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가 출현하면 연구실은 시끄러워진다.
"새끼""새끼" 자기 자리에서 목청 높혀 학생들 이름을 부른다. 내참...
알고보니 새끼가 2명이 있다. 한자로는 "권"자인데 일본말로는 "새끼"란다. 박사3년차에 새끼랑 석사1년의 새끼 둘인데 난 편의상 큰새끼 작은새끼로 구분했다. 이 두 새끼가 내 생활에 영향을 주는데, 공통점은 실력이 있다는것 다른점은 큰새끼는 날 미워하는지 골탕 먹이려는 나쁜 새끼인 반면, 작은 새끼는 자칭 봉사가 취미라며 옆에서(내 옆자리임)늘 신경써 주고 도와주는 천사이다.

한 번은 교수가 과제를 설명하다가 큰새끼를 불러서 관련 책을 빌려주고 도와주라고 한다. 책을 받고 구현을 시작하는데 궁금한게 있어 물어보는데 그건 안해도 된다는거다. 간단한 걸 1달이나 준다며 3일이면 되니까 놀라는 거다. 그래서 놀았다. 3주쯤 최종점검을 하는데 옆에 작은 새끼가 보면서 "그다음은?" 그러는거다. "이게 끝인데" 그랬더니 아니었다 결국 책 한 권을 전부 구현하는거다. 큰새끼....
결국 1주일 후 발표 자리에 큰새끼는 안나타나고 그 후로 아예 외면한다. 그래서 나도 외면했다. 작은 새끼가 있으니까 ㅎㅎㅎ.

작은새끼의 이름 한자를 읽으면 "권만덕"이다. 암튼 만덕이는 나의 정보원이다. 연구실 돌아가는 상황과 뒷담들 자신의 의견 솔직하게 다 얘기해 준다. 특히 발표할 땐 교수가 싫어하는거 좋아하는거 약점까지도 알려준다. 그래서 학교 생활이 많이 편해지고 즐거웠다. 만덕이를 보면서 많은걸 배우고, 반성한다.
참 열심히 생활한다. 마음도 따뜻하고, 오토바이광이면서 전자기타 드럼이 특기, 보컬활동도 하며, 아르바이트는(주말만 한다) 프랑스요리 주방장을 한다. 프로그램짜는 능력도 대단하다. 멋진 사람이다. 잠은 평균4시간 잔단다. 그런데 잘은 모르지만 연구실의 대부분 학생들이 자립심이 강하고 정말 시간을 아끼며 열심히들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