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프로젝트 접근법의 개념과 철학

Katz 와 Chard(1989)는 '프로젝트 접근법(The Project Approach)'을 설명하면서 이는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유아가 어떤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하며, 교사주도의 체계적인 학문적 교수와 전적으로 아동의 흥미에 의존하는 놀이중심의 유아교육을 연결시켜주는 접근법으로서 프로젝트 접근법이 적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이 접근법이 유아의 지적 발달과 사회적 발달을 증진시키며 유아들의 자발적 놀이와 교사에 의한 체계적인 교수를 통합하고 상호 보완해 줌으로써 균형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접근법은 아동 스스로 질문을 하게 하고 문제를 추측함과 동시에 그들의 주위환경에서 중요한 현상을 인식하도록 하며 목적 달성을 위한 열망과 새로운 기술 습득에 대한 열정을 쏟도록 하는 교육방법이다. 이 접근법은 활동 영역별로 분리된 활동이 아니라, 프로젝트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하여 읽기, 쓰기, 셈하기 등등의 지식과 기술을 통합적으로 획득하도록 짜여진 활동이다. 또한 프로젝트 접근법에서는 학교를 성인과 아동들의 생활 자체를 옮겨 놓은 곳으로 보기 때문에, 아동들이 학교 경험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의 경험과 지역사회에서의 경험들을 연결시키도록 하며, 교사, 아동, 부모가 같이 참여하고 탐색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프로젝트 접근법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이태리의 레지오 에밀리아(Reggio Emilia)에서는 프로젝트를 '어린이들의 삶, 크게는 지역사회의 삶과 관련되어 있는 테마나 사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그룹토의, 많은 상징적 매체의 사용을 통한 표상과 표현으로 이루어지는 경험(Edward, Gandini, & Forman, 1993)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을 지닌 프로젝트 접근법의 전반적인 목적은 아동들의 정신(mind)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으로서 여기에서 정신이란 지식이나 기술 뿐 아니라 감정적이며 도덕적 그리고 미적인 감각들이 포함된다. 프로젝트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생활과 분리되지 않은 통합교육

프로젝트란 그냥 아동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즐거운 자유놀이가 아니라 아동과 교사가 설정한 주제를 탐색해 가는 가운데 아동이 자기 주변의 사람, 사물들간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깨쳐가는 과정이다.

프로젝트 접근법에서 추구하는 점 가운데 하나는 학교가 곧 생활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동들의 학교경험은 생활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학교 밖에서 다시 시작하는 실제이며 매일의 생활경험이다. 다른 모든 곳에서처럼 학교생활도 집중하고, 노력하고, 도전하고, 몰입할 것을 요구한다. 어떤 때는 외부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어떤 시간은 요구되는 작업을 써야 하며, 어떤 시간은 기분전환 하는데에 나눠 쓰게 된다. 프로젝트 작업에서도 아이들은 여러 가지 정도의 요구와 압력을 접하게 된다.

2) 교육과정의 균형을 이루는 교육

프로젝트 접근법은 기존의 모든 유아교육방법을 대체하여 모두 프로젝트 식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교육의 한 의미 있는 부분이 된다. Katz와 Chard(1989)는 프로젝트는 교사가 지도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구조화된 수업이지만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것이 전적으로 교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므로 덜 구조화되고, 더 비공식적인 수업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프로젝트 접근법은 아동이 자발적 놀이를 통해서, 또는 체계적 교수법을 통해서 배우는 것을 보완하고 고양시키도록 한다. 따라서 프로젝트 접근법을 통해 교육과정의 활동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3) 공동체 정신을 살리는 교육

프로젝트 접근법은 아동들이 같은 주제로 서로 상호작용 함으로써 교실을 한 공동체로서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한 주제가 선정된 뒤, 모든 아동들이 주제와 관련된 의문점과 질문을 해결해나가는 광경은 마치 정상의 한 점을 향해 달음질치며 모이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공동체 정신은 모든 아동들이 단체생활에 기여하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고 기대할 때 창조된다. 프로젝트 작업은 협동정신이 발휘되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교사나 또래에게서 피드백을 받고, 또래를 보조하고, 격려하는 능력이 증진하고, 서로간에 모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떡' 프로젝트 진행 중 시금치를 이용해 초록떡을 만드는 방법을 토의하는 중 "시금치를 손으로 비벼서 물이 나오게 해요", "절구에 넣고 빻아요", "시금치를 물에 넣고 끓여서 초록물을 만들어요", "믹서기에 갈아봤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의견 교환이 있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러 실험이 이어질 수 있었다.

4) 현실상황에 적극 대처하는 교육

프로젝트 접근법의 또 다른 목적의 특성은 아동이나 교사들이 그들의 일을 '도전'으로 보는 것이다. 교사들은 실제로 여러 상황과 각기 다른 조건 아래서 일하게 된다. 어떤 교사들은 형편없는 시설과 학습자료가 부족한 환경에서 가르쳐야 하거나 또는 한 교사 당 너무 많은 아동을 담당해야 하거나 혼합연령, 오전반 오후반 아동이 한 교실을 써야하는 등. 그런데 이같은 형편이 때때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지라도, 교사들은 그것을 하나의 극복해야 할 도전으로 여길 수 있도록 프로젝트 접근법은 노력해왔다.

가령 어린 연령의 유아가 오전 수업을 마치고 들어간 교실에서 오후에 방과후반 아동들이 수업을 할 경우, 방과후반 교사는 아동들의 작품이 어린 아동들에 의해 훼손될까 걱정이 되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아동들과 토의하던 중, 자신들의 결과물을 동생들이 이용해보고 좋은점, 바꾸었으면 하는점 등을 들어보기도 했다. 그래서 '물'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든 '물의 이용'이라는 책을 동생반에 비치하여 읽어보게 하였고, 다음날 오후 교실에 들어왔을 때 동생들의 반응을 적은 편지를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의 내용중 '수력발전'이라는 용어를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방과후반 형들은 사전을 다시 찾아보고, 그림도 자세히 그리며 쉬운 용어로 풀어 '수력발전' page 바로 뒷면에 '보충설명'란을 첨가하였다.

위의 예에서,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면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해결책이 찾아질 수 있음을 보았다. 교사는 압박으로서가 아닌 도전으로서, 상황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본 것이다. 실제로 교직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창조적인 해결책이 항상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문제를 하나의 극복해야 할 도전으로 보는 기질은 아동들 뿐 아니라 교사 자신도 개발해야 할 성향이다.

프로젝트 접근법의 특성

가. 융통성 있는 진행

유아교육에서는 대체로 일주일을 단위로 한 단원을 계획하여 각 영역별로 관련된 활동을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2주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으나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연간 계획과 월간 계획, 그리고 주간계획이 학기초에 먼저 확정된다.

반면 프로젝트 접근법은 아동이 중심이 되며, 교사와 더불어 논의를 통해 주제가 선정되기 때문에 과제에 따라 1주일 안에 끝나기도 하고 넉달씩 걸리기도 한다. 숙명유아원에서는 '기계와 도구' 주제는 3주간 다루었으며, '여름'이라는 주제는 4주간 계속되었다. 프로젝트에 대한 아동의 지속적인 흥미 정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프로젝트에서 알아보고자 하는 주제의 난이도나 교사의 선 경험에 의한 판단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매일의 프로젝트 수행시간의 양도 융통성이 많다. 가령 요일에 따라서 특별활동이 있는 날은 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또 어떤 날은 하루종일 프로젝트에 매달려 있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유선택활동 시간을 넉넉히 배당하여 (1시간 30분 정도)그 시간동안 팀별로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으며, 또 다른 경우는 이야기나누기 시간을 프로젝트 활동으로 대체시킬 수 있다. 만약 차량운행을 하여 시차별로 아동수가 다르다면 그 시간을 적극 이용하여 소집단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나. 깊이 있는 탐구활동

1) 현장견학과 관찰, 실험

프로젝트 접근법에서 깊이있는 탐구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현장견학이다. 프로젝트에서 이루어지는 견학이란 선정된 주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데 목적인 있다. 그렇지만 이동수단, 거리, 시간, 동행하는 성인의 수, 등과 같은 일반적인 견학시의 고려사항이나 주의사항이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다만 프로젝트를 위한 견학에서 더욱 강조되는 것은 가서 무엇을 보고 올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준비이다.

단순히 어느 곳 또는 무엇을 방문하여 보고 온 것으로 아동에게 학습되는 것은 아니다. 아동이 무엇을 볼 것이지, 또는 자기가 알아보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개념적 윤곽, 다시 말해 자기 나름의 가설을 가지고 보는 것이 견학의 의미를 더한다. 그러므로 아동들은 미리 자기가 알아보아야 될, 알아보고 싶은 내용을 수첩에 기록하고 길을 떠나야 한다. 혹은 견학 전에 견학 장소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여러 사물이나 사람의 역할에 대한 상상도를 그려보는 것도 괜찮다. 방앗간을 견학하기 전에 방앗간에 있는 물건, 기계, 사람들에 대해 그려본 후 견학 장소에서 집적 비교해 볼 수 있다. '공' 프로젝트 중 아동들은 축구공의 생김새와 공속에 들어있는 것, 공을 부풀리는 방법들에 대해 궁금해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문방구를 방문하였다.

Katz와 Chard(1989)는 학교 주변을 돌아보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화단에 깔린 돌이나 자갈을 이용한 서열화, 세기, 무게 달기, 예측, 측정 등의 수학 활동을 할 수 있고, 학교시설물의 배관배치와 용도를 살펴볼 수 있으며 학교 급식소에 가서 그날그날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 볼 수도 있고, 그것에서 일하는 사람과 면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시설이나 교구들이 어떻게 관리, 유지되는 지도 살펴볼 수 있다. 흔히 학교산책을 통해 어느 곳이 허술하며 오염물이 많은지 공해와 관련된 탐구를 하기도 한다.

2) 전문가 면담

현장견학을 가서 하는 활동 중 중요한 탐색활동으로 그것에 있는 전문가(또는 안내자)와의 면담을 들 수 있다. 면담을 시작하려면 먼저 공손히 도움을 청하고, 면담의 목적을 설명하고 마련해온 간결한 질문목록에 따라 질문하며, 잘 이해 못하겠으면 다시 설명해주도록 청하고, 그리고 마감 시에도 공손한 감사를 표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미리 익히고 또 실습하게 된다. 이것도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통과의례인 것이다. 만약 교사가 아동을 데리고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면 전문가나 관계자를 초청해올 수도 있다.

3) 활발한 상호작용

아동은 다른 또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개념을 수정하기도 하고 새로운 인식을 하기도 한다. 또 사회적 위계질서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다른 아동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른 아동 자신의 지식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아동과 함께 구성해 나갈 수 있다. 이를 지식의 공동구성(Co-construction of Knowledge)이라 한다. 아동은 새로이 접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가설을 가지게 되는데 또래와의 대화를 통해 그 가설의 종류를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또한 가설검증에 대한 다양한 예측을 할 수 있다. 또래는 아동에게 인지적 갈등을 야기시키는가 하면 반대로 아동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지적 갈등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또래에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해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기가 더 선명히 이해하고 새로이 조직해 갈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성인은 아동의 현재 수준보다 조금 놓은 적절한 정도의 차이(appropriate discrepancy)가 있는 문제를 제시하여 또래와 함께 공동으로 해결해가도록 상황을 설정하고 지원해주어 아동의 근접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을 자극시켜 간다. 특히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는 소집단(3-4명)으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상호작용을 하는데 이때 아동은 자기 나름의 인지지도(cognitive map)를 구성하고 그 위에 또래의 의견을 통해 주제에 대한 논의를 깊이를 더해간다.

4) 다양한 표현 및 표상 활동

아동은 자신의 생각을 可視化(visible)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론에 허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다른 가설을 구상하게 된다. 아동의 표현 활동은 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아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아동에게 전달할 수도 있으며, 교사와 학부모가 아동의 현재의 사고수준을 이해하도록 돕기도 한다. 그래서 교사는 다른 교육계획수립에 참고할 수 있다.

흔히 미술활동의 목표를 감정을 표현하고 심미적 안목을 기르는 것으로 본다면 프로젝트식 접근에서는 알아보기 위해 그리는(Draw to learn)것이며, 경험한 것을 재고찰하기 위해, 가설을 동반한 검증을 위해, 그리하여 표상을 학습도구로 활용하여 아동이 연구하는 주제 및 현상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데 활용한다.

아동이 지니고 있는 사고를 드러내는 방법은 이야기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데 프로젝트 접근법에서는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어보기, 비디오나 사진으로 찍어보기, 구조물 만들기, 아동의 사진을 이용하여 전시하기, 분류, 단면도, 플로 차트, 수형도, 메트릭스, 시간표, 막대 그래프, 찰흙으로 꾸미기, 정밀 묘사 등의 표상 활동을 많이 사용한다.

자료제공: 이남정 교수 (숙명여대 · 부천대학 강사)
출처 http://www.educlick.co.kr/jeongbo/menu03/project_02.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