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 웃기는 학교 웃지 않는 아이들
세계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사교육 시장,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학교 수업시수, 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 가운데 청소년 자살률 1위, 청소년 성폭력과 학교폭력 1위….
국제 학업성취도평가 2위국이라는 ‘미명’과 함께 새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안쓰러운 한국 교육의 자화상이다. 학교는 웃기고, 아이들 얼굴엔 웃음이 가신다. 아이들은 ‘좀비’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학교와 학원 문턱을 넘는다.
<웃기는 학교 웃지 않는 아이들>은 25년 동안 중·고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교육운동가(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정책위원장)로 일하고 있는 김대유씨가 쓴 책이다. ‘교육과 입시에 관한 6가지 진실’이란 부제목을 단 이 책은 우리 학교와 아이들이 놓인 처지를 새삼 비분강개 식으로 개탄하기 위해 씌어진 책이 아니다. “학생은 풀이 죽고 부모는 가슴이 아픈 시대”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함께 무릎 맞대고 학교 교육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지은이는 진보 교육감의 대거 등장과 함께 차츰 변화하고 있는 교육정책을 따라잡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집필했다고 밝힌다. 진보교육감 시대에 확산되고 있는 혁신학교를 비롯하여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 현안 이슈를 톺아보고, 새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 등 까다로운 대학입시제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 현장의 첨예한 이슈인 체벌·교복·학칙을 둘러싼 논쟁을 바로 보기 위한 문제의식과 함께,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해법도 제안한다. /시간여행·1만4800원.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