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선생님께는 배우지 않을 거에요를 읽고
'뭐야, 선생님께는 배우지 않을 거라고? 그럼 누구에게 배울건데?'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교육자들이 위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책 제목만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열린 교실이란 용어의 창시자라는 허버트 콜의 소개글은 선입견을 더해 주었다. 흔히 말하는 외국의 좋은 교육을 어설프게 한국으로 가지고 온 교육자들에게 질릴대로 질린 나는 열린 교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너무 많이 만났다. 교육적 철학은 무시하고 말 그대로 벽을 무너뜨려 교실을 열어버린 학교, 모든 학생들의 자료를 게시하느라 무엇이 교육적인지를 잊은 교실... 등등 열린 교실이란 문구를 들으니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이후에는 열린 교실의 의미가 내가 보아온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처음의 그 선입견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이런 선입견은 저자 서문을 보면서 사라졌는데, 무언가를 배울 능력이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배우지 않기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나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부추기는 주위의 압력에 동화되기를 거부하는 행위를 배우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선입견을 가진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결국 이 책은 책소개의 이야기처럼 배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지 않기로 정한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동안 학생들의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여 배우지 못한다고 생각한 사람으로서 허버트 콜의 책을 읽으며 충격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어쩌면 교육자로서 교육의 본질, 학생들의 마음을 놓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교육자로서의 올바른 자세를 잊고 산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상에서 교사들의 어려움을 놓지지 않고 위로해 준 저자에게 감사한 책이었다. 이 책은 교육자들에게 성장서같은 책이 될 같다. 다시 한번 찬찬히 책을 읽어보며 교육자로서의 올바른 자세를 더욱 확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어야겠다.
댓글 0개
| 엮인글 0개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공지] 출판사에서 직접 책 소개(홍보)하는 것을 금합니다. | 교컴지기 | 180540 | 2014.10.21 11:04 | |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6] | 교컴지기 | 85267 | 2021.03.24 07:14 | |
야누시 코르차크, 아이들을 편한 길이 아닌 아름다운 길로 이끌기를 | 교컴지기 | 16952 | 2023.10.07 11:59 | |
1265 | [독서후기]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최필조- 를 읽고 [2+1] | 然在 | 2977 | 2019.10.28 15:27 |
1264 | [독서후기]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최필조 | 교컴지기 | 4317 | 2019.10.25 18:57 |
1263 | [독서후기] 격려 수업을 읽고 | 굿굿티처 | 2760 | 2019.10.25 00:44 |
1262 | [독서이벤트] 26번째 서평이벤트 [바실리 수호믈린스키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 [29+6] | 然在 | 4292 | 2019.10.24 09:57 |
1261 | [독서이벤트] 25번째 서평이벤트 [무기력상자] (마감) [11+1] | 然在 | 3372 | 2019.10.24 09:50 |
1260 | [독서후기] 우리 반에서 유튜브 전쟁이 일어났다 독서 후기 | 현황 | 2990 | 2019.10.17 14:15 |
1259 | [독서이벤트] 24번째 서평이벤트 [프로젝트 수업을 말하다] (마감) [11] | 然在 | 4318 | 2019.10.15 14:29 |
1258 | [독서후기] '서준호 선생님의 토닥토닥'을 읽고 | 로이루이 | 2900 | 2019.10.11 22:51 |
1257 | [독서후기] '교권, 법에서 답을 찾다'를 읽고 | 로이루이 | 2635 | 2019.10.11 22:34 |
1256 | [독서후기] '교사, 프로젝트 학습에서 답을 찾다'를 읽고 | 로이루이 | 2752 | 2019.10.11 20:18 |
1255 | [독서후기] 십대를 위한 행복찾기 심리실험실을 읽고 | 솔리스트 | 3018 | 2019.10.10 00:37 |
1254 | [독서후기] 교사,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를 읽고 | 굿굿티처 | 2892 | 2019.10.07 21:06 |
1253 | [독서후기] 교권, 법에서 답을 찾다를 읽고 | 굿굿티처 | 2848 | 2019.10.07 14:49 |
1252 | [독서후기] 서준호 선생님의 토닥토닥 | 영화처럼 | 4531 | 2019.10.07 11:52 |
>> | [독서후기] 선생님께는 배우지 않을 거에요를 읽고 | 굿굿티처 | 3245 | 2019.10.07 11:32 |
1250 | [독서후기] 선생님께는 배우지 않을 거예요를 읽고. | 나즈니 | 3786 | 2019.10.06 21:37 |
1249 | [독서이벤트] 23번째 서평이벤트 [격려 수업] (마감) [15+2] | 然在 | 3739 | 2019.10.01 16:50 |
1248 | [독서이벤트] 22번째 서평이벤트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13+2] | 然在 | 4004 | 2019.10.01 16:39 |
1247 | [독서후기] <교권, 법에서 답을 찾다>를 읽고 | parksem | 2754 | 2019.10.01 01:42 |
1246 | [독서후기] 선생님께는 배우지 않을 거예요 후기 | 배움속으로 | 2798 | 2019.09.25 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