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위한 리더쉽 강좌[15] - 강의를 잘 하는 리더

리더인 교사의 강의 대상은 '학생'과 '다른 교사'들이다.
학생들에게는 수업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교사의 강의가 진행되고
'또 다른 교사'들에게는 대개 연수라는 이름으로 강의가 행해진다.

학생들은 내용이 명쾌하여 시험 공부하기 편하게 진행되는 강의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강의에 임하는 교사도 좀더 정교하게 짜여진 수업 계획을 원한다.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앞뒤가 똑 떨어지는 강의를 하기 위해 교재연구를 하고
수업지도안도 짜보고, 자료도 구해보고...등등의 노력을 한다.

기존의 관점에서 보면 학생들이 이뤄야 할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되고,
이를 위해 몇 가지의 과정들, 이를 테면 도입 - 전개 - 정리 - 평가와 같은 과정이 분명한
강의가 강의를 하는 교사 입장에서도, 강의를 받아들이는 학생의 입장에서도 좋은 강의로
생각되고 있는 것 같다. 

연수라는 이름의 교사대상의 강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들은 흔히
'오늘 강의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였어'라는 말로 강의의 질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아울러 요즘은 '뭔가를 얻어가는' 방식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즉, 수업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특정 자료나 기술 같은 것에 대한 선호가 높다.

사실 학생들이나 교사들에게 '뭔가 명쾌하며 정리가 되는' 강의를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강의해야 할
것인가가 비교적 잘 보이기 때문이다. '좋은 강의란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이라는 기존의

관점에서 보면 그러하다. 오랜 절대적 지식관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과연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다음 시간 수업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나 기술을 얻었다는 것은 그 교사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이른바 '발달' 혹은 '촉진'이라는 관점에서 이 교사에게 습득된 능력은 무엇일까?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토론수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토론 기법들을 열심히 

전달하고 그러한 절차를 세세하게 지키기를 요구하는 교사가 있다고 하자. 이 교사가 학생들을
통하여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타인과의 합리적 의사소통일까, 매뉴얼에 입각한 토론기술일까? 
아마도 (대학입시 등) 현실의 문제를 들어 토론 기술을 더 선호할 것임은 자명하다.

평범한 리더는 이미 나온 내용을 잘 포장하여 정확히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이 평범한 리더는 그 과정에서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화려한 기술이나 교수법 등을 연마하기
위하여 노력을 할 것이고 수업에 바로 쓸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전달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자료를 찾을 것이다. 이는 기술적 합리성(technical rationality)을 중시하는 관점이다. 

이 사람은 '잘 전달'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좋은 강의'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경향은
기술적 합리성에 의존하기 보다 통합적 시각에서 맥락과 연계를 중시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교사의 끊임없는 '반성적 사고 과정'이다. 이것이 특별히 중요한 것은 교사 스스로 자기주도적
수업전문성 신장의 경험을 가질 때 그와 함께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도 자기주도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무리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을 강조하고자 하여도 교사가 그러한
경험과 능력을 갖지 못했다면 공영불에 불과하다.

평범한 리더는 잘 전달한다.  
뛰어난 리더는 고민할 과제를 끊임없이 던진다.

한 마디로 좋은 강의란 강의 대상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어떤 내용을 직접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강의 대상 스스로 그 내용을 탐색하고 분석하며

이를 토대로 본인의 지식을 구성해 가게끔 촉진해 주는 것이다. 강의 대상을 영원히
수동적 강의대상에 머무르게 할 것이냐 '능동적인 지식 구성의 주체'가 되도록 도와줄 것이냐가

지식정보시대 '좋은 강의'의 기준이다.

교컴 대표 함영기 글
http://eduic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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