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학교 규칙이 관계 중심이어야 했구나! [학교 규칙은 관계 중심인가?] 후기
새학년이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걱정이 시작된다. 새학년에서 잘할 수 있을까. 새로운 학생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준비가 부족한 건 아닐까. 신규교사가 아닌데도 새학년 시작 전의 고민은 매우 크다. 왜일까. 수업을 잘 해야 한다는 고민도 물론 항상 한다. 그러나 사실 새학년 시작 전에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학급 규칙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이다.
학급 규칙은 그냥 지켜야할 것들의 목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학급 규칙은 우리반(어쩌면 교사 포함)이 함께 지내는 약속이 된다. 학급 규칙은 곧 우리 학급의 문화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학급 규칙을 느슨하게 세우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며 스스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 하게 된다. 반대로 너무 엄격하면 학생들은 규칙 지키기에 부담을 갖게 되고 규칙에 얽매여 즐거움을 느끼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런 양 극단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던 중이라 이 책이 반갑게 다가왔다. 그동안 항상 궁금하고 답답하지만 또 딱히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던 학교 규칙에 대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목부터 신기했다. 학교 규칙은 관계 중심인가? 라니? 이 제목인 즉 학교 규칙이 관계 중심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규칙에 대해 늘상 고민해온 나이지만 규칙이 관계 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 책은 긴 시간을 들여 학교 규칙은 관계 중심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교육은 관계 중심이어야 한다. 교육이라는 것은 관계 안에서만 일어나고, 사실 모든 교육은 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은 비단 학교 규칙만이 아니라 교육 전반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던 '학생 중심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이는 어쩌면 학생을 주체로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에 대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연한 말이지만)'그래, 여기 이 쪽에 있는 규칙을 그대로 복사해다 쓰면 되겠군'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래서 학급(또는 학교) 규칙을 어떻게 세우라는 건데? 지금 당장 쓸 수 있게 알려줘!'라는 생각을 가진 교사에게는 맞지 않는 책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학문적 내용을 끌어다 쓰지 않고도 학급살이 철학을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규칙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나같은 교사에게도, 아쉽게도 교/사대에서 학교 규칙에 대해 성찰해볼 기회를 갖지 못하고 교직의 길에 들어선 예비교사, 신규교사, 저경력교사에게도 의미가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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