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7 별샘 2011.10.20 00:10

불필요한 갈등으로 교사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아이들의 문제행동이 교사에게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 이전에 증폭되었던 것이 마침 그 때 폭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삐딱하게 앉아있는 아이, 잡담으로 분위기 어수선하게 만드는 아이, 잠자지말라고 깨우는데 xx하는 아이 등

이런 문제상황은 어느 교실이나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문제상황에 교사의 대처방법에 따라

아이들관의 관계가 더 멀어지기도 하고, 균형을 유지하기도 하고, 내 편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 갈등을 최소화 해서 아이들과의 관계가 더 멀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교사가 지치지 않는 방법입니다. 

문제행동이 나를 향한 것이 아니고, 나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교사는

매우 큰 힘을 가지게 됩니다.

 

삐딱하게 앉아 있는 아이에겐

'니 앞모습이 보고 싶으니 바로 좀 앉아줄래?'라거나

손짓으로 반듯하게 앉아 달라는 신호를 그 아이만 보도록 보냅니다.

 

잡담하는 아이가 있으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떠드는 사람이 있어서 힘들다'

'잠깐만 내가 이것 설명하고 나면 그 때 말할 시간 줄께'

이런 식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말해줍니다.

 

화가 난다고도 하고요.

오래전에 매로 다스렸던 때가 그리워질려고도 한다고도 말합니다.

담임에게 통보하고 교무실로 불러가는 일은 난 안좋아한다고도 합니다.

오늘 몸이 힘들다.목이 아프다. 지친다 ....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

오늘 열심히 못해서 미안하다.

 

아이들이 교사의 감정이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상황도 많습니다.

그래서 전 설명하듯 말해줍니다.

 

!00% 상황이 종료되는 때도 있지만 속으로 참고 견디는 상황도 많습니다.

 

교사가 덜 지치고 에너지를 덜 소진하도록 스스로를 훈련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 효과가 있든 없든 아이들과의 관계가 이전보다 더 나빠지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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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 달마지샘 2011.10.20 11:45

교컴을 통해서

치열한 선생님들의

깨알같은 소중한 경험과 이야기나누어주심으로 인하여

많은 힘을 얻고 가다듬어 나가곤합니다.

 

교육은 만남이다..라는 대전제를 알고는 있지만

하나하나 부딪치고 경험해보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움입니다.

 

어렵고 힘들다는 6학년...

피하고 싶지요...

 

교사의 잣대로... 어른의 눈에 비춰보면

서로가 끔찍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탈진상태에서 패닉으로 빠져버린...

 

참고로...교사의 탈진과 패닉상태는 아이들의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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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1.10.20 15:08
사실 초등에서 5-6학년은 고 경력자 선생님들이 맡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힘들다고 무조건 저경력 선생님을 배치하기 때문에 고경력자들의 경험도 못 살리고 교직에 들어온 초기부터 아이들 지도에 시달리다가 좌절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튼, 얼렁 패닉에서 빠져 나오세요.
레벨 4 언덕길 2011.10.20 14:05

저의 12년 경력 동안 경험해보지 못하던 것을 작년, 올해 영어전담을 하며 아이들과 갈등을 많이 겪었습니다. 엄청난 심경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등 고학년에서 이젠 중등과 같은 사례가 빈번합니다. 공감이 많이 됩니다. 사례도 감사합니다. 오늘 5학년 두 여자아이와 상담을 통해 학기초부터 있어왔던 갈등, 오해를 거의 풀은 듯 합니다. 힘든 것은 이런 아이들이 또 있고, 점점 많아질 거라는 걱정입니다. 너무 걱정부터 앞서나요? 제가 이제 12년 밖에 안돼서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24년이 남았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2년 동안 고민했는데 심경의 변화가 지금은 결론에 이른 듯 한데..... 멋진 평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아무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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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1.10.20 15:10
서울, 경기권에서도 5,6학년을 맡고 있는 초등 선생님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아이들이 너무 달라졌다. 정말 힘들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전에는 대도시 중심으로 수업과 생활지도가 실종되는 것 같더니 요즘엔 도농을 가리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아지겠지요. 결국 아이들이 변화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교사가 기대치를 낮추고 적응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레벨 3 안나푸르나 2011.10.20 20:15

 

아이를 위하고 살리는 길이랍시고 부모를 설득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다가 결국 부모가 교육청에 민원까지 넣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고소하겠다는 협박까지 들었습니다.

..참 기가 막히는 일이 벌어지더군요ㅜ

 

옳고 그름을 가리고 학생을 위하는 일이랍시고 했지만

교컴지기 말씀처럼 오히려 상처받는 건 교사인 것 같습니다.

 

갈등을 피해나가고 우회하는 권한이 교사에게 있다고 저도 어렴풋이 느껴지지만

깨진 신뢰가 회복하기가 쉽지 않네요.

더 이상 갈등관계를 만들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말입니다.

 

너무 애쓴  제 자신이 한심스럽고

부모를 알아보지 못한 제 판단이 아쉬울뿐입니다.

 

아이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결하지도 못하고

교사로서의 심리적 부담과 원망 ,회의 등

갈등상황만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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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1.10.21 08:23
무엇보다 선생님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해치지 않는 것이 교육적인 것이다... 요즘은 부쩍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위하여 전심을 다 하셨지만 아이나 부모가 그것을 알아주지 않을 때 선생님도 상처받지만, 결국 그 해악은 고스란이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겠지요. 안타깝지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교사의 영역을 벗어나기 때문이지요... 현재 남아 있는 마음의 불편함과 갈등상황이 되도록 빨리 해소되었으면 합니다... 교컴은 늘 상처받은 선생님을 위로하는 자리에 있겠습니다.
레벨 4 다리미 2011.10.21 09:31

요즘 비담임이라 주변을 자주 돌아봅니다.

담임일때 화를 내던 일들도 한발 물러서니 다르게 보입니다.

캡틴 말씀처럼 교육자와 피교육자로 아이들을 대했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 대화 들어보면 저의 시각으로 잣대로 보면 예의와 도리에 어긋난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잔소리를 하면 아이들은 듣지 않아요.  교사인 제 마음을 다스리고 아이들의 편에서서 한번 생각하고 대화를 시도하는것이  훨씬 먹혀들어가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저 스스로가 마음수양을 많이 해야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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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1.10.24 14:35
그래서, 3~4년에 한번쯤은 비담임을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5년 근무 기간 중 1년은 안식년으로 비담임을 하게 되어 있죠... 단순히 편해지는 것이 아닌, 안목을 넓히는 계기로 필요하다는 거죠...
레벨 3 히말라야시타 2011.10.28 00:09

올해는 이 업을 접어야 겠다는 마음을 여러번 먹게되네요.

이제서야 가르치는 즐거움을 알 것도 같은데...

행복한 부모 아래 행복한 아이가 자랄 수 있듯이 하루하루가 즐거운 교사들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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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교컴지기 2011.10.28 08:57
억지로라도 웃으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행복감을 경험해야 그 다음 진도가 나갑니다.
레벨 1 하수진 2011.11.03 10:50

이것이 조금 비슷한 얘기일까요?

상담에 있어서도 상담사가 내담자에게 어디까지 개입해야하는지 문제에 부딪힐때가 있습니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 문제를 자신이 모두 껴안아야 한다고,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성향이 있다고 합니다.

(제 경험으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담자가 마지막 에너지까지 소진하고 나면 내담자를 도울 힘이 남아있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지막까지 애를 쓰지만 최소한 상담자가 종국에는 최소한의 자기 보호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장에서 있다보면 교사도 끝까지 자기 희생을 하면서까지 아이들을 놓치 않으려는 애정을 가진 분들이 다수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교사는 일대일이 아닌 여러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요. 한명의 아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선생님들의 열정이 읽혀집니다. 그래도 선생님들의 긍정의 에너지가 모두 소진될만큼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

안나프루나 선생님의 글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낙심하는 듯한 글 속에서 선생님이 얼마나 아이들을 애정으로 끝까지 보듬고자 노력하셨나 하는 마음도 보이구요.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선생님의 열정이 아이들에 대해 희망없음으로 결론지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종국에는 선생님의 마음을 되짚어 깨닫는 날이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100년의 큰 계획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선생님의 마음을 다 읽고 깨닫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도 지금 겪은 것을 나중에라도 알게 된다면 그것은 발전적인 사람이겠지요.

 

함교수님 글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지는 오전 입니다.

저도 해피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해피하게 대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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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7 캡틴 2011.11.05 19:48
물론, 어떤 경우에도 교사는 진정성을 가지고 학생을 대해야 하겠죠. 진정성이 곧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몰입하게 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열정이 넘치는 젊은 선생님들이 정성을 다하여 아이들을 지도하고 본인 역시 그 속에 깊이 개입하여 함께 열병을 앓는 경우를 봅니다.(저도 과거에는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죠)... 그 경험은 물론 소중한 것이지만... 길게, 깊게 끌고 가서는 안될 일이죠. 그것은 곧 교사, 학생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습니다. 할수록 어렵고 힘든 것이 교사 역할이요, 상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레벨 7 별샘 2011.12.13 22:55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하는 것, 서로가 소진 상태가 되는 것은 더더욱 안됩니다. 그래서 전 그 상황을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매듭을 지을지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듭짓기...이것이 핵심입니다.
레벨 1 얄망이 아빠 2012.01.20 19:26

음 공감이 가는 이야기 입니다. 점점 고학년지도와 학부모의 요구가 많다보니.. 너무 학부모가 똑똑하다 해야되나 사회가 그렇게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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