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SEC 학급경영 멘토링>을 읽고
이 책이 집에 온지는 꽤 되었지만, 열어보지 못했다. 정확히는 '않았다'는 표현이 맞겠다. '학급경영'에는 관심이 있지만, '경제교육'은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아 멀리하고 있었다. 물질적 보상 없이 학급을 꾸려나가겠다는 신념 아래 3개월 동안 2학년 교실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바라는 만큼 학급의 질서가 잡혀있지 않다는 헛헛함이 있었다. 학급 온도계라도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바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성! 내가 이 책을 필요로 할 때 이 책이 내게 다가온 것이다. 그 때부터 거침없이 읽어나갔다.
<에스퀴스 선생님의 위대한 수업> 책에서 보고 막연하게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교실 내 직업-월급 시스템'을 학급에 적용해온 예둘샘의 기록을 보자 입이 떡~ 벌어졌다. SEC는 단순히 학급을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다. 부동산과 인플레이션, 체크카드 등의 경제 용어를 매일 몸으로 체험하고, 그 과정에서 헌법을 세우고 기본 생활 교육을 함께 해나간다. 또한 SEC는 고학년뿐만 아니라, 1~2학년도 활동을 축소하여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는 SEC를 학급에 적용하는 팁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예둘샘이 터득한 대처 방식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개인적으로는 4장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4장은 내 생각을 급격히 전환시킨 티핑 포인트였다. 1~3장은 예둘샘의 기록을 보면서 학급을 이렇게 꾸려나갈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맡은 2학년 학급에서는 어떤 식으로 적용해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읽었다면.... 4장은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쌓기 위한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단순히 대회 수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그리고 내가 맡은 아이들을 위해 '현장 연구'에 도전해 보라는 것은 아주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최근 들어 현장 교사들의 구체적인 지도 사례 이야기가 책들로 숱하게 발간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SEC 학급경영'만 본다면, 이 책 또한 교사들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하나의 유용한 팁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예전의 나 또한 이 책을 읽자마자 당장 이 내용을 어떻게 우리 교실에서 써.먹.을.지에 대해 궁리부터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SEC 학급경영 프로그램이 우리 학급에 꼭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나의 교육관과 철학에 맞게 어떤 식으로 적용해 볼지 찬찬히 고민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예둘샘처럼 나만의 학급 운영 빛깔을 찾고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연구 과제로 정리해 보는 계획을 세워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이 책은 하나의 사례연구나 방법론이 아닌, 교사로서의 철학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책으로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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