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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생활사를 읽고서-

잠잠이 | 2009.11.04 22:17 | 조회 3022 | 공감 0 | 비공감 0

예천의 산골마을엔 수 삼년전에 서울을 떠난 시인 한재영 형이 정착해 살고 있다.

난 기르기에 남다른 지식을 소유하고 생명에 대한 깊은 지혜를 품고 있다.

그가 서울을 떠난 데는 그의 세계관이 그를 오랫동안 괴롭혔기때문이다.

 

농약도 치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는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한 해 두어번 서울서 내려가는 나에게 감당하기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쏘나기처럼 퍼붓는다.

대치동 번듯한 집을 전세로 내어주고 그는 두 아이를 서울에 두고서 이곳에 내려와 시골 노인네들이 말도 안되는 농사법이라고 놀리는 농사를 하고 있다.

그가 농약도 거름과 비료도 거부한 이 농사라는 것은 우리들 시각으로 보면 아이들 장난같은 일이 된다.

 

그런 그가 농진청에서 토종 씨를 받아 발아시킨 고추가 20여종이다.  이게 작년의 일이니 이제 제법 씨를 창고에 넣어 두었을 것이다. 그의 책상에는 늘 농사와 관련된 책들이 수북하다.

 

초록이 눈을 쉬게 하는 숲에 들어서면 난 깊은 어둠을 즐긴다.

길게 선이 그어진 빗살에 기댄 그림자가 더없이 황홀하다.

숲을 사진으로 찍는 일을 몇년을 지속하여 오면서 눈에 맞닿는 식물들의 이름 알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왔다.

사진으로 담아낸 식물들 중 반수 이상이 아직 미명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그 많큼 아니 더 많은 수가 이름을 얻고 내 블로그에 자리를 잡았다.

난 그들을 불러주고 그래서 그를 더 기억하고 더 깊은 관계를 하고 싶었다.

 

내가 사진작업을 하는 곳은 서울에서 40여분 떨어진 의정부 고산동이라는 농촌 마을이다.

퇴근길에 작업실에 들어올 때는 늘, 논과 밭을 지나고 햇살이 부벼대는 공기와 마주해야 한다.

새벽엔 진한 은빛 안개와 숲의 깊은 습기를 호흡해야 한다.

 

이 책 <숲의 생활사>는 충분이 새롭다.

숲과 식물에 대한 나의 허기진 갈증을 말끔히 해갈시켜 주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취해야 되는 먹이로써가 아닌 그 자체의 개체로서의 생명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사는 공존의 삶의 터전으로서의 숲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

공유와 공존과 경쟁의 필요성과 다양성에서 오는 조화와 아름다움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잠자던 나의 생명인식을 재생시켜 주었다.

 

모든 개체가 나름의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고유한 성장과정을 들여다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공기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힘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과정을 알게 되었을 때는 흥분이 쉬 가라않지 못했다.

봄기운에 땅을 헤집고 일어나는 가녀린 생명들이 숲을 어떻게 살찌우는 지 알게되었을 땐 작업실을 박차고 나서 삼척으로 가고 싶었다.

그곳엔 금강송이 있는 깊은 숲이 있다.

 

해가 뜨기 전 이곳에서 난 기다렸다.

햇님이 내가 넘었더 작은 길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을 그시간에 내가 찍었던 필름은 50여 컷이었다.

그리고 그사진은 전시회에 걸려 있었다.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로 이어지는 생태의 변화와 겨울의 숲의 풍경이 머릿속 깊이 스며들어 사진이 되는 이 체험은 순전이 작가 차윤정님의 오랜세월 숲속생활 덕이다. 그의 심도있는 이해와 사랑과 통합된 지식과 분석이 나에게 숲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선물했다.

 

이젠 숲에 조용히 들어가게 되리다.

고개 숙여 인사하고 그들에게 이야기 건네면서 그들의 삶의 냄새를 맡으려 할 것이다.

한걸음을 조심하고 발끝을 두려워 하면서 숲속에 들어가리라.

겨울이 다가온다.

자작나무 겨울 숲이 그리워지는 이 때다.

 

행복한 시간이 며칠이 되었다.

난 행복했다.

누구에게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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