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주5일 근무 실시로 주말 여행 인구가 늘어가고 있다는데, 이곳으로의 여행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공원과 문화시설, 고궁까지 근교에 있어 운치 있는 정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요즘, 늘어가는 레저비용으로 인해 허리띠 졸라매는 가구도 많아졌다고 하니,하루쯤 이곳에서 여행과 교육을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혜화역에 위치한 서울과학관

ⓒ2004 안지선

먼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우주의 신비전이 열리고 있는 특별전시관. 그 왼쪽으로 서울과학관 정문이 보인다. 입장료 1000원(소인 500원)을 내고 창경궁 옆 숲길을 지나면 외관에 전시된 전차와 기차 옆으로 서울과학관이 나타난다.

1층은 기초과학 전시실로 일상생활이나 재미있는 전시물을 통해 과학에 대해 보다 쉽게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원자력 전시관, 가죽이 없는 북,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오뚝이 등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옆 영화관에서는 매 시간마다 20분씩 입체영화도 상영된다(입장료 500원). 이 표가 있으면 지하에서 열리는 인형극도 3500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2층과 3층은 자연사 전시실이다. 2층은 지층, 지질연대를 중심으로 선캄브리아시대부터 고생대 신생대를 거친 생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3층은 인체의 신비를 중심으로 한 심장혈관의 구성, 인류의 발달, 새·물고기·곤충 등의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체험관에서는 탱탱볼 만들기, 우주선 만들기 등을 통해 공작을 이용한 과학의 원리를 알려준다. 미리 신청만 하면, 도예 체험을 통해 흙을 이용한 작품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4층은 우주체험관, K.nex 체험관, 고(古)인쇄관과 함께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으로 구성된다. 매일 11시, 2시, 3시, 4시에는 15분간 안내자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초등학생은 장영실·이호왕 박사를, 중고등학생은 김정호·우장춘 박사를 좋아한다는 것이 안내를 맡고 있는 이영미씨의 설명이다.

사무실로 연결되는 5층에서는 로봇테크, 홈페이지 제작 등 과학체험교실이 진행되는데, 이 행사는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할 수 있다. 또한 과학 관련 서적이 구비된 도서관과 컴퓨터실도 이용 가능하다. 행사 내용이 수시로 바뀌므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꼭 확인하라는 것이 서울과학관 관계자의 당부다.

학원 숙제로 이 곳을 찾았다는 장선아 어린이(부천동초등학교 4)는 “전시되어 있는 물건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또 오고 싶다”며 신기한 과학 세계를 접하는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매주 자녀와 이곳에 찾아온다는 한 주부는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도 많긴 하지만, 자주 접하게 하면서 과학과 친숙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학의 달인 4월을 제외하고는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하다. 출발전, 날짜를 확인 할 것. 연말연시·설날·추석 연휴 및 임시공휴일에도 휴관한다.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동절기(11~2월)에는 1시간 단축된다. 폐관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하다.

과학에 이어 역사의 공간, 창경궁으로

서울과학관과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 어디 없을까 하고 고민된다면 서울과학관과 마주해 있는 창경궁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창경궁은 세종대왕이 즉위하면서 생존해 있던 태종을 편안히 모시기 위해 지은 궁궐이다. 그래서인지 정취가 아름답고 가을 하늘과 수목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창경궁에서 비원을 거치면 창덕궁까지 이어진다.

창경궁에서는 역사적 사건들도 많았다. 숙종 신사옥사, 무당을 불러 인현왕후를 저주한 일로 장희빈과 그 일족이 처형당한 곳이 이 곳이다. 또, 영조 때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은 임오화변 역시 이 곳에서 있었다.

이후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서 소실됐으나, 광해군 시절 복구됐다. 일제시대에는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이 곳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일본은 창경궁의 이름을 창경원으로 바꾸고, 벚꽃을 심는 의도적 훼손을 벌였다. 지금의 창경궁은 1983년 복원된 것이다.

입장료는 일반 1000원, 24세 이하는 500원, 18세 이하나 65세 이상은 무료다. 매주 화요일 휴관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주말은 한 시간 연장되나 동절기(12월~2월)에는 30분 단축된다.

부드러운 맛의 유혹, 돌깨마을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돌깨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이 곳은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순두부 전문 음식점이다.

순두부 백반이라고 단순한 점심메뉴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이 곳은 종류만 해도 해물순두부, 섞어순두부, 만두순두부, 곱창순두부까지 그 종류만 무려 12가지에 이른다.

일반 음식점이 연두부를 사용하는 반면 초두부를 사용하여 보다 단백한 순두부를 맛볼 수 있다. 또 순두부에 넣는 날 계란을 따로 준비해, 입맛에 따라 얼마든지 넣을 수 있다. 반찬이 푸짐하긴 하지만 다소 밋밋한 맛이 단점이다. 그러나 깊고 단백한 맛의 순두부가 이를 충분히 보완해준다.

밥도 돌솥에 나와 따뜻하고 구수하게 먹을 수 있다. 다 먹고 나서 솥에 눌은 밥에 물을 부어 먹는 것도 일품이다. 설거지가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에 주인은 “물에 충분히 불리면 깨끗하게 씻긴다”는 노하우를 전수한다. 대부분의 메뉴는 6천원이면 즐길 수 있다.

/안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