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학술정보원(원장 김영찬)은 11월26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서는 초·중등 교육정보화를 교육정책과 학교운영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고등교육(대학)의 정보화 발전방안이 논의됐다.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몇몇 주제를 요약해 싣는다.

◇ 사이버 교육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이옥화 충북대 교수)=학교교육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정보화 시대로 표현되는 사회는 점점 다양화, 분산화, 개별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빠르게 변하고 있는 학생들한테 적합한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과서 위주, 교사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학생들한테 익숙한 다양한 영상매체와 컴퓨터 등을 활용하는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

지난 6~7월 충북 중·고교 학생들과 교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업시간에 정보통신기술(ICT) 활용교육은 매우 저조했다.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6.4%, 5시간 이하가 42.9%였다. 교사들한테 ICT 활용수업 때 느끼는 장애요인을 복수로 응답하게 한 결과, ‘자료검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19%)과 ‘교수-학습자료의 부족’(18.1%), ‘적합한 소프트웨어의 부족’(16.4%)을 꼽았다. 이는 교사들의 관심이 하드웨어 등 인프라적 문제에서 벗어나 콘텐츠의 문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곧 교사한테 필요한 교수-학습 정보를 체계화해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꼽는 ICT 활용교육의 장점은 ‘흥미있는 수업의 진행’(59.4%), ‘학습효과의 상승’(13.6%) 등이었다. 교사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ICT 활용교육의 목적을 학습동기 유발로 보는 경우가 42.1%로 가장 많았다.

ICT 활용교육이 더욱 많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체계적인 학습정보 공유 시스템이 필요하다. 자료도 부족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의 교수-학습 자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ICT 활용교육의 중요한 걸림돌이 지필식 평가인데, 이런 평가방식에서 탈피해 창의적 능력과 사고, 자발적 참여 등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평가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교사연수의 내용과 방식도 개선돼 실제적으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모델을 실습해 보도록 해야 한다.

◇ ICT 활용을 통한 실업계 교육의 혁신(천광호 선린인터넷고 교장)=정보화 사회구조로 바뀌면서 실업교육의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재능으로 인정받는 실업교육을 시도할 때가 되었다. 실업고는 실업 분야의 소질 있는 학생을 발굴해 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전문화, 특성화해야 한다. 선린인터넷고는 원격교육이 강조되는 것에 발맞춰 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정보분석과 재해석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능력평가라는 시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모든 평가를 컴퓨터로 한다. 창업동아리 외에도 많은 IT 동아리를 육성하는 한편, 홈페이지 경진대회, 쇼핑몰 경진대회 등을 개최해 기량을 뽐내게 도와준다.

◇ 학교현장에서의 ICT 할용(함영기 신목중 교사)=앞으로 ICT 활용교육이 더욱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극복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정보의 원천을 폭넓게 사고해야 한다.

첨단매체를 통해 획득한 정보만을 가치있는 것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모든 의미있는 것들을 정보로 받아들여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통신으로 해석하지 않고 ‘소통’으로 봐야 한다.

또 학생들이 인터넷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양한 자원들을 발굴하고 학습과 연계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교사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활동 중심의 ICT 활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완성된 콘텐츠를 교사가 프로젝션 텔레비전에 띄워 보여주는 것은 교사 중심, 일방향, 자료 중심형 수업이다. 교사가 보여주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발표시간이나 토론시간을 늘리는 시도는 활동 중심 ICT 활용수업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한겨레 강석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