날 화려하게 성장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나중에 사진 잘 나온 것 있으면 올려야지.)


여동생들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입는 내 한복은, 분홍색 깨끼에 자잘한 꽃이 끝동 쪽으로 수놓아진 파스텔 톤의 옷인데 바로 내 결혼식 예복이기도 하다.

내가 결혼할 무렵, 웨딩드레스 가게에 들러 드레스를 고르려고 꼼꼼히 살펴보니 드레스마다 온통 지저분한 땟자국에 화장 자국에 얼룩까지.....이렇게 지저분한 옷을 결혼식에 입느니 차라리 나의 옷을 입겠다는 생각에 한복으로 드레스를 맞춰 입게 되었는데, 남들한테는 굉장히 대담한 도전으로 인식되어졌던 것 같다.(하긴, 지금 생각해보니 좀 대담스럽긴 했다. 남들이 통상적으로 하지 않는 것을 했으니).


이제껏 네 번의 여동생 결혼식에 두 번이나 이 한복을 입고 나갔는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행에 뒤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복은 양장보다 유행을 덜 타서 참 좋다. 물론 전문가의 안목으로 보면야 많이 후져보이겠지만, 우리 집 결혼식장에 한복 전문가는 아무리 많아야 한둘에 지나지 않을 것이리라 믿기에 별 망설임 없이 요긴하게 잘도 입을 수 있었다.

현진이는 까만 주름 치마에 흰 브라우스, 쑥색 가디건을 입혔고,

성진이는 반 팔 흰색 공단 드레스를 입혔고,

정진이는 아이보리 긴 팔 롱 드레스를 입혔다.

성진이와 정진이는 특히 flower girl 로 활약할 몸들이었기에, 복장에 특히 신경을 써서 준비시켜 주었는데, 그 날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정진이였다.

연습도 몇 번 했는데, 너무 일찍부터 기다려 지친 시점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집중적인 시선에 부담을 느꼈는지, 껌 몇 통을 주겠다는 나의 절박한 유혹에 못 이겨 겨우 몇 발자국 앞으로 나가긴 했으나 그 것도 잠시, 흰 카펫 중간에도 못 이른 지점에 와서는 마침내 꽃바구니를 팽개치며 마구 울어버린 것이었다.

하객들은 우습다고 박장대소해대고 정진이는 더 큰 소리로 울고 몸을 비틀어대고.....

다른 아이로 대체해서 우선 그 과정을 마무리 지워놓고는 정진이를 안고 바로 밖으로 빠져나와버려 그 뒷풍경은 알 수 없었으나, 식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정진이를 알아보는 걸 보면 그 날의 대상감이 아니었나 싶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짐이었나 보다.

사진 나오면 또 한 번 더 웃을 일이겠다.


성진이와 여동생의 아이들은 모두 큰 탈 없이 잘 해줘서 수습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사돈댁 식구들 보기에 좀 민망스러웠는데 별 일 없었다니.....

친정 식구 쪽으로 유난히 딸이 많아 고모들이며 사촌들이며 내 친자매들에 이르기까지, 집안 행사가 있어 모이기만 하면 굉장히 시끌벅적한 편이다.

경상도 말투 자체만 해도 시끄러운데, 유난히 더 목청 큰 집안이 되다보니 아파트같은 데에선 아예 모임도 못가질 정도다.

그냥 이야기 하는 것인데도 서울 사람들이 보면 마치 싸우는 듯이 보이는 집안이 바로 우리 집안이다.

목청 큰 사람 치고 간악한 자 없다는 것에 위안을 두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우리 스스로 생각해도 좀 지나친 구석이 없잖아 있긴 있다.


나의 남매들은 ,위로 오빠 하나에 나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딸이 여섯이나 되는데, 어김 없이 누구나 두 살 터울이어서 한 사람 나이만 알면 무조건 아래위 나이가 계산이 되어 절대 다른 사람의 나이같은 것에 의문이 생길 일이 없다.

그리고 해마다 일곱 명의 나이가 똑같이 홀수이거나 짝수이거나 해서 나이에 관한 한 절대 헷갈릴 일이 없다.

제일 맏이인 오빠와 막내 여동생은 띠 조차도 같다.12살 차이의 띠동갑.


보건소에서 연구 가치가 있는 집안이라고 조사를 나온 기억도 있다.

5,6학년 무렵의 일이었을 것이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인텔리스러운 여성들 너댓 명이 무슨 서류 뭉치같은 걸 품에 안고 와서는, 우리들 모두를 안방에 수북이 불러 모아놓고는 무슨무슨 질문을 한 기억이 있다.

엄마는 집안에 손님이 오시면 인사하러 다 나오지 말고 ,아래 세 명은 적당히 숨어 있으라는 농담까지 한 적이 있다.


그 땐 식구가 많은 것이 참 부끄러웠다.

친구들한테 동생들 이야기하는 것도 창피했고, 놀러갈 때마다 나를 따라나서는 동생들 미워 몰래 도망 나갈 때마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뒤를 잇곤 했던 기억이 있다.

친척들은 모이기만 하면 으례 우리 집 아이들 순번 매기는 게 그들 재미의 시작이었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시작해서 나보다 덩치가 늘 더 컸던 바로 아래 동생과의 키 경쟁은 곧 열등감으로 이어져 어린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던 기억이다.


어른들은 왜 꼭 그렇게 자기들 재미에 나의 키를 수단으로 내거는 건지.....

내 키가 더 작다는 걸 그냥 봐도 다 아는데, 꼭 둘이 등 맞대고 키 재게 하여 내 키가 동생보다 더 작음을 재삼 만인들 앞에서 확인케 하여 나에게 비료나 콩나물,국수를 많이 먹으라는 훈시까지 꼭 빠뜨리지 않고 일러주는 아량을 베풀어 주었으니....참, 알 수가 없다. 그 심리를.


남매가 많다보니 서로에게 주고받은 상처도 무척 많았지만, 그래도 다 커서 어른이 되고보니 이해 못할 일도 없다.

세월이 흘러 언제부터인가 '나도 누구처럼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하던 말들이 지금은 동생이 많아 참 좋다는 말로 바뀌게 되었다.

가끔 툭탁거리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중요한 부분에 있어선 가장 믿어주고 도와주는 피붙이인 만큼 그만한 back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어른이 되어 뿔뿔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나누어 살고 있으니 한꺼번에 같이 얼굴 맞댈 일도 드물어져 일곱도 적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도 부모님의 욕심을 닮았나?)

서울,대구,구미,포항,울산에 진주까지.

흑백 티비 시절에 김희갑,황정순 주연의 '꽃피는 팔도강산'이라는 kbs 드라마가 있었다.

엄마는 늘 그 드라마 보시면서, '나도 나중에 자식들 덕에 저 양반들처럼 전국 방방곡곡 구경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가지신 여러 소원 가운데 최소한 그 소원 하나는 이미 이루신 것같다.

나도 남들의 평균 수치보다는 많은 자식을 두고 산다.

이제 내가 늙으면, 자식 덕에 세계 일주 해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아니, 달나라 구경 시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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