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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교사의 서재'를 읽고

류쌤 | 2021.11.20 19:19 | 조회 16789 | 공감 0 | 비공감 0

교사의 서재(이한진 지음)

 

수능 시험장의 하나로 아무런 대과 없이 엊그제 막 대입 수능을 치렀다. 순조롭게 별 탈 없이 지나가야 본전이다. 이 본전을 위해 온 학교 교직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하느라 분주했다. 행사가 깔끔하게 잘 마무리되었다며 교육청에서 반색했다고 한다. 매년 이렇게 홍역을 한 차례씩 거치면서도 치를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마치 오래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정리하듯 학교는 1년 단위로 모든 과정이 포맷되므로 최근 몇 년 전의 일도 굉장히 오래된 일로 느껴진다.

 

수능 당일 수험생들에게는 수험 환경이 매우 중요할 텐데 아마도 책걸상은 거의 절대적일 것이다. 늘 수험 장소로 쓰이기도 하지만, 현재 3학년을 제외한 두 개 학년은 불과 3년 전부터 새로 도입한 책걸상을 쓰고 있다. 이 제품은 부품의 상당 부분에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되어 가벼운 데다 책상다리 앞쪽에는 바퀴가 달려있어 이동하기 쉽다. 게다가 좁은 공간에 책상을 접어서 보관할 수도 있다. 과거 제품의 결정을 앞두고 모둠 활동에 최적화되었다는 장점을 이유로 모든 학년 부장과 일부 교사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교장은 결재자 권한으로 밀어붙여 이 제품을 선택하였다. 사실 고등학생들에게 매시간 모둠 활동이 필요하지는 않다. 게다가 학생 대표들을 불러다 세 가지 견본 제품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기회를 주었다는데, 확인해보니 사실무근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아닌 고등학생이 책상 옮길 힘이 모자라 굳이 바퀴 달린 제품이 필요했을까? 당연한 질문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의 난감함을 어찌 표현할까.

 

이 제품은 사용하기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교실을 청소하느라 책걸상을 한꺼번에 뒤로 밀어낼 때는 반드시 걸상을 책상에 끼워 넣는 형태여야 하고, 내구성이 약해 3학년이 사용하는 고정식 책걸상과 비교해 고장과 파손 비율이 높은 데다, 초등학생 체격에 맞는 규격으로 고등학생들의 체중을 견디느라 금속과 플라스틱 접합부의 삐걱대는 소음이 심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상판 위에 상체를 엎드려 휴식을 청하려면 자꾸 앞으로 밀려가 불편하기 그지없다. 책걸상은 학생들에게 학습과 휴식의 도구이자 종일 생활하는 가구인 셈인데, 왜 이런 불편을 감수시켜야 했는지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다행히도 곧 교육청에서 새로운 모델의 책걸상으로 교체해 줄 예정이라 한다.

 

종종 위험한 아웃사이더도 있다. 자신의 생각은 모두 옳고 선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자신이 속한 집단은 미개하고 진리를 깨우치지 못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다. (중략) 위험한 아웃사이더 교사와의 대화는 동료 교사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싸우기 싫어서라기보다는 대화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만 정답이라 여기고 타인의 관점을 거의 수용하지 않는 탓이다. (아웃사이더 교사. 79)


한편, 교사 한 사람은 곧 독립된 교육기관이라는 말이 곧잘 인용되고는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무기력한 일개 교육 공무원일 때가 많으며, 법제화도 되지 않은 기본 시수를 생각하면 학생-학부모-교사가 교육의 3주체라는 말은 공허하다. 교사에게 마지막 남은 힘은 알량한 평가권이라 할 수 있는데, 배우고 익힌 것을 중간 점검하고 학습 인지력을 높이려는 본래 목적과 왜곡된 형태의 성적 줄 세우기 사이의 경계선을 오간다. 책걸상 선정의 사례처럼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시도는 너무나 쉽게 무력화되기 일쑤이고, 무슨 말을 하더라도 반영되는 적 없으니 그냥 입을 다물고 될 대로 되라는 냉소주의만 남는다. 관리자의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학교가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해 줄 의지와 능력에 의문을 품게 되고, 따라서 내 밥그릇만 온전하면 그만이라는 태도가 지배적이라면 그 조직에 미래는 없다. 과거 진행형이었던 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좀 더 희망적인 미래진행형으로 바뀌었으면 싶다.

 

교육의 본질을 실천해 나가고, 스스로에게 인정받는 좋은 교사가 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교사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시도하고 자기 삶의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고 추구하는 사람만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 (교사의 존재. 193)

 

이 책은 무엇보다 교사 됨의 기본을 말하고 있다. 때로 헛헛한 교사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위로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자가 아닌 평생 배우는 자로서의 마음가짐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요리사 지망생이 요리책을 탐독하듯 섭렵한 철학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이를 가르침과 배움의 과정에 녹여내고자 했음을 강조한다. 모두 4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장마다 11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저서에서 나온 인용구를 통해 진정한 배움, 바람직한 가르침, 행복한 교육, 정의로운 교육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앞서 언급한 책걸상 선택이나 학교 운영의 참여 등은 교사라면 언제든 접하게 되는 소재일 것이다. 가장 현명한 결정 방법은 언제나 학생과 교사와 교육 활동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한 번의 선택이 수백 명 학생과 교사에게 최소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퇴행 또는 선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세상이 아무리 첨단 시대로 변모하더라도 역시 사람은 사람 손에 커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다. 교육을 통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문명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회는 그 막중한 임무를 일선의 교사들이 충실하게 잘 수행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사들 자신도 혼돈과 고민에 허덕이지 않고 꿋꿋이 나아갈 수 있어야겠다. 아무래도 그 바탕에는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사고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보다 아무리 우월한 지위라 하여도, 교실에서는 늘 절대 소수이자 외로울 수밖에 없는 우리 교사들에게는 지친 영혼을 달래 줄 따스한 위로의 한 마디가 절실하다. 교사로서 외롭고 힘들고 괴로울 때 날 위로해 줄 사람 누가 없을까를 묻는다면, 선생님의 선생님 같은 이 책으로 갈음하고 싶다.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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