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컴방
4월의 편지] 빨리가려면 멀리 가려면
1.
아프리카 속담에 다음과 같은 게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빨리 가려면 직선으로 가라.
깊이 가려면 굽어 돌아가라.
외나무가 되려면 혼자 가라.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요즘 들어 이런 글귀를 자꾸 되뇌어 봅니다.
모두가 빨리만 가려하는 우리를 향한 가르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울림의 푸른 숲을 이루어 공존의 아름다움을 나누고자 함보다
개인적 집단적 성과로만 몰아가는 슬픔이 앞을 가립니다.
자신만 사는 공부 타령
속성 타령
성과 타령
아이들은 지쳐가고 소망마저 잃은 듯
교실은 어지럽습니다.
그러나 우린 그 교실에 희망의 씨를 뿌립니다.
그리고 나름의 연주를 합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내가 연주를 하는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음악가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다.
아마 그는 매번 그 자리에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항상 그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연주한다.(바흐)
봄날엔 저마다 노오란 집 하나짓고 앉아 있을 민들레를 그리며.
아니 그 너머의 숲에 함께 날아가 똬리를 틀 가을 민들레를 그리며...
2.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120에 경매되었다는 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스님은 소유로 인한 매임을 경계하고 자성하는 글로 깨우침을 설파하였지만
무소유는 또다른 소유로 남습니다.
얼마전엔 스님의 저작물을 출판하던 업자들이 모여
모든 저작물의 절판을 광고하여
책들의 소유욕을 부추기더니
어떤 사단법인의 인지를 붙치고
3판 88쇄 2010년 4월 15일
소유의 대열에 다시 섭디다.
왠지 씁쓸하였습니다.
그가 열반에 들었을 때 사람들은 다투어
무소유가 해법인양 떠들어 대더니
이젠 그 무소유를 이용하여 소유를 부채질 하는 세태입니다.
3.
100년만의 4월 추위가 다소 누그러진 듯합니다.
그러나 처참한 일들이 세계 도처에서 벌어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에 경고장을 던지는 건 아니지...
자기만을 위한 지나친 소유,
그 소유를 위한 과열 경쟁의 악순환
예수께서도 말씀하셨지요.
중생(重生)을 묻는 부자에게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라"고.
그 부자는 심히 근심하며 돌아갔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아프리카의 부르짖음이
가난하고 헐벗은 자들의 부르짓음이,
눌린자들의 통곡이 비가 되고 바람이 되고 지진이 되어
올 봄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습니다.
4.
그러나
소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절망의 끝에서 피어나는 꽃들이 있기때문입니다.
그 꽃을 피우고자
오늘도 서러운 교실에서 분투하는 이들과
백 중에 하나 그 가르침을 알아듣는 아이들의 미소가 있기때문입니다.
빼앗긴(? 어쩌면 스스로 버린) 봄마저도
사랑한 이유에서 입니다.
이젠 설음바저도 말라버린 이들 앞에 서면
과학이고 첨단이라는 것,
철통경계라는 것도 한낫 부끄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나 더 부끄러워야 할까요?
얼마나 더 서러워 해야 할까요?
자녀를 위해 울지 않는 이 땅의 부모들을 바라보며.
제자들을 위해 통곡하지 않는 스승이 이 땅에는 없기를 ,
백성을 위해 처절한 통공을 하지않는 그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들의 통곡도 끌어안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까닭입니다.
꽃들이 져가고
수은주는 널뛰기를 일삼고
병원마다 넘쳐나는 감기환자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서러워
작은 새 한쌍 함께 웁니다.
우리 그 아픈 것들을 위해 두 손을 모아보지 않으시렵니까?
혼자 가는 것들을 위해 통곡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교실 안밖에서 마주치는 희망과 절망을 위해.
-황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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