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스쿨에 제가 올린 글인데 여기에도 올려 봅니다...

1정 연수 중 글쓰기교육에 대한 강의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어
오늘 개학식에 방학숙제 검사를 해 봤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고 저도 행복했습니다.

먼저 자기 일기 중에서 가장 선생님께 보여주고 싶은 일기 한 편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해 온 숙제들과 함께 일기를 가지고 나와서
선생님 옆의 작은 의자에 앉아 작은 소리로 선생님께 자기 일기를 읽어 주는 겁니다.
(다른 숙제는 가볍게 넘기며 훑어 보고 체크리스트에 O,X로 체크해 주었습니다.)
이 때 선생님은 중간 중간 감탄사와 칭찬과 질문 등으로 추임새를 넣어주면 되지요.
자리에 들어갈 때는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 \" 수고했다. ^^ \" 한 마디 더 했습니다.

일기 중에 맞춤법이 틀린 곳은 즉석에서 지적하지 않고
아이가 들어간 후에 메모지에 적어 두었습니다. (나중에 국어 시간에 지도할 거에요.)

가정 환경이 불우해서 외로움을 많이 타던 녀석들이 더욱 좋아하더군요.
짧은 시간이지만 선생님을 독차지하고 앉아서 자기 얘기를 들려주니 행복했나 봅니다.
어떤 녀석은 얼굴까지 벌개져서 방학 동안 있었던 일을 사진까지 보여 주며 자랑했습니다.
누나와 단 둘이 사느라 항상 그늘지고 말이 없던 그 녀석이요...

아이들 방학 일기에 한 마디라도 적어주려고 하다 보면
며칠씩 일기장을 끌어 안고 있게 되어 힘만 들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 하니 자연스럽게 상담도 할 수 있고
힘도 덜 들고 너무 좋습니다.

아직 검사를 안 하셨다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