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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교사의 독서'를 읽고
이 책은 내가 사랑하는 '교실밖교사커뮤니티'의 책읽는 교컴에서 진행하는 서평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과정은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는 반가움이다.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책을 읽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다. 모든 책을 그리 읽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의 내용이 나에게 어떤 질문 혹은 어떤 답을 주는지 등을 메모하면서 읽는 방식이 나와 유사해서 반가웠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닐 듯하다.
두번째는 감탄이다. 정 선생님의 방대한 독서량과 소화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곳곳에 인용된 많은 책들... 나는 그리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변명으로 나는 많이 읽지 않는 대신 깊게 읽는다고 생각해왔는데 정 선생님은 많이 그리고 깊게 읽는다. 그리고 이 책에서 필요한 곳에 잘 인용,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책의 소화능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세번째는 공감이다. 지금 이 시대, 우리 교사들의 방황과 고민에 대해 참 잘 풀어내고 있다. 책들의 내용에 기대어 설명하고 있지만 선생님이 교사로서 느낀, 깊은 성찰과 사유가 담겨있다. 학교 가기가 점점 싫어지고, 교사로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아니 바닥을 치다못해 땅을 파고 들어가는...ㅠㅠ), 나는 아닐 것이라고 애써 부인해보지만 나도 모르는 내 속의 매너리즘을 발견할 때 자괴감에 빠지고... 그런데 그런 내용과 함께 나의 공감을 더욱 이끌어낸 것은 교육정책이나 그에 관련된 것들에 대한 선생님의 냉철한 지적들이었다. 흠... 교사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놈의 정책이나 그 외부요인들에 대한 정 선생님의 지적과 비판에 많은 공감이 갔다. 내가 이 책의 저자를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선생님인 듯한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들자면, 삶의 서사를 빼앗긴 교사들에 대한 이야기. 나도 평소 교사의 서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교사의 서사는 그 자체로 삶의 기록이며 교실의 기록이며 그것이 쌓여서 성장과 교육을 설명하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사에게 삶의 서사를 복원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정 선생님의 말에 너무가 공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내가 무척 좋아하는 시인 김수영의 시를 인용하여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잘 살피고 작은 것들의 신이 되라는 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결국은 교사는 사랑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고 그 일상 속에서 그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한은 껍데기를 안고 사는 것에 불과하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내 생각과 다르게 생각하거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 주어서 신선한 느낌도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정 선생님의 생각을 읽는 과정에서 책의 인용이 걸리적거릴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런 책들이 그런 내용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유익한 부분도 있었다. 덕분에 이 책을 내려놓으면서 읽고 싶은 책,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이 또 한보따리가 되었다. 아마도 책읽기의 꼬리물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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