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결과를 보았을 때,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들이 많다는 것이 일단 눈길을 끈다. 필자는 이 번 인터뷰를 통하여 적어도 ICT 활용교육이 처음 현장에 소개된 3년 전에 비하여 현장 교사들의 마인드가 몰라보게 고양되었다고 판단한다. 응답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ICT 활용수업을 적용해본 경험이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응답을 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앞으로 ICT 활용교육에 대한 전망을 세우는데 필요한 교사들의 의식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근거를 확보하였다고 생각한다. 위의 결과들이 나타내어 주고 있는 합리적 핵심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하였다.

(1) 교사들은 ICT 활용교육의 개념을 풍부하게 해석하고 있다.

응답자 중 ICT 활용교육의 개념을 '컴퓨터나 인터넷의 기능을 익히는 것' 정도로 협소하게 해석하는 교사는 이제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ICT 활용교육 적용 초기와 비교해보면 괄목할만한 변화이다. 거의 모두가 교과의 교수학습 목표를 극대화시킨다는 차원에서 ICT 활용교육을 수단으로 활용하자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기초로 응답하고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환경과 조건을 바탕으로 한 확장된 개념 이해도 발견된다.(ICT를 교과과정에 통합, 학생과의 상호작용 강조, 학습자의 능동성 강조, 교사의 역할에 대한 변화 인식 등) 이러한 결과는 과거의 열린교육에 대하여 보여주었던 교사들의 반응과는 상당히 (적극적이라는 것을 포함하여) 다르다.

오히려 교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역작용이나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이러한 교사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신선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의 ICT 활용수업에서 자료제시 위주의 경향을 보인 주 요인이 교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2) 확산 가능한 성과와 교정 가능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성과적 측면은 주로 교사와 학생의 인식 제고, 수업의 다양화와 상호작용의 활성화, 학생의 능동적 수업 참여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는 몇 몇 뛰어난 ICT 활용 마인드를 갖춘 교사들이 대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교사들의 대답이라는 것이다. 성과적 측면으로 답한 내용들이 특수하거나 고도의 기술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 가능한 성과라고 판단하였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컴퓨터나 인터넷 활용능력이 신장된 것을 성과 측면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ICT 활용교육의 목표에 비추어 나타난 성과라기 보다는 ICT 활용교육을 적용하면서 나타난 부수적 효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문제점 측면에서는 익히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시정되지 못하고 관행처럼 진행되어 온 부분들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더 나아가 ICT 활용교육의 역작용까지도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일제학습을 유도하는 경향, 시간적 손실, 기술의존적 경향, 성과위주의 진행, 수업 내용에 적합하지 않은 기자재 지적) 필자는 응답교사들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내용들이 오히려 풍부한 ICT 활용교육을 위한 생산적 지표들을 제공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3) 효과적인 ICT 활용수업으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꼽고 있다.

ICT 활용수업이 처음으로 학교 현장에 소개되었던 3년 전에는 교사들이 자료제시형 수업을 선호하였다. 바로 프로젝션 TV에 띄워서 보여줄 수 있고 판서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 자료의 제작에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는 점 등이 자료제시형 수업을 선호하게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ICT 활용수업을 어느 정도 적용시켜 본 교사들은 자료제시형 수업이 가져오는 한계와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자료제시형 수업은 오히려 전통적인 수업보다도 학습자를 정적으로 만드는 특성이 있으며 ICT 활용교육의 필요성인 자기주도적 학습,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의 고양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났다. 교사들의 응답을 잘 살펴보면 그러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교사들이 생각하는 효과적인 ICT 활용수업은 한마디로 '학습자를 움직이는' 수업이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했던 교사들이 '학생들이 어떻게 스스로 자료를 찾도록 돕고, 학생들끼리의 토론과 나눔을 통하여 공동의 학습목표에 도달하게 할까?'라는 ICT 활용교육의 본래 취지에 조응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4) 관료성과 획일성이 바람직한 ICT 활용교육을 가로막고 있다.

열린교육이 교사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중의 하나로 교사들의 자유의지에 기반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꼽는다. 교사들의 자발성은 고사하고 획일적인 방식으로 관료성에 기대어 진행이 되다 보니 좋은 취지는 모두 퇴색하고 두꺼운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열린 교육이 교사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관료성의 힘을 빌어 획일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노출시킨 것과 대조적으로 ICT 활용교육은 교사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요구가 함께 결합되어 있다. 최근 교사 연수의 상당 부분은 ICT 활용과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자생적인 교과연구회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러니까 지금은 강요하지 않아도 필요한 내용들은 교사들에 의하여 개발이 되고 또 그들 스스로 자료를 공유하면서 수업을 풍부하게 만들어나가고 있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에 다시금 성과를 내기 위한 무리한 시도나 보고서용 수업을 강요한다면 모처럼 자생성이 생겨나고 있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다. ICT 활용수업의 필요성 중의 하나가 창의력의 고양이다.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한다고 함은 먼저 교사들 스스로가 자유롭게 상상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응답한 교사들은 현재의 교실환경과 장비, 그리고 과도한 잡무가 바람직한 ICT 활용교육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밝히고 있다.

(5) 교사들의 전망은 건강하다.

앞으로의 전망을 질문한 항목에서 교사들은 대단히 균형잡힌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하면서도 교사의 역할을 함께 강조하는 응답들이 그것이다. 또한 인성교육과의 결합, 정의적 측면의 강조 등은 ICT 활용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이 교사들의 건강한 책무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 하나의 수업 방법에 대하여 이렇게 교사들이 관심을 보인 적이 있을까? 지금은 누가 뭐라해도 공교육이 위축되고 사교육이 과열, 팽창하고 있는 국면이다. 우리 나라 학생들이 단순지식을 반복적으로 암기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방식은 '학력(學力)의 총량'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참으로 커다란 국가적 낭비이다. 지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지식을 단순히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여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사교육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자기주도성의 강화,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의 고양을 이룰 수 있도록 학습의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이 좋다. ICT 활용교육이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학습자를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스스로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하게 하는 여러 장치들을 배합함으로써 어느정도는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하 생략, 심포지움 발표 자료 참조)

교사 커뮤니티 운영자 함영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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