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교사들은 그들이 수업에 불어넣은 창의성과 열정에 대해 찬사를 받는다. 하지만 사실 그 순간에도 그들과 동료교사들은 전산 데이터의 급류에서 빠져 죽지 않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고 있는 셈이다."
앤디 하그리브스와 데니스 셜리가 쓰고 이찬승, 김은영이 옮긴 '학교교육 제4의 길(1)(The Fourth Way)'에서 눈에 들어온 몇 문장이다. 앤디 하그리브스는 마이클 풀란과 더불어 교육변화의 주된 장소는 '공교육 현장'임을 밝혀온 지식인이다.
이 책 '학교교육 제4의 길'은 학교교육 변화의 역사를 간명하게 정리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 그동안 국가의 지원, 자율성, 혁신, 시장주의, 경쟁, 표준화, 책무성 등의 키워드는 서로 섞이거나 갈등하면서 학교현장을 지배해 왔다. 저자는 제4의 길의 가능성을 밝힌다.
영감을 주고 통합을 이끄는 비전,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성취를 위한 투자, 교육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변화의 파트너로서의 학생, 사려 깊은 교수학습은 제 4의 길에서 변화의 목적으로 파트너십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학교 운영자가 물구나무를 서고 상장을 뿌리고 치어리더 같이 응원도구를 흔들어 대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는 관료주의에 대한 단순한 의무 준수 혹은 충성을 넘어선, 그 이상을 주장해야 할 때다."
과연 하그리브스가 주장하는대로 질 높은 교사, 적극적이고 강력한 교원단체, 활발한 학습공동체는 교사들의 전문가 의식을 보다 높이 끌어 올릴 수 있을까? 통합이란 똑같이 복제하거나 모든 학교들을 똑같이 보일 정도로 하나로 정렬시키는 일이 아니다. 제4의 길은 지속가능한 리더십, 통합적인 네트워크, 책무성에 우선하는 책임감, 다양성의 존중 등 네 가지 촉매를 통해 체계성, 일관성을 유지한다.
저항담론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현실적 모순의 근원을 밝혀 눈을 뜨게 한다. 하그리브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이자, 실천적이다.
미국, 영국이 끊임없이 시도한 교육개혁의 과정과 그 문제, 핀란드 교육의 시사점, 그리고 한국교육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제1, 2, 3, 4의 길로 정리하여 제시한 점은 도식화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후속되는 맥락이 풍부하여 교육변화의 흐름을 알기 쉽게 정리할 수 있다.
'21세기교육연구소'가 냈다. 이것은 1편이고 2편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벗들의 일독을 권한다. 앤디하그리브스와 마이클풀란이 공저한 '학교를 개선하는 교사'와 함께 읽으면 더 좋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724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