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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우리말운동가 이오덕 선생 별세

함영기 | 2003.08.26 07:43 | 조회 5812 | 공감 0 | 비공감 0
아동문학가이자 우리말운동가인 이오덕 선생이 25일 새벽 충북 충주시 신니면 수월리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8.

1925년 경북 청송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1944년부터 1986년까지 42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동화와 동시를 쓰는 한편, 우리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듬는 일에 매진했다. 퇴임 뒤에는 ‘우리말 연구소’를 세워 우리 말과 글을 바로 쓰는 운동을 펼치다, 지병인 신장염과 위염이 악화하자 4년 전 현재의 거주지로 거처를 옮겼다.

고인은 우리 말과 글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창작동화·동시집을 포함해 우리 말글살이의 길을 닦는 50여권의 저서를 펴내, 한자말과 외국말투로 뒤틀린 우리 말글을 바로잡는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정부는 고인이 평생에 걸쳐 벌인 우리말운동의 뜻을 받들어 그에게 문화훈장 은관장을 수여했다. 이밖에도 고인은 1988년 제3회 단재상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가까운 지인에게도 죽음을 알리지 말고, 집안 사람들만으로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 장남 이정우씨 등 2남1녀가 있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장지는 고인의 거처 뒷산으로 정해졌다. 한겨레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이오덕 선생이 걸어온 길




25일 타계한 이오덕 선생은 세상을 떠나기 전 미리 써놓은 친필 유언장에 죽음을 밖에 알리지 말고 장례를 간소히 치르라고 신신당부했다. 피붙이처럼 가까운 지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한 뒤 장례식에 불러들이는 폐를 끼치지 말라고 했으며, 조화든 조문이든 일절 받지 말라고 했다. 살아온 내내 그러했던 대로 고인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청빈을 실천하려 한 것이다.
1925년 경북 청송의 농사꾼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44년 교육자의 길로 들어서 42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 교장을 지냈다. 86년 2월 5공화국 정권이 “하도 발악을 하고 거기에 시달리다 보니까 그만 몸서리가 나서”(<한겨레> 2003년 5월27일치 35면) 스스로 교직을 그만두기까지 고인은 어린이의 마음과 눈으로 세상을 보며 그것을 동화로, 동시로 표현하는 아동문학가였다. 어린이의 마음과 눈으로 본 우리 말과 글은 배웠다는 사람들이 쓰는 어려운 한자말과 외국말로 뒤범벅된 국적불명의 언어였다. 자연히 선생은 우리 말과 글을 바로잡고 올바로 쓰는 일을 필생의 사명으로 삼았다.

선생이 우리 말글살이의 중심으로 놓은 것은 뭇사람이 쓰는 살아 있는 입말이었다. 일하는 사람들이 쓰는 일상의 언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올바른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고인은 특히, 노동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것이 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함을 힘주어 말하곤 했다.

“책만 읽어서는 마음과 몸 모두 병들게 됩니다. 육체노동을 해야 건강을 찾을 수 있어요. 책 읽기란 다른 사람의 지식이나 관념 체계를 그저 받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스스로 현실 속에서 체험을 통해 얻은 것이라야 비로소 신념이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쓴 53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는 우리 말에 대한 사랑, 민중의 삶에 대한 관심, 겨레의 장래에 대한 염려로 애틋했다. 타계하기 석 달 전에 <한겨레>와 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몸이 좋아지면” 한국아동문학사를 정리하는 책, 한국아동문학 작품론을 깊이 탐구하는 책, 그리고 살아온 삶을 차례로 되돌아보는 회고록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읽고 쓰기를, 우리 말과 얼을 어루만지기를 멈추지 않았다.

고인을 가까이 모셨던 출판사 한길사의 김언호 사장은 “선생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우리 말의 본디 아름다움을 찾아내 그것을 쉼없이 알림으로써 우리를 커다란 각성으로 이끄신 분”이라고 그의 업적을 기렸다. 한겨레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선생의 큰뜻 받들겠습니다'


이제 누가 지켜주리까!
며칠 하늘 무너지는 소리가 이어지더니 선생께서 세상 버린다는 하늘의 기별이었습니까. 번개와 우레 수없이 번갈고, 무더기비 쏟아내려 남한·북한·임진강에 검붉은 시위 넘치더니 마침내 임께서 쉼없이 외시던 “나라사랑, 겨레사랑, 우리말 사랑”의 외침을 한데 모아 던지신 호통이었습니까.

한자·왜말·서양말은 치우고 치워도 밀려들고, 마침내 서너살 아이들까지 꼬부랑말을 외워대는 턱없는 세상을 두고 떠나시나이까!

돌이켜 보면, 선생께서 누리신 일흔여덟해가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었습니다. 일제와 미군정에 전쟁과 오랜 독재를 거쳐 21세기를 맞은 지 3년째, 우리 역사에서도 참으로 수상한 세월을 선생께서는 꿋꿋이 버틴 참스승으로 살다 가셨습니다.

8·15 해방을 한 해 앞두고 교단에 서서 40여년을 한결같이 두메학교를 돌며 어린이들을 가르치셨으니, 그 세월 또한 참된 스승의 삶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동시와 동화를 써오신 것은, 삿된 것에 물들지 않은 어린이의 마음과 말이 바로 ‘참된 것’이고 사람 살리는 길임을 확인해 가는 또하나의 실천이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불선의 도·자비와 무엇이 다르며, 예수의 사랑과 무엇이 다른 것이겠습니까

마침내 많이 배우고 힘세다는 자들이 이끌어 가는 나라의 말글 형편이 온갖 잡동사니들로 더럽혀지는 것을 보시고 싸움을 벌이셨으니, 그 뭉뚱그림이 90년대 초에 나온 <우리글 바로쓰기>와 숱한 저작들이었습니다.

거기엔 <한겨레신문>에서 따온 잘못된 보기들이 많았습니다. 명색이 한글 전용을 내건 신문의 글이 이런 식이니 크게 반성하라는 뜻인 줄 알고 뼈저리게 느꼈던 부끄러움이 새롭습니다.

‘한겨레가 만난 사람’ ‘화요일에 만난 사람’ 등의 지면에서 선생을 뵙고 말씀을 듣고자 했던 90년대 초 선생께서는 과천에 살고 계셨는데, 굳이 당신께서 공덕동 산비탈 신문사까지 나오셔서 말씀을 주셨으니, 이제사 그 송구스러움이 뼈에 사무칩니다.

두어달 전 선생님의 병세가 심상찮다며 10년여 만에 다시 ‘한만사’에 모신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습니다. 그때만 해도 말씀이 분명하시고 기력도 괜찮아 보였다는 안부가 마지막이 될 줄 모른 것은, 또한 세상 짚어내는 슬기가 모자라고 어른 모시기에 게으른 까닭임을 스스로 통탄합니다.

어른다운 어른과 스승다운 스승이 더욱 드물어가는 이 시대에 선생마저 잃게 되었으니 허전하고 애통한 마음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남의 말과 남의 글로써 창조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로써 창조하고 우리말글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남은 이들이 할 몫은 선생의 큰뜻을 받들어 더욱 매진할 일인 줄 압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하옵고, 부디 저승에서도 굽어보시어 원체 착하고 슬기로운 겨레가 더는 어리석고 못난 겨레로 기울어지지 않게 지켜 주시옵소서.


2003.8.25

삼가 최인호(한겨레 교열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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